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학생 취창업 및 정주 환경 구축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대학교 운영은 단순히 ‘입학’으로 시작해 ‘졸업’으로 끝나는 선형 구조가 아니다. 대학의 실질적인 성과는 Input – Throughput – Output이라는 삼단계 프로세스의 유기적 연계 속에서 창출된다.
Input은 학생 선발, 교수 채용, 재정 확보 등 ‘자원을 확보하는 단계’이고,
Throughput은 교육과정, 비교과 활동, 학생 지원 서비스 등 ‘가치를 창출하는 단계’이며,
Output은 졸업생의 진로, 취업률, 사회적 영향력 등 ‘성과를 외부에 환류하는 단계’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대학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없다. 특히 국제대학이나 외국인 유학생을 많이 유치한 대학일수록 ‘Output 단계의 전략 부재’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대다수의 외국인 유학생들은 단순히 ‘학위’를 얻기 위해 한국에 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한국에서의 학업 이후, 취업이나 경력 기회를 얻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는다. 특히 학비와 생활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유학생들은 파트타임 일자리 확보와 졸업 후 취업 연계에 대한 니즈가 매우 크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대부분의 외국인 유학생은 입학 후 다음과 같은 경로를 밟는다:
정보 부족으로 적응에 어려움 → 수업·행정 이해에 제약
생활비 부담 해소를 위해 선배나 에이전트 소개로 단기 알바
졸업 후에도 비자 문제, 취업 정보 부재로 양질의 일자리 접근 실패
결과적으로 유학생들은 고용 불안정한 노동에 노출되고, 한국에서 커리어를 지속하지 못한 채 귀국하거나 비자 연장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개인의 실패이자, 대학과 국가의 실패이기도 하다.
많은 대학은 유학생 유치에는 적극적이지만, 그들의 경력 설계나 진로 지원에는 거의 무관심하다. 이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 이유 때문이다:
교육부의 ‘대학 취업률 통계’에 외국인 유학생은 포함되지 않음
→ 대학 입장에선 유학생 취업률을 관리할 유인이 없다.
유학생 대상의 한국 기업 인턴십 프로그램 부재
→ 산업계와 연계된 제도적 프로그램이 없다.
취업지원팀의 관점 자체가 내국인 중심
→ 외국인 이력서 작성, 비자 종류별 취업 전략, 해외 경력 연계 등에 대한 노하우 부족.
그 결과, 유학생들은 ‘등록금 내는 손님’으로 취급될 뿐, 성공적인 Output 관리의 대상으로는 인식되지 않는다.
한편, 지금 한국 사회는 지역 인구 감소와 청년 고용난이라는 심각한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비수도권의 중견·중소기업들은 "채용하고 싶어도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고, 청년층은 수도권 쏠림과 대기업 선호로 인해 지역 일자리를 기피한다.
이때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 중 하나는 “지역 대학 내 외국인 유학생을 지역 산업과 연결하는 것”이다.
한국어가 가능하고 한국 문화에 적응한 유학생은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이미 지역에 거주하며 문화·환경에 적응했기 때문에 이직률이 낮고
본국의 언어·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진출 전략의 브릿지 역할도 가능하며
해외지사, 무역업무, 글로벌 마케팅, 외국어 상담 등에 즉시 투입 가능
즉, 이들은 “지역 산업의 글로벌 전환을 위한 전략적 자원”이다.
국제대학이 초기에 성공하는 데에는 ‘에이전트 기반 신입생 유치’가 큰 역할을 한다. 1~2년차에는 입학정원을 채우며 순항할 수 있다. 그러나 첫 번째 졸업생들의 취업 실적이 좋지 않다면 이후 입학을 고민하는 신입생과 학부모들은 이렇게 반응할 것이다:
“이 학교 나와도 한국에서 취업 못 하면, 그냥 본국에서 유학하지 뭐.”
“첫 졸업생 대부분 돌아갔다던데? 비자도 안 나온다며?”
이러한 부정적 피드백이 에이전트를 통해 확산되면, 입학생 수는 급격히 감소한다.
→ 모집 실패 → 예산 부족 → 국제전담조직 해체 → 프로그램 축소 → 브랜드 하락
이런 과정을 거치며 국제대학은 3~5년 안에 붕괴의 길을 걷는다.
외국인 유학생을 단순히 유치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그들의 학업 경험, 생활 만족도, 졸업 후 진로까지 관리하는 ‘전 주기적 국제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시스템 전환이 요구된다:
외국인 유학생 대상 파트타임·인턴십 매칭 시스템 구축
→ 지역 기업, 스타트업, 공공기관과 연계한 구조적 일자리 플랫폼 필요
유학생 전담 진로지원센터 운영
→ 이력서/자소서 한국어 클리닉, 모의 면접, 비자 상담, 멘토링 등 전문화된 진로 설계 지원
교육부의 ‘유학생 취업률’ 통계 반영 및 인센티브 제공
→ 외국인 학생의 취업률도 대학 평가 지표에 포함해 실질적 관리 유도
지역정부–대학–산업계의 협력 프레임워크 구축
→ 외국인 유학생을 지역 일자리 미스매치 해결의 자원으로 공동 활용
"어떤 학생을 선발하느냐(Input)"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가르치고 돌보느냐(Throughput)"는 더 중요하고,
"졸업 후 어떻게 살아가게 하느냐(Output)"는 대학의 진정한 성과다.
외국인 유학생의 Output을 방치한 국제대학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 입학은 시작일 뿐이다. 그들이 졸업 후 어디로 가는지까지 책임지는 대학만이 국제대학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