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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Aug 13. 2022

<14> 이 순간을 즐기고 만족하면
행복하다

- 릴케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축제와 같은 것/ 하루하루 일어나는 그대로 살아가라/ 바람이 불 때 흩어지는 꽃잎을 줍는 아이들은/ 그 꽃잎을 모아둘 생각은 하지 않는다/ 꽃잎을 줍는 순간을 즐기고 그 순간에 만족하면 그뿐.”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독일의 시인, 소설가. 인간 실존의 고뇌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킴. 저서로 ‘두이노의 비가’ ‘말테의 수기’ 등 다수.



릴케는 시인의 대명사다. 아련한 향수와 그리움, 덧없는 인생을 연상시키는 시인이다. 아마 14세 연상 루 살로메와의 운명적 사랑, 장미 가시에 찔려 죽었다는 슬픈 사연 때문일 것이다.


서두에 소개한 시는 릴케의 ‘인생’이다. 유럽 각국을 떠돌면서 고뇌하며 살다 불과 51세에 죽은 자기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얘기 같다. ‘인생 별 것 없으니 하루하루 즐기면서 살아라’라는 메시지다.


인생을 굳이 이해할 필요가 없단다. 삶과 죽음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철학자들을 비웃는 말처럼 들린다. 인생 별 것도 아닌데 굳이 의미를 찾아서 뭐하겠느냐는 투다. 그냥 물 흘러가는 대로 살면 된다는 말이겠다. 역시 ‘고뇌하는 시인’인 자신에게 하는 말 같다.


인생은 축제란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니 다행이다. 전쟁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축제는 즐기기 위한 자리이다. 행복의 원천이다. 그런데 축제는 아무리 아름다워도 불과 몇 시간 후면 끝나고 만다. 그러니 지금 당장 마음껏 즐기는 것이 상책이다.


꽃잎 줍는 아이들이 그것을 모아둘 생각 하지 않듯이, 즐거운 이 순간을 비축할 생각 하지 말란다. 비축해봐야 별 소용없다는 뜻이다. 어른의 욕심보다 아이의 허심(虛心)이 낫다는 말이다. 


그런데 만족은 필수다. 만족해야 감사한 마음이 생기고,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비로소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족은 행복의 시작이고 감사는 행복의 완성이다.


오늘의 축제가 조금 덜 흥겹더라도 만족해야 한다. 축제는 내일도 열릴 테니까. 더 멋진 축제를 기다리는 마음도 행복 찾기에 도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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