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그림 그릴 때 소음은 사라집니다. 야외 드로잉을 할 때 그 무수한 소음들과 잡음들은 사르르 사라지고 그림에 집중하게 됩니다. 카페 같은 곳에서 드로잉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들은 어느새 들리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소리에 꽂히는 순간 그 소리는 더 또렷이 들리게 되죠.
위의 그림은 치과 병원에서 기다리는 시간에 그린 그림입니다. 기다림의 시간에 그림을 그리면 아주 좋습니다. 마치 그 공간에 나만 있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그날은 고요한 나의 집중력을 뚫고 들어오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치과 손님과 치과 측이 싸우는 소리였습니다.
치과 치료비가 너무 비싸죠. 경제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는 요즘, 치과 진료비는 더 크게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치과에서 들려온 다툼의 정체는 진료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저의 집중력은 흐트러졌고 다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죠.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마음을 차분히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집중하다 보면 잡음은 사라지지만 어떤 사소한 소리는 의외로 잘 들리게 됩니다. 그 소리가 싸움의 소리가 될 수도 있지만 아름다운 소리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음 그림 그릴 때는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