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물처럼 Sep 07. 2022

<13> 행복은 우리 모두에게
숙명이다

-아르튀르 랭보

“나는 터무니없는 오페라가 되었다. 나는 모든 존재가 행복의 숙명을 가졌음을 알았다. 행동은 삶이 아니라 어떤 힘을 허비하는 방식, 신경질이다. 도덕은 뇌의 연약함이다…. 행복은 나의 숙명이었다.”


*아르튀르 랭보(1854~1891)=프랑스의 시인. 보들레르의 뒤를 잇는 상징주의 문학의 대표 시인이자 초현실주의 문학의 대부로 불림. 저서로 ‘취한 배’ ‘지옥에서 보낸 한철’ 등.



랭보는 조숙한 천재 시인이었다. 그러나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부재, 어머니의 종교적 엄격함이 그를 평생 반항아, 방랑객으로 살도록 했다. 37년간 짧게 살다 갔지만 세계 문학사에 남긴 그의 족적은 깊고도 넓다. 


그는 9세 때 라틴어로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17세 때 ‘취한 배’를 발표해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2년 뒤 ‘지옥에서 보낸 한철’을 발표하고는 절필을 선언하고 유럽 각지와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를 떠돌며 살았다. 용병으로, 상인으로, 탐험가로, 무기 밀매상으로 세상을 누볐으나 갑작스럽게 찾아온 암으로 생을 일찍 마감해야 했다.


암에 걸려 프랑스로 돌아온 랭보는 어머니한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썼다. “저는 행복해지기 위해 이 땅에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돌아온 시인을 기다리는 건 죽음밖에 없었음에도 그는 행복하다고 했다.


그에게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서두에 소개한 문장은 ‘지옥에서 보낸 한철’에 나오는 대목이다. 그는 모든 존재가 행복의 숙명을 가졌다고 했다. 우리는 모두 행복을 위해 태어났고, 행복을 위해 살아가고. 행복을 위해 죽는다는 뜻이리라. 행복은 누구에게나 필연적인 운명이며, 역사의 종착점이라고 해야겠다.


그럼에도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자신은 행복하지 않고, 행복할 자격도 없고, 앞으로도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실의에 빠져 살아가는 사람이 적지 않다. 랭보가 볼 때는 터무니없는 얘기다. 어린 시절은 외로움에 휩싸여 살았고, 성인이 되어서는 떠돌이 방랑객이었지만 절망하지 않았다. 죽음 앞에서도 초연했다. 그가 남긴 말이다.


“인생이란 우리 모두가 견뎌야 하는 희극이다.”

작가의 이전글 <12> 가는 곳마다 행복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