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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Aug 17. 2023

<22> 경청은 공짜로 마음을 사는 것

귀는 열고 입은 닫아라

-존 데이비슨 록펠러(미국의 사업가)의 좌우명



‘강철왕’이라 불리던 앤드루 카네기가 어느 모임에서 옆에 앉은 탐험가로부터 탐험 얘기를 들었다. 탐험가는 무려 2시간 동안 자신의 경험을 열정적으로 얘기했고, 카네기는 가만히 듣기만 했다. 탐험가는 말을 마치면서 “탐험에 대한 선생님의 탁월한 식견과 지혜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했다.


그런데 카네기는 탐험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기에 그 자리에서 자기 의견을 단 한마디도 밝히지 않았다. 진지하게 들어주기만 했을 뿐이다. 그 모습에 탐험가는 감동한 것이다. 이처럼 카네기는 유난히 남의 말 들어주기를 좋아했다. 카네기 연구자들은 그의 경청 습관이 사업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천체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경청을 중시했다. 말 많은 사람을 싫어했다. 제자들이 과학자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입은 적게 움직이고 머리를 많이 움직여야 한다”라고 조언했단다. 자기도 만나는 사람마다 질문한 뒤 귀 기울여 듣는 것을 좋아했다. 그 덕에 교제의 폭이 아주 넓었다.


카네기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석유왕’ 존 데이비슨 록펠러도 경청을 중시하고 이를 애써 실천했다. 그는 ‘귀는 열고 입은 닫아라’를 아예 좌우명으로 삼았다. 이를 성공의 제1 조건으로 못 박았다. 그는 평소 집중력과 절제를 강조하며 몸소 실천했다. 그것이 성공에 원동력이 된다고 믿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어떤 일로 다른 사람들이 흥분하거나 동요할 때 오히려 침착해지는 성품을 갖고 있었다. 나이 들어서는 자기 생각을 나타내기보다 남의 의견을 듣길 좋아했다.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는 습관이 있었다. 삶의 지혜가 됐든 사업 아이디어가 됐든 경청은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경청은 동서고금의 현자, 승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중시하는 덕목이다. 관련 속담이나 격언, 명언은 수없이 많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겠다. ‘귀는 열고 입은 닫아라’라는 말, 만고의 진리이지만 실천하기는 참 어렵다. 그것이 잘 되지 않음을 매일같이 경험하고 반성하지만 좀체 고쳐지지 않는다.


그래도 고쳐야 한다. 반드시 고쳐야 한다. 일상에서 말을 재미있게 적절히 많이 하는 것은 당연히 괜찮다. 하지만 남의 말 듣지는 않고 자기 말을 너무 많이 하면 잃는 게 많다. 가장 큰 손실은 사람이다. 말 많은 사람의 말은 대부분 상대방을 가르치려 들거나 자기 자랑하는 내용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것 좋아하는 사람 세상에 없다. 계속되면 떠나게 되어있다.


반대로 남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면 공짜로 마음을 살 수 있다. 자신의 지식이나 경험을 성의 있게 들어주는 것 싫어할 사람 또한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남이 말할 땐 공감을 표시하는 게 중요하다. 그의 말을 인정하거나 칭찬하면서 추가로 질문까지 하면 금상첨화다. 


대화할 때 말하기와 듣기 비율을 어느 정도로 하면 좋을까? 정답은 없다. 대화하는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주제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말하기 비율이 가급적 작을수록 좋다. 탈무드 잠언이 정답일 수도 있겠다. 


“귀는 친구를 만들고 입은 적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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