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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Sep 26. 2022

인생에는 한계가 없다

-팔다리가 없기에 절망도 없다는 당찬 자신감과 긍정 마인드의 소유자

나는 내 삶에 한계가 없다고 믿는다. 팔다리가 없으니 공식적으로는 장애인이지만 실제로는 똑같은 이유에서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남들에겐 없는 독특한 문제를 가졌지만 그 덕분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특별한 기회들도 활짝 열렸다.”

 -닉 부이치치의 ‘허그(Hug)’

 

크나큰 장애를 축복으로 바꾼 사람, 인생에 한계가 없음을 보여준 사람, 빛나는 영혼을 소유한 사람.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목사이자 동기부여 연설가인 닉 부이치치(1982~  )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사람이 가진 한계는 환상에 불과하다며 전 세계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거나 포기할 수 없다는 그의 라이프 스토리가 세계인들의 영혼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진정으로 성공하고 행복한 인생이다. 


하지만 27세 때 쓴 책 ‘허그(Hug)’를 읽어보면, 그의 성공과 행복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장애를 반드시 극복하고야 말겠다는 강인한 의지의 결과물임을 알 수 있다. 땀과 눈물, 그리고 긍정 마인드와 믿음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는 사지가 없이 태어났다. 짤막한 왼발에 조그마한 발가락 두 개가 달렸을 뿐, 사실상 머리와 몸통만 가졌다. 기독 신앙이 독실한 부모에게 각별한 용기를 얻긴 했지만 어린 시절의 절망과 좌절은 실로 끔찍한 것이었다. 괴물, 혹은 외계인 같다는 아이들의 놀림에 피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땅을 치며 슬퍼했고 끝없이 우울했다. 늘 마음이 아팠고 항상 부정적인 생각에 짓눌렸다. 물론 주위에는 가족과 친구들이 들끓었지만 정작 나는 외로웠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죽는 날까지 짐이 되지나 않을까 두려웠고 걱정스러웠다. 낙심천만이었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출구를 찾을 수 없었다.”


열 살 무렵에는 부정적인 생각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컸다. 기독 신앙으로 하느님한테 팔다리를 갖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지만 응답을 받을 수 없었다. 창조주의 실패작, 어쩌다 태어난 괴물, 하느님이 버린 자식이라는 생각이 엄습했다.


다른 애들처럼 냉장고를 열고 콜라를 꺼내 마실 수가 없었다. 혼자서 밥을 먹지 못하는 것도 나를 우울하게 했다. 밥 좀 떠 먹여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수치스럽고 끔찍했다. 나를 돕느라 밥 한 끼 편히 먹지 못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보면 미안하고 서글펐다.”

심한 우울증에 빠져 급기야 목욕탕에서 자살 시도를 하기에 이르렀다. 세 번이나 계속되었다. 그에게 마음의 평화, 그리고 넘치는 용기를 준 사람은 아버지였다 “애야, 걱정하지 마라. 모든 일이 다 잘 풀릴 거야. 내가 항상 네 곁을 지키겠다고 약속할게.”


부이치치는 고교 시절 교회 모임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자신의 고달픈 삶을 전달하는 기회를 가지면서 뜻하지 않게 자신감을 충전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듣고 눈물로 감동하는 모습에 스스로 감동한 것이다. “내가 시련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모습을 다른 아이들에게 전해주자.”


이후 그는 자기 삶에 한계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다지고 또 다졌다. 마음만 먹으면 장애가 없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로 했다. 당연히 피나는 노력이 필요했다. 그는 신념을 끝끝내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해냈다.

그는 오스트레일리아를 통틀어 정규 교과과정, 즉 주류에 편입되는 첫 번째 학생이 되었다. 대학에 진학해 회계학과 재무설계학을 복수로 전공하는가 하면 목사 안수까지 받았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언론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부이치치는 못하는 게 없다. 수영, 축구, 드럼 연주, 골프, 낚시, 컴퓨터, 스케이트보드, 서핑, 스카이다이빙 등 하고 싶은 것은 뭐든지 다 할 수 있다. 하와이 해변에서 거대한 바다거북과 함께 수영을 하고, 캘리포니아 바닷가에서 파도를 타며, 콜롬비아에서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사나이다. 인생에 한계가 없다는 진리를 몸소 보여준 셈이다.


그는 미국에서 결혼을 했고, 지금 아이 넷을 키우고 있다. 어린 시절, 남들처럼 여자 친구를 제대로 사귈 수 있을지, 과연 결혼을 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거뜬히 해냈다. 일본계 멕시코인 카나에 미야하라를 만나 사랑을 키우다 결혼에 성공한 것이다. 나라와 언어,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은 결합이다. 


