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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May 05. 2021

3-2 부부, 서로 다름 인정하면 행복

결혼 생활 일심동체는 환상일 뿐. 속박하지 말고 자유를 주라

<결혼에 대한 명언>


*마누라가 죽었다. 나는 자유다.(샤를 보들레르)

*결혼은 새장과 같다. 밖에 있는 새는 들어가려고 애쓰며, 안에 있는 새는 나가려고 발버둥 친다.(미셸 몽테뉴)

*결혼을 해 보라. 좋은 아내를 만나면 행복해서 좋을 것이고 나쁜 아내를 만나면 철학자가 될 것이다.(소크라테스) 

*훌륭한 결혼만큼 즐겁고 황홀하고 매력적인 인간관계, 즉 무언에 의한 마음의 교류는 없다.(마르틴 루터)

*결혼은 개인을 고독으로부터 구하며 그들에게 가정과 자녀들을 줘서 공간 속에 안정시킨다. 생존의 결정적인 목적 수행이다.(시몬 드 보봐르) 


<생각 나눔>


결혼에 대한 옛 현인들의 평가는 낙제점 이하다. 결혼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제도라는데 권하기는커녕 하지 말라는 조언이 대세였다. 긍정적인 말보다 부정적인 발언을 훨씬 더 많이 남겼다.  


평생 사랑과 행복을 탐구한 철학자 가운데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다 간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 이와 무관치 않은 것일까. 윌리엄 셰익스피어,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로버트 프로스트, 조지 바이런, 샤를 보들레르, 하인리히 하이네, 오스카 와일드 등 세계적 문호들도 이구동성으로 결혼을 탐탁지 않게 평했다.


왜 그럴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결혼은 남녀 두 사람에게 일정한 구속을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유를 원한다. 하지만 결혼은 연애와 달리 배타적 사랑을 보장하는 대신 사회적으로 새로운 관계 설정을 요구한다. 익숙하지 않은 새 가족관계가 형성된다. 이를 즐기는 사람도 간혹 있겠지만 대부분 불편함을 느낀다.


이런 과정에서 남녀는 예전에 없던 여러 가지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의무 수행 중에 트러블이 생기면 서서히 사랑은 식고, 연애가 종말을 고하기도 한다. 결혼이 연애의 무덤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레프 톨스토이도 그래서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한 사람의 상대를 평생 사랑할 수 있다고 단언하는 것은 한 자루의 양초가 평생 탈 수 있다고 단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젊은이들이여, 비관적으로만 생각하지 말자. 결혼생활을 성공적으로 영위하는 사람은 많고도 많다. 당장 주위를 둘러보면 결혼하지 않는 사람보다 하는 사람이 훨씬 많고, 결혼 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불행해지는 경우보다 훨씬 많다. 결혼은 사랑의 수준을 한층 더 높여 완성토록 하는 제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결혼생활을 성공적으로 꾸미기 위해서는 각별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치열한 삶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하인리히 하이네의 말이 그것이다. “결혼은 어떤 나침반도 일찍이 항로를 발견한 적이 없는 거친 바다이다.” 


나는 성공적인 결혼생활의 제1 계명으로 부부 이심이체(二心異體)를 꼽는다. 부부는 약 30년간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다 우연히 만나서 결혼하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일심동체(一心同體)일 수가 없다. 존 그레이가 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이런 사실을 잘 설명해 준다. 


부부가 일심동체가 아닌 이심이체임을 하루빨리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결혼 초기 숱하게 발생하는 의견 대립이나 갈등을 당연하게 여겨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 하등 문제 될 것이 없다. 서로 다른 점을 극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면 그만이다.


톨스토이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행복한 결혼 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얼마나 잘 맞는가 보다 다른 점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이다.”


하나 덧붙이자면 상대방을 놓아줌으로써 자유를 보장하는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지 싶다. 결혼제도가 부여한 불편함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일 수 있겠기 때문이다. 진정한 사랑과 행복은 자유를 먹고 자란다. 


이에 관한 칼릴 지브란의 가르침은 명쾌해서 좋다. “(결혼하면) 서로 사랑하되 속박이 되지 않게 하라. 사랑이 두 사람 영혼의 해변 사이에서 출렁이는 바다가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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