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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Mar 22. 2020

오리지널이 사라지고 있다.

과거의 오리지널로 먹고사는 시대.

내가 그린 클림트 패러디 그림


현재(2020년) 대한민국을 관통하고 있는 트렌드는 "뉴트로"라는 현상일 것이다. "양준일" 이란 지난 시대의 뮤지션을 재소환하는 사건을 만들어낸 것으로 뉴트로 란 현상을 잘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Newtro는 new(새로운) + retro(복고)의 합성어로, 복고이지만 지금의 세대들에게도 먹힐만한 그 무엇을 말한다.


위의 그림은 림트의 유명 그림에 나의 캐릭터를 더해서 그린, 일종의 패러디 그림이다. (이런 것도 뉴트로가 되려나?)


언제부터인가 복고, 레트로가 유행했었다. 이 유행도 곧 사그라들고, 다른 유행이 돌아오고.. 하는 사이클을 탈 줄 알았는데.. 의외로 길게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더니 오히려 뉴트로라는 이름으로 업그레이드가 되었고 그 생명력을 연장하고 있다.


대중 예술(엔터테인먼트)의 영역에서 이제 복고 없이는 산업이 유지되기 어려운 지경이 된 것 같다. 


영화만 보아도 흥행한 작품 중 오리지널 작품의 비중이 얼마나 될까? 마블이나 DC 등의 코믹스, 소설 등등의 원작이 있는 영화 말고, 1편의 흥행을 노리는 속편(2편 3편..) 영화 들을 제외하고, 오리지널 각본으로 만들어진 영화의 비율은 현저히 낮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중음악은 어떤가? 언제부터인가 샘플링 이란 용어를 말하며 합법적으로 옛날 오리지널을 자신의 음악에 삽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유행 음악 만들기의 기초로 자리 잡은 것처럼 보인다. 한발 더 나아가서 기존 오리지널을 그대로 부르는 리메이크는 가장 인기 있는 장르가 되었고, 심지어는 디지털 탑골공원 이라며 옛날의 오리지널 그대로를 틀어주는 서비스는 현재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경제 산업 분야는 어떨까? 창의력을 기반으로 하는 창조경제를 내세우며 혁신을 말한다. 그런데 그 혁신이란, 기존에 있던 서로 다른 오리지널들을 엮는 융합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정리를 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시대가 가장 오리지널이 없는 시대가 아닐까? " "왜? 기존의 오리지널에 업혀가려고만 할까?"


지금 우리는 가장 발전된 디지털 문명 속에 살고 있다. 고성능 컴퓨터를 개개인이 소유하게 되었고, 심지어 그 컴퓨터와 맞먹는 스마트폰이 24시간 우리 손에 쥐어져 있다. 그 어느 시대보다 오리지널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나 장비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창작의 진입 장벽이 확 낮아진 것이다.


오리지널을 어느 때 보다 쉽게 만들 수 있는 여건인데,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진입장벽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오리지널의 비율은 더 떨어지고 있다.


오리지널 만들기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창작자의 수가 늘어났고, 대부분의 창작활동은 쉬워진 환경에 발맞춰 쉽게 창작품을 찍어내고 있다. 오리지널이 아닌 유사품으로 말이다. 거기에 융합이라는 기존 오리지널을 섞어 가치를 창조하는 비즈니스 철학이 그 뒤를 받쳐주고 있다.


나는 스티브 잡스를 좋아한다. 그를 닮으려고 노력도 한다. 그는 기존의 오리지널들을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융합해 창조를 하고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안내해주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도 필요하다. "상대성이론"은 최고의 오리지널로서 그 가치를 평가할 수도 없는 위대함이 있다.


나는 최고의 능력을 발휘한다고 해도 기존의 오리지널을 이용하는 융합적 사고가 한계인 사람이다. 하지만 이 시대의 모두가 그런 길을 가서는 안된다. 이 시대를 위한 오리지널을 만드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지금 영화의 모든 것은 지난 시절 알프레드 히치콕이 오리지널이라고 말한다. 지금 대중음악의 오리지널은 비틀즈라고 말한다. 나는 새로운 오리지널의 탄생을 기다린다. 우리의 상상력은 아직 한계에 도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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