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척추수술, 그 당시의 이야기_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by 현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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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다면 짧은 나의 인생 속

암흑기라고 불리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우울에 젖어 인생의 주인이 내가 아니었던 시절,

나의 꿈을 위해 하루하루를 사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

끊임없이 눈치 보고 생각했다


심하게 휘어진 척추로

한쪽 갈비뼈가 눌리고 변형되어

견갑골이 튀어나와 있던 나


“ 야! 너 허리 좀 펴라..! ”

학교 쉬는 시간에 의자에 앉아있던 나에게 친구가,

“ 등짝 좀 펴.. 가슴 좀 펼치고.! ”

집에서 마주칠 때마다 부모님이,

“ 근데.. 너 허리가 왜 그래? ”

심각하면서도 궁금증에 젖은 친구들이,

“ … 괴물 같아..”

발가벗고 거울을 보며 내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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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술은 22년 3월에 진행되었다


정형외과에서 가장 큰 수술이었지만

그때 당시엔 수술에 관한 깊은 생각보다

어쩌면 잘못될 수도 있단 생각과

수술 후에 언제쯤 일상으로 돌아갈지 고민했다


금식을 하고 심장검사를 받고

약물을 꽂을 두꺼운 바늘을 팔에 꽂고선

병원을 돌아다녔던 기억

코로나 시기에 어쩔 수 없이 나는 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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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게 다쳤을 때 당시에는

어디가 어떻게 고통스러운지 확연히 느끼다가

시간이 좀 흐르면

그 고통에 대한 기억과 감각이 조금씩 흐려져

나중엔 그때 그렇게 아팠지 하면서도

정확히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기억이 안 난다


내가 다시 태어났던 그날은

정말 생전 느껴보지 못한,

아마 앞으로도 그런 고통은 없을 정도로

끔찍한 통증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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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대에 오르고 누운 채 엄마와 인사를 한 후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정신이 들기 전부터

숨넘어갈 듯 울며 엄마를 찾았고


눈이 깜빡일 때마다

정신을 잃고 다시 들기를 반복하는데

엄마의 얼굴이 잠깐 보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병동복도에 내 침대가 격리되어 있었다


미친 사람처럼 소리 지르며

목이 메말라 찢어질 정도로 울어대는데

물 한 모금 먹을 수 없어 괴로웠고

물론 그 괴물 같은 울부짖음은

내 의지로 나오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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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과정을 생각해 보면

어쩌면 말로 설명할 수 없던 그 고통은

정말 당연한 대가일지 모르겠다


경추와 중추 사이 하나, 중추아래 하나,

6cm가량의 칼집을 두 군데 내어

살을 최대한 벌려두고 14시간 동안

거의 모든 척추에 구멍을 내고 못을 박았다


기다란 심지로 그 모든 못을 이어서

좌우위아래가 심하게 굴곡져있던

척추를 억지로 펴내었다


오른편 변형이 심했던 갈비뼈도

절단하여 그 길이를 비슷하게 맞추었다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도,

설명받았어도 이해할 수 없었을 고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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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람과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인지를 하게된건 하루가 꼬박 지나서였고

내가 병원에 머무는 내내

요추쪽에 뚫어놓은 피 빼는 호스 주위로

염증이 흘러나와 침대를 적셨다


간호사 분이 욕창방지를 위해

무조건 몸의 방향을 지속적으로 틀도록 하는데

이십분에 걸쳐 식은땀을 흘리며

간신히 몸을 옆으로 돌리고선

울기밖에 못하던 내가

처음 물어봤던 질문이 생각난다


“ .. 제 등 이제 평평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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