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 받기로 했단 얘길 의식의 흐름대로 썼다
PT를 받기로 했다. 항상 뭔가 운동을 배워보고 싶다는 욕구는 있었지만, 정작 운동을 배우게 되면 도중에 탈출하고 마는 게 나다. 3회의 PT 도전 모두 말짱 도루묵이 되었을 정도다. 돈도 못 돌려받고 운동도 제대로 못 배우고 최악의 짓거리만 한 것이다. 돌려받으려면 받을 수 있었겠지만 그 시절의 나는 그런 것들에 대해 잘 몰랐기에, 그냥 쌩돈 날리고 운동도 제대로 못 배웠다. 그런 내가 몇 년만에 PT를 받기로 했다.
사실 운동이란 것에 대해 공포가 있다. 누군가 나를 보고 혀를 차진 않을까, 속으로 비웃진 않을까, 그 외에도 많은 걱정들이 있어서 나는 운동을 못한다. 누군가에겐 쓸데없는 걱정이 많단 소리를 듣겠지만서도, 내 머릿속에서 도통 그 잡념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기구 운동은 안 하게 되고, 달리는 것도 안 하게 된다. 더군다나 저번에 트레드밀만 뛰겠다고 헬스장을 다녔는데 그곳 관장이 내게 "왜 기구 운동은 안 하냐"며 말한 순간까지 있어 헬스장에 대한 공포는 더욱 늘게 되어버렸다. 참고로 그 헬스장은 그날 이후로 짐 챙겨서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 건강이 좋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어떤 병에 걸려서 위독했다거나 수술을 했단 건 아니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다거나 활력이 사라져 조금만 일해도 피곤하는 등의 느낌이었다. 근래 주류 섭취는 늘고 건강식이나 운동량은 팍 줄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그래서 혼자서라도 운동하려고 했지만 의지가 도통 생기지 않았다. 팔굽혀펴기 1번만으로도 힘이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과거와 다른 체력, 늘어난 몸무게, 할 줄 모르는 운동. 그렇다면 돈을 써서라도 하나를 바꾸면 나머지도 자연스레 바뀌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 큰 돈을 투자하기로 했다. 매번 나는 나를 위한 투자보다는 나를 해하는 투자를 많이 하곤 했다. 스트레스성 폭식이라든지 쓸모없는 걸 산다든지 하는 게 그것이다. 그러나 이번처럼 내가 바뀌기 위해 투자하는 건 첫 다이어트 이래로 없었다. 어쩌면 내가 나에게 주는 두번째 투자일지도 모른다. 그 전에도 나를 위한 투자가 있었을 테지만, 보통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한 게 많았기에 오롯이 내 체력, 내 건강만을 위한 건 이번이 두번째다.
두번째이니만큼 잘할 수 있을 지 걱정이 된다. 도망친 이력도 그렇고, 큰 돈을 쓴 것도 그렇고. 하지만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다. 마냥 걱정만 하진 않을 거라는 거. 해내자, 해내자. 그리 외우며 내일 오티를 가려고 한다. 할 수 있겠지? 그래, 나는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내는, 과거랑은 조금 바뀐 마인드를 장착한 나와 함께.
p.s. 체력이 조금 좋아지기 시작하면 글도 제대로 써보고자 한다. 사실 어떻게 보면 글을 쓰기 위한 여정이기도 하다. 나의 글, 나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그러려면 나를 좀 더 살펴야 한다는 걸 또 한 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