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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Aug 07. 2023

<15> ‘시련’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은 ‘극복’이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정주영(현대그룹 창업자)의 좌우명



정주영에게 낙동강 고령교 공사는 인생 최대의 시련이자 고비였다. 그 공사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면 오늘날의 ‘현대’가 세상에 없을지도 모른다.


1947년 건설회사를 차린 정주영은 주한미군 관련 공사를 도맡아 하면서 제법 큰돈을 벌었다.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1953년 한국전쟁 때 폭파된 고령교(대구 달성과 경북 고령을 잇는 낙동강 다리) 복원 공사를 수주한 것이다. 하지만 전후 인플레에 따른 자재 가격 폭등, 장비 및 기술력 부족, 지형상의 악조건 등이 겹쳐 공사가 중단 위기에 몰렸다.


거기다 장마철 홍수로 애써 박은 교각이 떠내려가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24개월의 공기를 맞추기 힘들 뿐만 아니라 대규모 적자는 불을 보듯 뻔했다. 회사 간부들은 모두 공사 중단 및 반납을 주장했다. 그러나 정주영은 정부 공사에서 신용을 잃을 순 없다며 강행을 결정했다.


“사업은 망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신용은 한 번 잃으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인부들에게 줄 월급조차 없으니 자금 부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자동차 수리공장 땅은 물론 동생과 매제의 집을 팔고, 인맥을 총동원해 사채를 끌어들였다. 밤낮 가리지 않고 공사에 속도를 낸 결과 공기를 불과 2개월 넘기고 준공할 수 있었다. 건설업계에선 기적이라고 했다.


고령교 공사에서 정주영은 6600만 환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적자를 냈으나 ‘신용’이라는 최고의 자산을 얻었다. 전화위복이었다. 이후 한강 인도교 공사까지 따낼 정도로 각종 정부 공사에서 선두 건설사로 급성장한 배경이다. 


정주영은 이를 계기로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라는 말을 즐겨 사용했다. 인생에서 누구나 크고 작은 시련을 겪을 수 있지만 그것은 결코 실패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는 그의 인생 좌우명이 되었고, 자서전 제목으로도 사용했다. 


시련을 실패로 이어지는 과정으로 보지 않고 손쉽게 극복한 데는 그의 남다른 열정과 창의성이 작용해서다. 그가 즐겨 쓰는 말에서 알 수 있다. “이봐, 해보기나 했어?” “길이 없으면 길을 찾아라. 찾아도 없으면 길을 만들어라.” “벼룩도 머리를 쓴다.”


 그렇다. 정주영처럼 자신감을 갖고 열정과 창의성으로 무장하면 어떠한 시련도 극복할 수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시련’과 가장 잘 어울리는 낱말은 ‘극복’아닐까 싶다. 모든 시련은 극복 가능하다. 절대자 신도 가끔 우리한테 시련을 주지만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준다. 


시련의 크기가 똑같은데도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는 천자만별이다. 세상에 언제나, 혹은 모두 ‘절망스러운 상황’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가끔, 혹은 일부 ‘절망하는 사람’만 존재할 뿐이다. 호랑이한테 잡혀도 정신 바짝 차리는 사람은 얼마든지 살아남을 수 있다.


경마장에서 온 힘을 다해 질주하는 말은 절대 곁눈질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그렇다. 바로 옆에 뒤따르는 말이 얼마나 잘 뛰는지 살피다가는 추월당하기 일쑤다. 시련이 닥쳤을 때도 자신감 갖고 전력 질주하는 것이 최선의 극복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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