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림한장이야기 Nov 29. 2023

나는 소띠이다.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결국 자신을 감출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인척 흉내 내지만 금방 들통나죠. 꼰대가 아니라며 온갖 힙한 것들을 경험하고 그런 장소에 가고, 현재 시대의 사상을 설파해도 꼰대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사람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죠.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나는 소띠이다.


저는 소띠입니다. 띠 하나만 듣고 대충 그 사람의 나이를 맞출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저와 비슷한 나이 때일 것 같네요. (참고로 저는 띠로 나이를 계산하지 못합니다.) 아마도 이 글을 보는 분들 중 상당수가 저와 비슷한 나이일 것입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연령별 접속 통계가 그렇게 나오기 때문입니다. 


지난 글들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저는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기를 희망합니다. 현재의 표준을 따르려고 노력합니다. 어떤 글들에서는 현재의 젊은 층을 적극 옹호하는 글도 썼었죠. 과거보다는 현재의 가치를 따라가자는 것이 제 글의 기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접속 통계는 내가 어떤 짓을 하든지 내가 관통했던 시대에서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글은 그 사람의 나이와 배경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줍니다. 몇 편의 글이라면 자신을 감출 수 있습니다. 370편이 넘는 글이 쌓인 사람은 자신을 속이고 다른 사람인 냥 행세할 수 없습니다. 한두 번 요즘 영화에 대한 글을 억지로 쓸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자신이 좋아했던 옛날 영화에 대한 글로 돌아오게 됩니다. 요즘 노래를 꾸역꾸역 듣고는 있지만 긴 글로 풀 수 있는 노래는 좋아했던 옛날 노래들이죠.


아마도 대부분 독자들의 연령대는 창작자의 연령대를 따라갈 것입니다. 탁월한 창작자를 가리는 지표가 있다면 독자들의 연령대가 얼마큼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지가 포함될 것입니다. 실력과 내공이 쌓이지 않고서는 다른 세대의 마음을 흔드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늙은 사람들은 젊어지려고 애를 씁니다. 취향이 아닌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음식을 먹죠. 그 이유는 그것들이 지금 힙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현재의 표준이라고 그럴싸하게 포장은 했지만 비슷한 맥락이었습니다. 


현재를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젊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현재 자신이 꼰대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이 아닐까요? 바뀔 수 없는 자신의 취향을 당당히 즐기고 이 시대의 취향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공부는 하기 싫은 것이니 30% 정도 하면 충분할 것 같네요. 꼭 지켜야 하는 현재의 표준들이 있습니다. 그것들만 지킨다고 해도 현재를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렇다면, 가장 낭만적인 애니메이션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