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이 존재하는 세계, 최적화를 향한 사고법

다시 로지컬씽킹

by 정병익

로지컬 씽킹이 가장 편안하게 작동하는 세계에는 공통된 전제가 있습니다.

문제는 정의할 수 있고, 정의된 문제는 분석할 수 있으며, 분석된 결과는 숫자로 검증될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저는 이 세계를 ‘정답이 존재하는 세계’라고 부릅니다.

여기서는 문제 해결이 수학 문제를 푸는 과정과 닮아 있습니다.
변수는 식으로 정리되고, 데이터는 정보가 되며, 해법은 비용과 효율, 속도와 품질, 수익과 리스크라는 언어로 비교됩니다. 결국 가장 좋은 답은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로 수렴합니다.

이 사고방식이 현대 비즈니스에서 강력해진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20세기 이후 산업이 성장하는 방식 자체가 표준화, 수량화, 지표화의 역사였기 때문입니다. 제조업은 공정을 표준화해야 커지고, 금융은 위험을 수량화해야 확장되며, 물류는 시간을 계산해야 경쟁력이 생깁니다. IT 인프라는 장애율과 가용성을 숫자로 만들지 못하면 운영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로지컬 씽킹의 정체성은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문제를 정의하고, 분석을 통해 최적 해를 찾고, 실행을 통해 그 결과를 안정적으로 재현하는 사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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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흐름 — 정의 → 분석 → 실행의 직선형 흐름

로지컬 씽킹의 흐름은 직선적입니다.
문제를 정의하고, 분석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마치 잘 설계된 함수처럼 순차적으로 움직입니다. 이 방식은 정답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특히 강합니다. 측정할 수 있고, 분해할 수 있고, 비교할 수 있는 환경에서요.

대부분의 로지컬 프로젝트는 결국 세 단계로 정리됩니다.

첫째, 문제 정의입니다.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건 어떤 구조의 문제인가”로 바꿔놓습니다.

둘째, 분석입니다.
원인을 쪼개고, 옵션을 비교하고, 최적의 해를 도출합니다.

셋째, 실행 계획입니다.
로드맵과 인력, 예산, KPI를 설계하고 실행합니다.

이 흐름이 왜 강력하냐고요?
한 번 최적 해를 찾으면, 그 해법을 표준화해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LLL은 ‘천재의 번뜩임’보다 ‘운영의 힘’으로 승부합니다.


적용 분야 — 수량화·예측·최적화가 중요한 문제들

LLL이 가장 강한 영역은 명확합니다.
사람의 감정과 해석이 최소화되고, 숫자로 승부가 갈리는 분야들입니다.

재무 계획, 수요 예측, 공급망 관리, 제조 자동화, 프로세스 개선, IT 인프라 운영, 보안, 규제 산업 같은 곳이 그렇습니다. 여기서는 공감이 아니라 계산이, 직관이 아니라 모델이, 설득이 아니라 증명이 경쟁력입니다.

특히 시스템이 커질수록 LLL의 힘은 더 강해집니다.
규모가 커지면 사람의 감각은 무력해지고, 구조와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성과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국내 사례 — 쿠팡 로켓배송은 어떻게 논리로 완성됐는가

쿠팡 로켓배송은 많은 사람들에게 ‘속도’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쿠팡이 만든 것은 단순한 빠른 배송이 아니라, 속도를 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그게 로지컬 씽킹의 핵심입니다.

쿠팡의 질문은 감성적이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도심 고객에게 24시간 내 배송을 보장하려면, 어떤 구조가 최적인가?”

이 질문이 정해지는 순간, 문제는 로지컬한 세계로 들어갑니다.

어디에 물류센터를 두면 평균 리드타임이 최소가 되는지, 어떤 상품을 어떤 지역에 얼마나 분산해 놓아야 총비용이 줄어드는지, 피킹과 소팅, 라스트마일을 어떤 방식으로 설계해야 SLA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이 모든 것이 결국 숫자와 시뮬레이션의 영역입니다.

그리고 실행 단계에서 쿠팡은 더 로지컬해졌습니다.
풀필먼트 센터를 깔고, 배송망을 직접 운영하고, 라우팅 알고리즘을 적용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한 번 성공한 것”이 아니라, 매일 성공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쿠팡은 단지 배송을 빠르게 한 회사가 아니라,
한국 이커머스에서 ‘배송의 기준’을 바꿔버린 회사가 됐습니다.


글로벌 사례 — FedEx와 Amazon이 공급망을 지배한 방식

LLL 패턴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산업은 물류입니다.
물류는 감성으로 풀 수 있는 산업이 아닙니다. 시간과 거리, 재고와 비용, 그리고 확률의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FedEx가 던졌던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밤 사이에 전국으로 화물을 보내려면, 최적의 경로는 무엇인가?”

이 질문은 곧 허브-스포크 모델로 이어집니다.
한 곳으로 모아서, 다시 뿌리는 구조. 여기에 야간 화물기 운영, 고정된 시간 슬롯, 표준화된 프로세스가 붙습니다. 결과적으로 FedEx는 물류를 ‘운송업’이 아니라 ‘시스템 산업’으로 바꿔놓았습니다.

Amazon은 또 다른 방식으로 이 논리를 밀어붙였습니다.
Amazon의 경쟁력은 웹사이트가 아니라, 사실상 “보이지 않는 공장”에 가깝습니다. 어디에 재고를 두고, 어떤 고객에게 어떤 속도로 배송하고, 수요를 어떻게 예측하고, 반품을 어떻게 회수할지. 이 모든 것을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운영합니다.

Amazon이 강한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정답을 찾으면, 그 정답을 전 세계로 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LLL은 결국 이 복제 능력에서 승부가 납니다.


실무 툴킷 — MECE에서 알고리즘까지

로지컬 씽킹은 감각이 아니라 도구로 작동합니다.
그리고 그 도구는 생각보다 단순한 것에서 시작합니다.

MECE는 문제를 겹치지 않게 쪼개는 기본기이고, 로직 트리는 원인을 구조로 바꾸는 장치이며, 피라미드 구조는 결론을 설득 가능한 형태로 정리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가설 기반 접근이 붙고, KPI와 대시보드가 실행을 관리합니다.

그리고 산업이 커질수록, 이 툴킷은 알고리즘으로 확장됩니다.
수요 예측, 라우팅 최적화, 재고 최적화, 리스크 모델링 같은 영역에서는 로지컬 씽킹이 사실상 ‘수학’이 됩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도구 자체가 아닙니다.

로지컬 씽킹의 진짜 힘은, 복잡한 현실을 구조로 바꿔서 다룰 수 있게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정리: LLL은 ‘운영이 곧 전략이 되는 세계’의 언어다

Pure Logical(LLL)은 이렇게 말합니다.

가능하면 공감이 아니라 계산으로,
감각이 아니라 모델로,
논쟁이 아니라 증명으로.

그리고 한 번 답을 찾으면,

그 답을 제도화해서 반복 가능하게 만들자고요.

LLL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산업의 기반을 만들고, 규모를 키우고, 경쟁의 기준을 바꾸는 힘은 대부분 이 사고에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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