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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Aug 18. 2023

<23> 나와 생각이 다른 친구도
나쁘지 않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내 주위에 두지 않는다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의 좌우명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1955~ )에게는 ‘생각주간(Think week)’이라는 게 있다. 1년에 일주일씩 두 차례 미국 서북부 호숫가 별장에 은둔하며 생각을 정리한다. 가족과 동행하지 않는 것은 물론, 컴퓨터와 휴대폰도 지참하지 않는다. 평소 5분 단위로 바쁘게 살지만 이 기간 동안에는 조용히 독서하며 전 세계 직원들이 보내온 사업 보고서를 검토한다.


40년 가까이 이어온 일이다. 그는 생각주간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기회로 적극 활용한다. 게이츠는 직원들 누구나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제도화시켜 의사소통의 벽을 없앴다. 직원들이 제안하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사심 없이 검토해 수많은 성과물을 만들어낸다. 


이는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혁신을 추구하는 게이츠 특유의 경영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그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애써 가까이한다. 그의 좌우명에 따른 것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내 주위에 두지 않는다.’


게이츠는 호기심이 무척 많은 아이였다. 어릴 때 도서관에 박혀 독서에 심취한 것은 낯설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다. 책에는 자신이 아닌 남의 생각, 자기 생각과 다른 생각들이 무궁무진하게 들어있다. 그를 창의적 인간으로 성장시킨 것, 하버드 법대를 돌연 중퇴하고 컴퓨터 회사를 차리게 한 것은 독서의 힘이라 해서 틀리지 않다. 


그는 ‘같음’ 보다 ‘다름’을 중시했다. 그의 이런 말에서 그걸 엿볼 수 있다. “혁신은 수천 가지 일에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이다.” “가장 불만에 찬 고객은 가장 큰 배움의 원천이다.” “자신을 세상 누구와도 비교하지 마라.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자신을 모욕하는 것이다.”


게이츠는 이런 철학에 힘입어 세계 최고 경영자, 최고 부자가 되었다. 자신과 생각이 같은 사람들만 가까이했다면 이렇게까지 성공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끊임없는 아이디어 창출에 당연히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예스맨들에게 둘러싸여서는 큰일을 하기 어렵다. 


에이브러햄 링컨이 이런 철학의 최고 실천가였을 수도 있다. 링컨은 대통령 재임 때 건강한 ‘라이벌 팀(Team of rivals)’을 운영했다. 미국 법학자 캐스 선스타인은 저서 ‘우리는 왜 양극단에 끌리는가’에서 이렇게 전했다. “링컨은 자기 생각에 이의를 제기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선택했다. 그들의 주장을 하나씩 검토해 가장 합리적인 결론을 내렸다. 그것이 그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런 사고방식은 일상의 인간관계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생각이 같은 사람과 어울리는데 익숙하면 당장 편하긴 하다. 하지만 갑자기 생각이 다른 사람이 등장하면 거부감이 생겨 힘들 수 있다. 생각을 바꿔보면 어떨까?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알고 포용하면 나와 남 모두가 편안해진다.


생각이 같은 사람과는 평탄한 길을 함께 걷기는 수월하지만 오르막을 함께 오르긴 어렵다. 오르막은 생각이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생각이 다른 사람도 친구로, 동료로 맞아들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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