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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Jan 26. 2022

나는 작가인가?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무제 (iPad 7, Adobe Fresco)

인스타그램에 그림을 올리고 처음 “작가님”이라는 호칭으로 댓글이 달렸을 때 얼마나 민망한지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얼마 전 카카오톡의 명함 서비스가 있길래 재미 삼아 만들어봤습니다. 그 명함에 “브런치 작가”, “그림 작가”라고 타이핑하는 순간 얼마나 오글거리는지.. 아마도 함부로 그 명함은 뿌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나는 작가인가?


그런데 “작가”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브런치 작가”라는 호칭이 일개 플랫폼 기업이 만든 마케팅에 불과한 것일까요? 아니면 그것보다는 좀 더 가치를 부여해도 되는 것일까요?


예전에는 작가가 된다는 것을 하늘의 별을 따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과학자와는 또 다른 격의 넘볼 수 없는 저세상 이야기로 생각했죠. 아직도 저에게는 작가라는 호칭이 내 수준과는 맞지 않는 고귀한 것으로 고정관념에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을 보면 많은 발전이 있었네요.


작가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나의 심연 저 깊은 곳에는 그렇게 대단한 존재로 각인이 되어있는 것일까? 작가가 무엇인지 생각해 봤습니다.


글은 누구나 씁니다. 하지만 작가의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은 확실히 나뉩니다. 그 기준은 글의 공개 여부입니다.


글을 쓰지만 자신만 보는 글, 아니면 몇몇 지인만 볼 수 있는 글을 쓰는 사람에게 작가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불특정 다수 모두에게 공개하는 글을 쓰는 사람을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개한 글이 인기가 없어도 작가입니다. 인기 없는 작가이지만..


그렇다면 글만 공개한다고 작가일까요?


공개된 글에 자신의 의견, 견해, 철학이 들어있어야 할 것입니다. 요즘 글쓰기 열풍이 분 이유 중 하나는 글쓰기가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정보를 디지털 문서로 만들어서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글쓰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팔기만을 위해서 쓰는 글은 자신의 의견보다 구매자의 요구를 100% 충족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것은 다른 말로 상품 판매라고 합니다. 상품 판매도 훌륭한 일입니다. 하지만 상품 판매자에게 작가라는 호칭은 부자연스럽습니다.


저는 글을 공개하고 있지만 나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 무섭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정치적 발언도 하고 싶고, 어떤 사안이나 이슈에 대해 비판이나 옹호의 글을 쓰고 싶습니다. 하지만 못하겠습니다. 두렵기 때문입니다.


“작가가 된다는 것은 용기를 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용기가 없는 나는 아직 작가가 아닌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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