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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Jul 11. 2022

우리는 왜 하늘을 보는 것일까요?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우리는 왜 우주로 가야 할까요? 지구에서의 삶, 아니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서도 쉽지 않은 삶인데 우주가 웬 말입니까?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우주 개발 사업 대신 당장 먹고 살기 어려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지구에 사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평생 동안 지구를 떠날 일이 없을 텐데 대중의 삶과는 너무 동떨어진 우주 개발 아닐까요?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인류들은 우주로 갈 수 없다고 단정 지어도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어쩌면 몇 세대가 지나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겁니다. 우주 관광의 시대가 온다고요? 수십억이 필요한 관광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수는 무시해도 좋을 겁니다.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우리는 왜 하늘을 보는 것일까요?


얼마 전 대한민국 최초의 저궤도 실용 위성 발사용 로켓 "누리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누리호의 발사 성공을 대하는 여러 가지 반응이 있을 겁니다. 그동안 세계 각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우주 개발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무지하다가 자국의 보잘것없는 로켓 하나 발사 성공한 것을 가지고 국뽕이 차 올라 찬양 일색인 우리의 태도를 비난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의 우주에 대한 태도가 편협하고 무지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누리호"의 성공을 폄하하기에는 안타까운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누리호의 도전이 보잘것없지만 위대한 첫걸음이라는 것은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2022년 누리호 발사 장면 (iPad air 4, Adobe Fresco)


인류가 해야만 하는 급한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일들을 모두 뒤로 하고 막대한 자금을 우주에 대한 꿈을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늘을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친 그 옛날 선조들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우리 호모 사이엔스들은 우주의 비밀을 풀기 위해 끝날 것 같지 않은 탐구를 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왜 우주의 비밀을 알아야만 할까요?


그것은 우리 자신을 알기 위해서입니다. 천문학자들은 말합니다. 우리 인간은 별에서 왔다고요.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가 지난날의 흔적을 봄으로서 우리 인간을 알기 위함이라는 것에 동의할 것입니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도 결국 인간을 알기 위함이지요. 철학을 공부하는 것도 과학을 공부하는 것도 수학을 공부하는 것도 결국 인간을 알기 위해서입니다. 인간이 하는 모든 행위는 인간을 알기 위한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의 시작이 우주입니다. 우리는 별에서 왔고 별은 우주가 만들어낸 자식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돈만 번다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이제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나의 취향,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 없이 그저 돈만 벌어서 부자가 되어도 결국 공허한 마음만 남을 것입니다. 인류가 아무리 빛나는 문화와 문명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인류의 근본을 모른다면 허무할 뿐입니다. 우주의 기원이 신이라면 우리의 삶의 방향이 바뀔 것입니다. 신이 없다고 밝혀져도 우리 삶의 근간이 송두리째 흔들리겠죠. 우주가 시뮬레이션이라면? 우주가 홀로그램이라면? 우주가 여러 개 존재하는 다중우주라면? 우주의 정체는 인류의 정체성입니다. 우주는 내가 누군지 알려줍니다. 내가 누군지 알면 나의 삶이 바뀝니다.


우주 개발이 급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합니다. 우주 개발을 꼭 대한민국 사람의 손으로 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우주의 비밀을 좀 더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고 이해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될 것입니다. 과학의 대중화는 의외로 매우 중요합니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 (iPad air 4, Adobe Fresco)

대한민국에서 우주 개발이 시작된 것처럼 세계 각국에서 우주 개발이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우주의 비밀을 밝힌다는 것은 너무도 어렵기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대한민국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한 의미는 단순히 국가 경쟁력을 높였다는 경제적인 측면이 아닙니다. 우주의 비밀을 푸는 위대한 일에 동참했다는 뿌듯함입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말했습니다. “시궁창 속에서도 누군가는 하늘의 별을 바라본다.” 하늘의 별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희망을 상징해왔습니다. 저는 가끔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예전과는 달리 가끔 저 푸른 하늘 넘어의 우주를 생각하곤 합니다. 그럴 때 내가 하고 있는 걱정과 고민이 참 보잘것없는 하찮은 것으로 느껴지게 됩니다. 어느 천문학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주를 바라보면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알게 된다. 그와 동시에 그 작은 존재가 무한한 우주를 탐구한다는 사실에 인간의 위대함을 느낀다.” 오늘 오랜만에 하늘을 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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