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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Sep 07. 2023

<44> 호기심에 찬 질문이 최고의
학습법이다

궁금해하고 또 궁금해하라

-조이스 캐럴 오츠(미국의 작가)의 좌우명



아홉 살짜리 소녀가 할머니로부터 루이스 캐럴이 쓴 동화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선물 받는다. 일곱 살 소녀 앨리스가 토끼굴에 들어갔다가 기묘한 생명체들이 모여 사는 환상의 세계에서 모험을 겪는 이야기다. 


아홉 살짜리 소녀는 동화에 흠뻑 빠져들었다. 주인공 앨리스와 자신을 오랜 기간 동일시할 정도였다. 앨리스의 좌우명 ‘궁금해하고 또 궁금해하라’를 자신의 인생 좌우명으로 삼는다. 미국의 대표적 현대 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1938~ )의 이야기다. 그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그 속편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읽고 작가가 되는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 동화를 쓴 캐럴은 원래 수학자다. 젊은 수학교수 시절 하숙집 자녀들과 어울려 놀면서 스토리를 구상했다. 작품 곳곳에 수학 퍼즐과 은유가 넘쳐나는 이유다. 온갖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때문에 수학자, 철학자, 물리학자. 심리학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빅뱅이론 등을 설명할 때 이 동화 내용을 곧잘 인용하는 것도 같은 연유다.


오츠는 자기 좌우명대로 평생 궁금증을 안고 살았다. 궁금해하는 것을 생활화 한 사람이다. 궁금증은 호기심을 유발한다. 그녀의 작품이 아주 다양하고 양이 많은 것은 그녀 특유의 호기심 덕분이다. 1964년 첫 소설 ‘떨리는 가을에’를 발표한 후 지금까지 100여 권의 책을 펴냈다. 소설, 시, 희곡, 에세이, 비평 등 여러 장르를 넘나 든다.


여성 작가로선 드물게 소름 끼치는 공포물과 사이코패스를 주제로 한 작품도 서슴없이 써낸다. 실존했던 연쇄살인범 제프리 다머의 이야기를 소재로 살인자의 내면을 탐구한 공포소설 ‘좀비’가 대표적이다. 끝없는 호기심과 극한의 상상력이 요구되는 작품이다. 그녀가 명성을 얻어 거의 매년 노벨 문학상 수상 후보자로 추천된 이유다.


궁금증은 호기심과 사촌간이다. 무언가 알고 싶어 몹시 답답해하거나 안타까워하는 마음이다.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거나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이런 마음은 지식과 지혜를 얻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자기 발전을 꾀하는 여정에서 지능이나 재능 못지않게 중요한 요건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나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호기심이 굉장히 많을 뿐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천재 물리학자의 겸손함에서 나온 표현이기도 하지만 호기심이 더없이 중요함을 말한 것이기도 하다. 호기심은 자신의 무지를 고백함으로써 앎의 단계로 진입하는 출발점이다. 


궁금증과 호기심은 흔히 질문으로 표현된다. 질문을 통해 그것이 가장 잘 충족되기 때문이다. 궁금증과 호기심이 충족되면 지식과 지혜가 쌓인다. 질문을 가장 효과적인 학습법이라고 말하는 이유 아닐까?


궁금함에도 질문하지 않으면 아무 발전이 없다. 사실 인간 개개인의 모든 발전은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질문에 익숙해져 빛나는 질문을 하면 그만큼 빛나는 대답을 얻을 수 있다. 


유대인들은 자녀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무엇을 배웠느냐고 물어보지 않는다. 무슨 질문을 했느냐고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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