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경쟁 대학과의 차별성 부족
국제대학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수업을 영어로 운영하고 외국인 교수를 채용한다고 해서 차별화된 교육기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 내 대부분 국제대학이 취하고 있는 방식이 바로 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형식적인 국제화에 불과하며, 학생·교수·외부 평가자 누구에게도 신선한 감동을 주지 못한다.
동일한 전공에, 동일한 방식으로 강의하고, 동일한 커리큘럼을 운영하면서 겉으로만 "글로벌"을 외치는 대학은 시간이 지날수록 신뢰를 잃게 된다.
오늘날 영어로 수업하는 것은 국제대학이라면 기본 요건에 불과하다. 국내 주요 대학의 학부 과정에서도 영어 강의는 전체 강의의 30~40% 수준까지 확대되었으며, 영어 강의가 많다고 해서 그것이 곧 국제대학의 경쟁력을 담보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영어로 가르치느냐"이며, 더 나아가 "누가 영어로 가르치느냐", "학생들이 무엇을 느끼고 배우느냐"이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외국인 유학생들은 단순히 영어로 진행된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대학을 선택하지 않는다. 이미 다양한 영어 교육환경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이 선택하는 기준은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차별화된 경험, 실무역량 개발, 글로벌 네트워크 기회 등이다.
대부분의 국제대학은 경영학과, 경제학과, 국제학과 등 인기 있는 글로벌 전공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교수진을 들여다보면 "그밥에 그나물"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학문적 커리어는 있으나 실무 경험은 거의 없는 교수들이 유사한 내용의 강의를 영어로 반복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콘텐츠나 산업과의 연계성이 약하다.
학생들 입장에서도 학위 과정은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니라 미래 경력 개발의 핵심 기반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교수진 구성에서부터 다음과 같은 획기적 차별화 시도가 필요하다:
절반 이상을 외국인 박사학위 소지자로 구성
→ 다양한 국가 출신 교수들이 포진함으로써 문화적 다양성, 수업의 글로벌 시각, 국제 네트워크 형성이 가능
→ 특정 국가 편향 없이, 유럽, 북미, 동남아, 남미 등 진정한 국제성 반영
30~40% 이상을 산업체 출신 전문가로 구성
→ 예: 삼성전자, 맥킨지, 구글, 메타,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글로벌 기업에서 실무경험을 갖춘 전문가
→ 교수법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팀티칭, 실무세미나, 케이스스터디 중심 수업에 투입
교수 구성 시 학문·산업·문화의 균형성 확보
→ 학계 전문가 + 글로벌 실무자 + 지역 전문가 등으로 조합
→ 예: 아프리카개발은행 출신 개발경제 전문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출신 교수 등
단순히 커리큘럼을 영어로 번역해서 제공하는 수준으로는 국제대학다운 차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실제로 많은 국제대학에서 커리큘럼을 들여다보면 기존 학사 조직과 거의 동일한 과목명, 유사한 학점구성, 차별성 없는 졸업요건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다음과 같은 구조적 차별화가 필요하다:
20% 이상을 캡스톤 디자인 또는 프로젝트 기반 과목으로 구성
→ 단순 강의형 수업이 아니라 문제해결 중심 수업
→ 기업 현장 문제, 지역사회 프로젝트, 글로벌 NGO 협력 과제 등을 기반으로 학기말 산출물 제작
산업 연계형 집중 모듈 도입 (8주 또는 4주 집중형)
→ 예: 아마존 코리아와 함께하는 ‘AI 부트캠프’, 네슬레와 함께하는 ‘국제 공급망 워크숍’
→ 졸업요건 일부를 집중형 모듈로 대체 가능
전공 내 마이크로 전공 또는 트랙제 도입
→ 예: 경영학 내 ‘ESG 경영 트랙’, ‘AI 기반 전략기획 트랙’ 등 차별화된 소단위 전공 선택 구조
→ 전공 내 글로벌 심화, 실무 심화 선택 가능
글로벌 복수학위 기반 커리큘럼 매핑
→ 제휴 외국대학과 커리큘럼 매핑을 통해 ‘국내-해외 통합 설계’
→ 1+3, 2+2 등 학위 통합 과정 설계 시 국내 학점 기준 완전히 다르게 설정 가능
학생들이 국제대학을 선택하는 이유는 결국, 그 안에서 자신만의 ‘글로벌 커리어 경험’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한 교육 언어의 변화로는 충족되지 않으며, 학사 전반에서 경험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산업체 프로젝트 실적이 졸업요건에 포함
→ 1인당 최소 1건의 기업 프로젝트 수행, 보고서 제출 필수
→ 기업이 평가에 참여하거나 수료증 발급 참여
재학 중 최소 1회 이상 국제교환/복수학위 의무화
→ 국제교환학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 항목으로 설정
→ 온라인 국제학습(COIL), 글로벌 해커톤 등도 인정
졸업생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멘토링 시스템 구축
→ 해외 취업 졸업생과 신입생 연결
→ LinkedIn 연계 멘토링 플랫폼 운영
입학생 전원 대상 글로벌 커리어 포트폴리오 트레이닝
→ 이력서, 커버레터, 인터뷰, 온라인 포트폴리오 설계 등 졸업 전 단계별 통합 지원
요약하자면, 국제대학은 단순히 영어 수업을 한다고 해서, 외국인 교수를 몇 명 채용한다고 해서 차별화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차별화는 교수 구성, 커리큘럼, 학사 구조, 실무 경험, 글로벌 네트워크의 총합에서 나타나야 하며, 이 모든 요소가 학생에게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할 때 국제대학이라는 이름이 비로소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