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학교가 만들지만, 가치는 카테고리가 만든다
최근 광주외국인학교가 교명을 변경했습니다.
한국어 명칭은 광주국제외국인학교,
영어 명칭은 Kwangju Foreign School에서 Gwangju International School로 바뀌었습니다.
실제 일상에서는 아마도 앞으로 ‘광주국제학교’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게 될 것입니다. 저도 이 글에서는 광주국제학교라고 칭하겠습니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교명 변경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변화는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이는 ‘외국인학교’라는 카테고리에서 ‘국제학교’라는 카테고리로 이동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법적 실체는 동일합니다. 교사진이나 커리큘럼이 하루아침에 바뀐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잠재적인 수요자들의 머릿속에서 이 학교의 위치는 완전히 다른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이것은 행정의 변화가 아니라, 전략의 변화입니다.
실제로 광주국제학교는 최근 큰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해외 거주 경험이 없는 한국인을 입학시킬 수 있게 되었고 전체 정원의 50%까지 한국인 학생을 선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입학 자격 관점에서는 외국인학교보다는 국제학교에 가까워진 것이 사실입니다.
광주외국인학교가 내국인 학생 입학 기준을 완화한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11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광주외국인학교 내국인 입학자격 조례안'을 공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로써 해당 조례는 이날부터 효력이 발생하며, 그동안 내국인 입학 자격 조건으로 요구되던 3년 이상 해외 거주 요건이 사라졌다. 새 조례에 따라 광주외국인학교는 학교 정원의 50%까지 내국인 학생을 선발할 수 있게 됐다. https://m.mdilbo.com/detail/G3XMjU/749915
이러한 입학 요건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였고 지역 내 기관, 대학교, 지자체 등과 협업하여 지역 내 우수 인력 유치와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광주외국인학교(Kwangju Foreign School, KFS)가 학교의 중장기 비전과 미래 교육 방향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새로운 도약의 출발을 알렸다. 광주외국인학교는 12월 19일 오후, 학교 컨퍼런스 룸에서 ‘비전선포식 및 학교발전위원회 구성·운영 방안 논의’ 행사를 개최하고, 학교의 핵심 비전과 미션을 대내외에 공식적으로 공유했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선언적 행사에 그치지 않고, 학교 구성원과 협력기관, 교육·지역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학교의 미래 방향을 공동으로 설계하는 실질적 논의의 장으로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날 비전선포식의 핵심은 하일 이사장이 직접 발표한 학교 비전 선언이었다. 하 이사장은 발표를 통해 광주외국인학교의 비전을 “The Region’s Flagship Global Active Learning Platform(지역을 대표하는 글로벌 액티브 러닝 플랫폼)”으로 명확히 제시했다. https://www.gl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4369
다시 교명 변경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전략의 관점에서 볼 때,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는 바로 카테고리입니다.
개별 브랜드의 성과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카테고리가 만들어내는 집단적 프리미엄입니다.
우리는 이미 이런 사례에 익숙합니다.
특목고, 자사고, 8학군.
이 카테고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그 안에 속한 모든 학교가 최고 수준이기 때문일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핵심은 이 지점에 있습니다. 전체의 우수함이, 개별 구성원의 상대적 약점을 보완해 준다는 점입니다.
특목고라는 카테고리에 속하면 대원외고나 서울과학고처럼 가장 앞서가는 학교들의 명성과 상징 자본에 기대어 다른 학교들 역시 ‘특목고’라는 이름 아래 함께 평가받게 됩니다.
즉, 내가 잘해서 얻는 평가가 아니라 내가 속한 집단이 잘해서 얻는 평가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카테고리의 힘입니다.
이 논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아이비리그(Ivy League)입니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비리그에 속한 8개 대학의 이름을 모두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비리그 안에 속한 비교적 규모가 작고 덜 알려진 대학들은 하버드의 명성이 커질수록, 아이비리그라는 브랜드가 강해질수록 아무런 추가 설명 없이도 함께 평가받습니다.
이 대학들은 “하버드만큼 좋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아이비리그입니다.”
카테고리 자체가 설명이 되는 순간입니다.
다시 광주국제학교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외국인학교’라는 표현은 법적으로는 정확하지만, 정서적으로는 상당히 제한적인 인상을 줍니다. 대상은 외국인, 혹은 극히 일부 특수한 가정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반면 ‘국제학교’라는 단어는 다릅니다. 글로벌 교육, 해외 대학 진학, 국제 커리큘럼, 다문화 환경과 글로벌 시민성 같은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즉, 이름을 바꾼 순간 학교가 경쟁해야 하는 시장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외국인학교는 “누가 입학할 수 있는가”를 묻는 질문이라면
국제학교는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가”를 묻는 질문입니다.
질문의 차이는 곧 포지셔닝의 차이입니다.
이번 교명 변경을 통해 광주국제학교가 얻은 가장 큰 자산은 건물도, 커리큘럼도, 교사진도 아닙니다.
비교의 기준이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이제 이 학교는
‘어느 외국인학교와 비교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느 국제학교와 비교할 것인가’의 영역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이 순간부터 국제학교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선두를 달리는 학교들의 성장과 명성은 광주국제학교의 잠재 가치 역시 함께 끌어올리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카테고리를 옮긴다는 것은 혼자 경쟁하던 무대에서 집단이 함께 경쟁하는 무대로 올라서는 일입니다.
겉으로 보면 이름 하나를 바꿨을 뿐입니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보면 이는 학교의 미래 궤도를 바꾸는 선택입니다.
브랜드는 본질이지만, 카테고리는 그 본질이 평가받는 경기장입니다.
광주국제학교는 이제 더 넓은 경기장 위에 올라섰습니다. 그리고 이 결정 하나만으로도 이미 중요한 한 수는 둔 셈입니다.
앞으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지는 지켜봐야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이름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게임을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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