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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Oct 20. 2023

<64> 품위는 '값진 행복'의 필수
조건이다

그들이 저급하게 가더라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간다.

-미셸 오바마(미국 제44대 대통령 오바마의 부인)의 좌우명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인기는 여전하다. 대통령 선거 때(2008년) 얻은 인기가 8년 재임을 거쳐 퇴임한 지 한참 지났지만 도무지 식을 줄 모른다. 그의 인기는 부인 미셸 오바마가 견인하고 있다. 그녀는 북투어와 팟캐스트를 통해 청년들의 멘토가 되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따뜻하게 응원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다. 민주당에서 그녀를 차기 대선 후보로 끊임없이 소환하는 이유다.


미셸의 인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나는 품위라고 생각한다. 그녀에겐 능력과 달변, 유머 감각에다 여러모로 기품이 있다. 백악관에 있을 때 그녀는 직원들의 시중을 마다하고 두 딸에게 스스로 방을 청소하게 했다. 대통령과 주먹 인사를 하는 ‘성난 흑인 여자’라고 매도당하면서도 조용히 웃어넘기는 여유가 있었다.


미셸은 일상에서 품위를 남달리 중시한다. 그녀는 2016년 차기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지지 연설을 하며 ‘품위’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겨냥한 것이다. 


“버락과 나는 매일 우리 두 딸에게 아버지의 국적과 종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TV 속 거친 행동과 언어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부부의 맞대응이 그와 똑같을 수는 없지요. 우리의 좌우명은 ‘그들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간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마지막 문장, ‘그들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간다(When they go low, we go high)’는 그녀 부부의 인생 좌우명이다. 자서전에서 그녀는 좌우명의 의미를 이런 말로 설명했다.


“누군가 우리를 시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일부러 그 다짐을 떠올려 본다. 도덕성이 도전받을 때 우리 자신을 다잡기 위해서다.” “이는 좀 더 노력하고 좀 더 깊이 생각해 보자는 우리의 선택을 의미하는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품위는 품격, 기품, 멋, 우아함 같은 낱말과 유사한 뜻을 갖고 있다. 세속적인 행복을 넘어 보다 값진 행복을 추구한다면 품위를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남한테 존경이나 인정을 받으려면 필수다. 돈이나 권력, 명예를 가졌다고 해서 저절로 품위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것 없어도 품위 있는 삶을 가꾸는 사람 적지 않다. 아니 그런 것이 품위를 갖추는 데 오히려 방해될 수도 있다. 돈으로 사치 부리다 손가락질당하거나 권력 좀 가졌다고 아무 데다 휘두르느라 망신당하는 사람 자주 본다.


품위가 외양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뜻한다. 누구든 속이 꽉 차야 품위가 느껴진다. 친구나 이웃 중에 어딘가 품위 있어 보이는 사람이 있다. 지식과 지혜를 갖추고도 자신을 낮추는 사람, 말을 가려서 조용히 하는 사람, 밝고 편안한 표정을 짓는 사람, 남을 배려하고 베풀 줄 아는 사람….


이 가운데 지식과 지혜는 필수다. 갖추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므로 일찍부터 노력해야 한다. 영국의 사회사상가 존 러스킨이 이 점을 정확하게 짚었다.


 “품격은 우연이 아니다. 항상 지적인 노력의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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