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물처럼 May 25. 2021

3-12 코르자크 선생님의 헌신

폴란드 유대인 제자들과 함께 가스실로 들어간 숭고한 사랑

<헌신에 대한 명언>


*가장 귀중한 사랑의 가치는 희생과 헌신이다.(발타자르 그라시안)

*내가 가진 것을 내주는 것은 조그마한 베풂이다. 나를 헌신하는 것은 진정한 베풂이다.(칼릴 지브란)

*헌신이야말로 사랑의 연습이다. 헌신으로 사랑은 자란다.(로버트 L. 스티븐슨)

*진정한 사랑의 조건은 희생적인 헌신이다.(뒤 파유)

*인생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꾸준히 목표를 바라보며 한결같이 그것을 쫓는 사람이다. 우리는 그것을 가리켜 헌신이라 부른다.(세실 B. 드밀)


<생각 나눔>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기념관 뜰에 코르자크 선생님을 기리는 동상이 있다. 겁에 질려 벌벌 떠는 어린 제자들을 두 팔로 꼭 껴안고 있는 모습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점령지 폴란드의 한 초등학교에 독일 군인들이 들이닥쳤다. 학생들을 운동장에 집합시키고는 유대인을 골라냈다. 자기들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아는 아이들이 엉엉 울면서 코르자크의 품에 안겼다. “선생님 너무 무서워요, 죽기 싫어요.”

 

군인들은 아이들을 트럭에 타도록 명하면서 유대인이 아닌 코르자크를 격리하려 했다. 그러자 코르자크는 단호하게 대응했다. “나도 함께 가겠소. 이렇게 무서워하는 아이들을 그냥 보낼 수 없소.” 그는 트럭에서 아이들을 안심시키고자 꼭 끌어안고 기도했다.


트레물렌카 가스실 앞에 도착해서도 코르자크는 아이들을 꼭 안고 기도했다. 그리고는 함께 가스실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을 죽기 전 잠시라도 안심시키면서 끝까지 함께하고자 기꺼이 자기 목숨을 내놓은 것이다. 그라시안과 뒤 파유의 말처럼 이런 희생과 헌신이야말로 인간의 진정한 사랑 아닌가 싶다.


헌신.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다. 안중근, 윤봉길, 이봉창 의사 같은 불세출의 위인 이외에도 월남전에서 중대장 근무 중 부하들을 살리기 위해 혼자 수류탄을 끌어안고 산화한 강재구 소령, 천안함 폭침 사건 때 수중 실종자 수색 중 목숨을 잃은 한주호 준위 같은 훌륭한 분은 많고도 많다. 


특히 나라 지키는 군인에게 헌신은 기본이다. 안중근 의사가 강조한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은 변함없는 진리이다. 징병으로든 모병으로든 군문에 들어간 젊은이라면 나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된다.


헌신이 군인에게만 필요한 덕목일까. 그렇지 않다. 대상이 국가가 아니라 사람이며, 크고 작음의 차이가 있을지라도 다른 사람에게 헌신한다는 마음은 항상 갖고 살아야 한다. 부부간, 부모 자녀 간, 형제자매간 등 가족은 말할 것도 없고 친구 간, 이웃 간에도 필요한 덕목이다. 참된 사랑의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목숨을 던져야만 헌신인 것은 당연히 아니다. 나를 위하는데 머물지 않고 남을 위해 기꺼이 내놓는 것이 바로 희생이자 헌신이다. 미국 실업가 존 워너메이커의 말에 귀 기울여보자. “비누는 쓸수록 작아지는 하찮은 물건이지만 녹아 없어지면서 때를 씻어준다. 잘 녹지 않는 비누는 좋은 비누가 아니다. 사회를 위해 자신을 희생시키려는 마음이 없고 자기 몸만 사리는 사람은 녹지 않는 비누와 마찬가지로 나쁘다.”


헌신은 사랑의 조건이자 감사함의 결과물이다. “헌신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함에서 흘러넘치는 것이다.” 영국 신학자 제임스 패커의 말이다. 마음만 먹으면 반드시 어려운 것만도 아니란 생각이 든다. “한 자루의 양초로 많은 양초에 불을 옮겨 붙이더라도 첫 양초의 빛은 흐려지지 않는다.”(탈무드)


교과서에 등장하는 것처럼 거창한 걸 염두에 두기 때문에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것 아닐까. 장애 가진 친구 등하교 때 동행해주는 고교생, 저소득층 자녀 대상으로 무료 과외해주는 대학생, 코로나 19에 맞서 불평 없이 성심껏 환자 돌보는 간호사, 해외봉사 나서는 의사. 거창하진 않지만 결코 작지 않은 헌신이다.

   

단어의 사전적 의미와 상관없이 헌신도 결국 ‘기쁜 나눔’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가 가진 두 손 중 한 손은 나 자신을 위한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의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3-11 양보하는 자에겐 반드시 좋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