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풍경을 그리다 보면 가장 매력적인 풍경의 구성요소는 역시 사람임을 알게 됩니다. 사람이 주인공이 된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다르게 보면 사람은 그저 자연을 빛나게 해 주는 액세서리라는 의미도 될 것입니다. 산책길 풍경을 그리며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참 좋습니다.
가을이 되면서 산책길 잔디밭에 사람들이 많이 머무르고 있습니다. 간단한 텐트를 치기도 하고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을 즐기고 있습니다. 함께 나온 반려동물들도 신나 있네요. 잠자리를 잘 잡지는 못해도 잠자리 채를 흔드는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실력을 가진 아빠들의 모습도 보기 좋네요.
사람들을 그릴 때 은근히 조심스럽습니다. 혹시 자기를 그린다고 화를 내면 어쩌지라는 소심한 저의 성격 때문입니다. 다행인 것은 제가 그린 그림을 보고 자신을 알아볼 수 있을 확률은 0%라는 점이죠. 그래도 사람을 그릴 때 오래 빤히 쳐다보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기분 나쁠 수 있으니까요. 아주 잠시 관찰하고 그린다는 것이 저의 능력밖의 일이라 어렵지만 그래도 재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