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어느 날 아내가 저에게 묻더군요. “당신의 취향은 무엇인가요?” 그때 나의 취향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과정이 인생이다.”라는 명제가 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지만 취향에 대한 감각은 별로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것 같더군요. 그런데, 취향이란 게 무엇인가요?
취향: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취향의 뜻을 검색한 결과입니다. 뜻이 좀 난해하군요. 개인적으로 취향이라 함은 일상생활 속에서 겪는 소소하고 사소한 선택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어!”와 같이 다짐할 때와는 다른, 별다른 결심이 필요 없는 매 순간 선택의 이유가 취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오늘 뭐 먹을까?” “어떤 노래 들을까” 볼펜을 살 때 노란색의 볼펜을 집어 드는 이유. 내 옷장에는 유독 후드 티가 많은 까닭이 취향일 겁니다.
취향이 없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옛날 어려운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에게서는 취향이 안 보일 수도 있습니다. “취향 찾다가는 굶어 죽어.”라고 그 시절 사람들은 말할 겁니다. 하지만 현재를 사는 지금의 사람들 중에서도 취향이 없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도 그런 것 같고요.
왜 취향을 가지라고 말하는 걸까?
몸이 아플 때가 있습니다. 몸이 아프면 입맛이 없어지죠. 그래서 안 먹게 되면 몸은 더 아픕니다. 이때 두 가지 부류의 사람들로 나뉘게 됩니다. 아주 많이 아파서 입맛이 없더라도 특정 음식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사람과 그런 음식조차 없는 사람으로 말이죠. 어떤 사람이 더 행복할까요?
입맛이 없더라도 먹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음식과 어떤 상황에서도 선택할 수 있는 나만의 취향이 일맥상통하게 느껴집니다.
매 순간 나의 취향을 고려한다는 것은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닐 겁니다. 저처럼 게으른 사람에게는 하기 힘든 경지입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시대의 화두이죠.. 그렇다면 나의 취향을 섬세하게 안다는 것이 나를 알아가는 중요한 방법 일 겁니다.
현재, 우리는 집단의 시대에서 개인의 시대로 넘어가는 중요한 과정에 있습니다. 강제로 혼자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이 상황이 지나간다고 해도 개인이 더 중요해진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될 겁니다. 집단 속에서는 오히려 개인의 취향은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시대가 되면 취향 없는 개인은 길을 잃기 쉽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음식점에 가서 메뉴 통일을 외쳤던 나는 이제 나만의 메뉴를 골라야 하는 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