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물처럼 May 05. 2021

2-18 죽음, 늘 생각하고 공부하자

두렵다고 금기시할 게 아니라 토론하고 이해하는 노력 필요하다

<죽음에 대한 명언>


*이별의 시간이 왔다. 우린 자기 길을 간다. 나는 죽고 너는 산다. 어느 것이 더 좋은가는 신만이 안다.(소크라테스)

*죽음은 노고와 고통으로부터의 휴식이다.(키케로)

*죽음은 고향으로 가는 것이다. 죽음은 삶의 계속이고 완성이다.(마더 테레사)

*살아 있을 때에는 죽음이 없고 죽었을 때에는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죽음의 공포를 버려라.(에피쿠로스)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그저 죽음이 일어날 때 거기에 있고 싶지 않을 뿐이다.(우디 앨런)


<생각 나눔>


죽음은 숙명이다. 어느 누구도 그것을 피해 갈 수 없다. 진시황도 죽었고 나폴레옹도 죽었다.


부모, 형제, 친구의 죽음을 맞이하고 자식이 먼저 죽는 참척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다가 마침내 우리 자신에게 죽음이 찾아온다. 죽는 나이가 천차만별이지만 백 년 넘기기조차 쉽지 않다. 그래서 다들 인생에 허무를 느낀다.


죽음은 누구나 두려워한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혼자 걸어가야 하는 데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영영 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노년까지 오래 살면 모를까 청년, 중년에 큰 병에 걸리거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를 생각하면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저명한 사상가나 예술가들도 별 수 없다. 많은 사람이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다’는 명언을 남겼지만 진심인지 의문이다. 죽음을 초월했다기보다 두려움을 덜기 위해 스스로 최면을 거는 말 아니었을까 싶다. 아내가 죽자 술독을 부둥켜안고 노래 불렀다는 장자 스토리도 후세에 누군가가 지어낸 얘기라 생각된다.


죽음 앞에 초연했던 대표적인 인물로 나는 소크라테스를 꼽는다. 슬퍼하는 친구들을 질책하며 침착하게 독배를 마시는 모습은 자못 감동적이다. 죽음에 임하는 그의 마음가짐은 후세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죽음은 완전한 무(無)의 상태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거나 아니면 전해지는 바와 같이 영혼이 주거를 옮기듯이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옮겨가는 것 둘 중 하나입니다. (중략) 무엇보다 (죽음이) 즐거운 일은 먼저 죽은 사람들에게 누가 진정한 지자(智者)이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 묻고 논쟁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플라톤의 저서 ‘소크라테스의 변명’에 나오는 전언이다.


본인의 죽음은 말할 것도 없지만,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은 일생 동안 꽤 여러 번 겪어야 하기 때문에 이 또한 큰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친지의 죽음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아보면 자기 설문지에 1년 이내 가족 사망 여부를 묻는다. 가족의 죽음이 미치는 심리적 충격이 얼마나 크기에 이런 질문을 하나 싶다.


죽음이 숙명이라면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나의 죽음이든 친지의 죽음이든 그것을 회피하거나 금기시해서는 안 된다. 공포감이나 허무주의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서는 죽음을 늘 생각하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 미국 작가 마이클 헵은 “사랑하는 사람과 저녁 식탁에서 죽음을 이야기 하라”고 권한다.


평소에 죽음을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현재의 삶이 충만해진다. 좀 더 가치 있는 삶을 찾아 나서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잘 보낸 하루가 행복한 잠을 가져오듯이 잘 살 인생은 행복한 죽음을 가져온다”라고 했고, 래프 톨스토이는 “삶을 깊이 이해하면 할수록 죽음으로 인한 슬픔은 그만큼 줄어든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삶과 죽음은 하나인가 보다.  


기독신자인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죽음의 대비책으로 죽음 이후를 생각하는 게 중요함을 강조한다. “죽음을 달게 각오하는 사람만이 삶의 참되고 영원한 값을 얻게 된다. 말하자면 죽음을 각오함이 없이는 참 삶을 차지할 수 없는 것이 우리들 인생이다.” 


불교 등 다른 종교의 사생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예수나 석가, 소크라테스 모두 죽음을 전제로 인류에게 위대한 교훈을 남겼으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