부이치치는 현재 ‘사지 없는 인생(Life without limbs)’과 ‘태도가 곧 지위(AIA, Attitude is attitude)’ 대표를 맡아 전 세계를 누비며 희망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평생 남에게 도움받으며 살 것 같았던 사람이 어느덧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변신했다.


부이치치를 떠올리면 세상에 불가능한 일이란 있을 수 없다. 그에겐 어떠한 장애도 더 이상 장애가 아니다. 몸이 약하다고, 머리가 나쁘다고, 학비가 부족하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다. 안이하기 짝이 없는 생각이다.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라고 한 정복왕의 호언장담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부이치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팔다리 없이 살려면, 또는 우울증과 약물중독, 알코올 중독, 또는 이런저런 심각한 어려움들을 딛고 살아남으려면 우리 자신의 내면에 불을 지펴야 한다. 자신이 소중한 존재이며, 고유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가졌음을 믿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행복을 누릴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들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가치를 깨닫는 것이다. 혹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가? 괜찮다. 실망한다는 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기대한다는 뜻이므로 문제 될 것이 없다. “


그는 열정과 비전, 그리고 희망을 품어 안으라고 조언한다. 책 제목으로 ‘허그’를 선택한 이유다. 사지가 없을 경우 누군가의 몸을 허그할 수는 없지만 장애와 시련 극복을 위한 열정과 희망은 얼마든지 허그할 수 있다는 역설적인 표현이다.


자기 약점에 절망하지 말고, 자신만의 강점을 적절히 살려나가면 반드시 돌파구가 마련된다는 확신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그의 말을 들으면 힘이 절로 솟는다.


부족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 절대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없다. 그러지 말고 무엇이든 꿈꾸는 대로 이뤄진다고 믿고 길을 열어가라. 차질이 생기거나 비극적인 상황에 부닥친다 해도 모든 일에는 선한 뜻이 숨어 있음을 믿어라. 비극적인 사건이 커다란 기쁨으로 변할 수도 있다.”


그렇다. 장애를 극복한 사람들은 모두 이런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살았다. 헬렌 켈러는 태어난 지 채 두 돌도 되기 전에 열병을 앓아 시력과 청력을 모두 잃어버렸다. 그러나 피나는 노력으로 훌륭한 작가, 사회 운동가로 살다 갔다. 스티븐 호킹은 대학 시절 불치병인 루게릭병을 얻었지만 절망하지 않고 노력한 덕분에 위대한 천체물리학자로 살다가 갔다.


누구나 긍정 마인드 라야 희망과 자신감이 생긴다. 사람이 하는 일은 마음먹는 대로 된다. 자신이 할 수 있다고 마음먹으면 되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매사 긍정적인 생각은 우리 영혼을 살찌우지만 부정적인 생각은 영혼을 병들게 한다. 무슨 일을 하든 눈앞의 장애물을 볼 것이 아니라 점령해야 할 저 멀리 고지를 쳐다보고 나아가야 한다. 부이치치야말로 그렇게 행동한 대표적인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장애 극복 경험을 전하는 희망 전도사이기도 하지만 신체적,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실의에 빠진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는 행복 전도사이기도 하다. 그에게 행복이란 특별하고 큰 것이 아니다. 물질만으로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세계 곳곳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경험에서 우러나온 결론이다.

삶은 소유가 아닌 존재의 문제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다 하더라도 인간적으로는 상당히 비참한 삶을 살 수도 있다. 온전한 몸을 가지고도 내 절반만큼도 행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깨달은 놀라운 사실은 넓은 땅에 으리으리한 집을 짓고 사는 부자 동네에서보다 뭄바이 슬럼가나 아프리카 고아원에서 행복하게, 즐겁게 사는 사람들을 더 자주 만난다는 사실이다.”


비록 사지 없이 태어났지만 젊은 나이에 성공과 사랑, 품격, 그리고 행복까지 거머쥔 부이치치는 세계인들에게 무한한 희망과 용기를 준다. 팔다리가 없기에 절망도 없다고 웃으면서 말하는 그의 당찬 자신감과 긍정 마인드에 새삼 머리가 숙여진다. 그의 선한 웃음이 부럽다. 

 

인용하거나 참고한 책

<허그(Hug)> 닉 부이치치, 최종훈 옮김, 두란노, 2011

<플라잉> 닉 부이치치, 최종훈 옮김, 두란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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