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는 국제대학의 10가지 특징 (7)

7. 자체 유학생 유치 역량 없이 에이전트에 의존

by 정병익

실패하는 국제대학의 10가지 특징에 대해서 지난 글에서 간단히 알아봤다. 이제부터는 그 10가지 특징에 대해서 하나씩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오늘은, "7. 자체 유학생 유치 역량 없이 에이전트에 의존"에 대해서 좀더 썰을 풀어보겠다.


많은 대학이 국제화 초기 단계에서 유학생 유치 전략을 세우지 못한 채, 에이전트(유학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학교 차원의 명확한 브랜딩 전략이나 타겟 국가 설정, 디지털 기반의 직접 마케팅 역량이 부재한 경우, 에이전트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심화된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단기적 효과는 있을 수 있어도, 지속가능성과 전략적 통제력 측면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는다.


✅ ① 브랜딩 없는 유학생 유치는 ‘복불복’이다

글로벌 학생 시장에서 대학의 인지도와 신뢰도는 전략적 브랜딩과 마케팅에 의해 형성된다. 단지 "영어로 수업하는 국제대학"이라는 레이블만으로는 수많은 경쟁 대학들 사이에서 눈에 띄기 어렵다. 학생들은 더 이상 단순히 지역이나 등록금 수준만 보고 대학을 선택하지 않는다. 이들은 소셜미디어, 유튜브, 랭킹, 학생 후기, 프로그램 콘텐츠, 졸업생 취업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참고한다.


그럼에도 많은 대학들이 제대로 된 브랜딩 자산 없이 에이전트에만 의존한 결과, 대학의 실제 강점이 왜곡되거나 누락된 채 전달되며, 브로셔 한 장과 몇 마디 말로 모든 것이 결정된다. 어떤 경우에는 대학의 교육철학이나 특성화 전략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한국에 있는 무난한 영어전공 학교" 정도로 축소되어 소개되기도 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도 하락, 학생 유입의 질적 저하, 타겟 국가 편중 현상으로 이어진다.


✅ ② 모든 에이전트가 ‘신뢰할 만한 파트너’는 아니다

처음 유학생 유치를 시작하는 대학의 경우, 업계에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대형 에이전트와 손을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들이 반드시 대학의 브랜드를 제대로 대표해줄 거라는 보장은 없다. 일부 에이전트는 과도한 수수료, 허위 정보 전달, 과장된 입시 자료 제공 등으로 인해 유학생들에게 왜곡된 기대를 심어주거나, 입학 후 조기 탈락률을 높이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특히 국내의 일부 대학은 특정 에이전트에게 유학생 유치를 전담시키는 바람에, 내부적으로는 유학생 유치 전략을 전혀 학습하지 못하고, 외부 상황 변화에 무력해지는 현상까지 발생한다.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협력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의 리스크는 단순한 마케팅 실패가 아니라 입학 후 학생 불만, 조기 이탈, 학교 평판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유학생 한두 명이 아니라 대학 전체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에이전트를 통한 접근은 ‘지름길’이 아니라 ‘편한 길’일 뿐이며, 내부 자생력이 없는 상태에서는 절대적인 의존이 매우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 ③ 자생적 유학생 유치 역량 확보는 필수다

에이전트를 활용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전략적 파트너십 형태의 에이전트 활용은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전제 조건은 분명하다. 바로, 에이전트 없이도 최소한의 직접 마케팅, 현지 학생 관리, 국가별 전략 수립이 가능한 내부 역량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유학생 유치의 자생력을 내재화해야 한다:


국가별 타겟 마케팅 전략 수립
→ 예: 베트남,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 해당 국가별 니즈 분석, 경쟁대학 비교, 학부모/학생 페르소나 설정, 메시지 전략 차별화


디지털 마케팅 전담 조직 구축
→ 공식 웹사이트 다국어 버전 운영, Google Ads / YouTube 광고 집행, SNS 캠페인 운영
→ 자체 유튜브 채널 운영, 재학생 후기 영상, 졸업생 인터뷰, 교수진 특강 콘텐츠 등 콘텐츠 마케팅 강화


글로벌 온라인 설명회(Zoom, WhatsApp, TikTok Live 등) 정례화
→ 매월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입학 설명회 진행
→ 실시간 질의응답, 동시통역, 장학금 설명, 학생 사연 공유 등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기반


에이전트와의 협업 방식 정교화
→ 에이전트 선별, 평가 및 In&Out 정례화: 우수한 에이전트를 만나기 위해서 ICEF같은 국제 컨퍼런스를 참여해야 하며, 국내 국제교류처장 모임 등에서도 에이전트에 대한 평판과 피드백을 업데이트해야 함

→ 단순 위탁이 아니라 ‘공동 브랜딩-목표 설정-성과 평가’ 체계 운영
→ KPI 기반 계약 (예: 등록생 수뿐만 아니라 retention rate, NPS 등 포함)


에이전트 출신 인재의 내재화
→ 주요 유학원 출신 중 유능한 인재를 학교 소속 마케터 또는 리쿠르터로 채용
→ 이들은 시장 구조와 언어, 문화에 능통하여 초기 국제마케팅 역량의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음
→ 특히 다국어 능력자 (예: 베트남어, 러시아어, 아랍어)는 내부화가 전략적 자산


✅ ④ 유학생 유치도 ‘전략 사업’으로 접근해야 한다

유학생 유치는 단순히 국제교류처의 일개 기능이 아니다. 이는 학교의 재정, 교육 다문화성, 글로벌 평판, 랭킹 상승, 산업연계까지 연결되는 핵심 전략 사업이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유학생 유치 전략을 별도의 KPI로 설정하고 총장 직속 조직으로 승격

국제학생 관리 전담 조직과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 운영

입학 후 retention rate, 만족도, 후속 진로(해외취업 등)까지 트래킹

주요 해외고등학교, 국제학교와의 연계 구축 (Pipeline 전략)


요약하면, 에이전트 의존형 유학생 유치는 단기적 숫자 채우기에는 유용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학교의 브랜드, 전략 역량, 내부 시스템 모두를 취약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진정한 국제대학이라면 스스로 학생을 유치하고, 브랜딩하고, 감동시키고, 졸업 후까지 책임질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 기본이자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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