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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Sep 08. 2022

<15> 행복은 소유할 수 없으며 다만 추구할 뿐이다

-안톤 체호프

“행복한 사람은 지금이 여름인지 겨울인지 잘 알지 못한다…. 우리는 행복을 소유할 수 없으며 다만 추구할 뿐이다.”


*안톤 체호프(1860~1904)=러시아의 소설가, 극작가. 현대 단편 소설의 이정표를 세웠으며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3대 작가로 꼽힌다. 저서로 ‘갈매기’ ‘세 자매’ 등 다수.



체호프는 작가로 일찌감치 명성을 얻었지만 자신의 삶은 순탄하거나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기울어져가던 당시 제정 러시아를 연상케 한다. 할아버지는 해방된 농노였으며, 아버지는 잡화상을 하다 체호프가 중학생 때 파산했다. 청소년기 내내 가난과 씨름해야 했다.


그는 서른 살 무렵 결핵에 걸려 줄곧 병마와 싸워야 했고, 불과 44세에 삶을 마감했다. 그럼에도 체호프의 작품은 어둡지 않고 대부분 밝고 명랑하다. 희망을 건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런 표현이 대표적인 예다.


“우리는 평화를 찾을 것이다. 천사의 소리를 들을 것이며, 다이아몬드로 빛나는 하늘을 볼 것이다.” 어떤 작품에는 워낙 유머가 많아 코미디 작가가 썼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큰 이유다.


서두에 소개한 문장은 그의 유명한 희곡 ‘세 자매’에 나오는 말이다. 행복은 소유할 수 없으며 단지 추구할 뿐이란다. 행복해지려고 욕심부릴 것이 아니라 그것을 찾는 과정에 충실하고,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좋다는 메시지다. 그가 허위의식을 배척하고 내면의 긍정적 심리를 묘사하는 데 주력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그런 차원에서 체호프는 일(노동)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했다.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에 열심히 일하는 것은 필수라는 생각이었다. 삶에서 기쁨과 슬픔, 건강과 질병은 수시로 교차되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가 한 말이다.


“인간이란 부지런히 일하고 슬퍼도 하고 병들어 아프기도 해야 한다. 일도 하지 않고 슬픈 일도 없는 인간은 천국에 갈 수 없다.”


그는 숨 거두기 직전 아내가 지켜보는 가운에 포도주로 목을 적셨다. 그리고는 지그시 미소 지으며 이런 말을 남겼다. “오랜만에 마셔보는 포도주인걸…. 맛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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