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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Sep 04. 2023

비둘기들은 사람들 없이 살 수 있을까?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길들여진다는 것은 편하지만 자신을 잃어버리는 느낌입니다. 길들여진 인간이란 말은 무섭고 공포스럽습니다. 그런데 동물로 시선을 옮기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가축들, 반려동물들.. 인간들은 그들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인간이 그들을 길들인 것일까요? 그들에게 길들여진 것일까요?  그런데 "비둘기"는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비둘기는 몇 안 되는 비호감 동물입니다. 우리는 길들인 적이 없는데 왜 너희들 마음대로 길들여진 거니?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비둘기들은 사람들 없이 살 수 있을까?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수많은 하얀 비둘기들이 날아오르며 개회식을 장식했었습니다. 그 당시에 비둘기는 매우 호감이었죠. 그때 너무 많은 비둘기들이 세상에 나온 것일까요? 도시에 자리 잡은 비둘기들은 피해 다녀야 하는 비호감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어쩌면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사는 방법을 잊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산책길 벤치에 앉았는데 주위에 비둘기들이 많이 있더군요. 비둘기 무리의 한가운데를 걸어가도 그들은 피하거나 날아가지 않았습니다. 먹을 것을 먹고 있으면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비둘기들이 하나둘씩 다가옵니다. 무심코 먹을 것 한 조각을 주었다가는 비둘기 떼에 둘러싸여 공포를 맛봐야 합니다. 날지 않고 걸어만 다니는 뚱뚱한 비둘기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들이 선택한 삶은 비둘기다움을 포기한 것이죠. 비호감인 그들을 보면서 우리 인간은 자연에게 얼마나 비호감일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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