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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Nov 27. 2021

NFT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이세돌 바둑 장면 (iPad 7, Adobe Fresco)

이세돌과 AI 알파고와의 대결을 바라보는 우리의 심정은 아직은 인간이 더 우월하기를 바라는 희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AI는 인간의 능력을 따라잡은 후였고 우리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바둑을 누가 이겼는가가 아니라 곧 닥칠 미래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NFT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알파고가 바둑으로 인간을 이긴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AI의 등장과 미래의 변화에 주목해야 했었고, 비트 코인이 얼마나 비싼가 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우리 삶의 변화에 집중해야 했듯이, NFT 작품이 몇백억에 거래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NFT 기술이 가져올 새로운 변화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이 대체 무엇일까요?


제대로 된 설명인지는 모르겠는데, (어디서 들은 겁니다.) 비트 코인 같은 암호 화폐를 단 하나만 발행하면 어떻게 될까요? 위변조 할 수 없는 단 하나와 코인. 그 코인은 세상의 단 하나, 원본이 되는 겁니다. 그 개념을 디지털 데이터에 접목한 것이 NFT입니다. (제가 이해한 한계입니다.)


그런데 왜? 그게 뭔 의미인데 난리야?


세상의 모든 활동, 특히 경제 활동은 이미 디지털이 표준입니다. 요새 누가 현금 거래를 합니까? 개인은 아직 현금을 쓴다고 해도 거대 경제 주체들, 국가단위의 거래는 돈의 대이터 신호만 오갈 뿐입니다. 일상의 모든 것이 디지털로 움직이죠. 대부분의 회사원들은 컴퓨터로 디지털 세상에서 일을 하며 인터넷 망이 잠시만 멈추면 국가 재난 상황이 초래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의 위상은 디지털 위에 있었습니다. “디지털? 그래 봐야 가짜야! 실제 물건이 있어야지!” “디지털은 복사하면 끝이야! 원본과 복사본을 구별할 수 있어? 없어!” “오프라인의 아날로그는 세상에 단 하나야! 그래서 가치가 있는 거야!”


아무리 디지털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해도 오프라인 세상에게 꿀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궁극적인 원본의 부재! 오리지널이 없는 세상.


그림을 좀 그려본 입장에서 보면 대부분의 그림 그리기 행위는 오프라인의 아날로그에 기반을 둡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의 하나는 확실한 오리지널의 권리 획득입니다. 솔직히 저의 그림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순간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누군가 마음만 먹는다면 복제할 수 있기 때문이죠. 어디다 배포했는지 상업 용도로 사용했는지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저 같은 무명의 사람이 그린 취미 그림들은 더 방법이 없죠.


가장 큰 문제는 결국 돈이 결부되면 오프라인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취미 그림으로 소소하게 굿즈를 만들어 파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무엇을 만들어도 복제하는 순간 아무나 팔 수 있습니다. 물론 걸리지만 않는다면요. 그래서 오프라인 상점을 만들고 아날로그 제품을 판매합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오리지널의 개념이 모호해지니 사람들의 인식도 디지털 상품에 대한 가치 인식이 없습니다. 즉 화면 속의 디지털 이미지를 돈 주고 산다는 개념 자체가 없는 것이죠. (디지털 이미지를 돈 주고 다운로드하는 사이트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의 시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NFT는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디지털 세상의 아킬레스 건, 원본을 입증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제 정말로 디지털이 오프라인과 맞짱을 뜰 수 있게 된 것이죠.


NFT 작품이 몇백억에 팔렸다는 뉴스들이 자주 들립니다. 이것은 알파고가 바둑을 이겼다는 아주 단편적인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각종 이유도 없는 암호 화폐들이 몇천 포인트 오른 것과 같은 과도기적 현상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NFT로 인해 디지털 세계의 중요한 또 하나의 퍼즐이 맞춰져서 오프라인 세상과 평등해졌다는 것입니다. 이제 디지털 세상은 오프라인 세상의 간섭 없이 돌아가게 됩니다.


암호 화폐로 디지털 세상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산 활동은 어려웠죠. 이제 생산 활동마저 가능해졌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생산활동이란 이미지, 음악, 등등의 데이터들이고 그 데이터 하나하나에 원본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디지털에서 완벽하게 독립적으로 경제 활동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그 무섭고도 설레는 시작이 NFT와 함께 다가온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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