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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Mar 20. 2024

내가 영화를 닮아가다니!

영화 속에서 나를 찾다.

(영화"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As Good as It Gets"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어떤 영화를 닮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전혀 나의 삶과는 무관했습니다. 그저 재미있는 허구의 이야기일 뿐이었죠. 그 영화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As Good as It Gets)"입니다. 


영화 속에서 나를 찾다.

내가 영화를 닮아가다니!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1997년에 개봉했습니다. 1997년의 저는 참 젊은 나이였습니다. 그때의 삶과 지금의 삶은 많이 변해있습니다. 그런데 문뜩 지금의 삶이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와 닮아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하나하나 비교해 보겠습니다. 


1. 영화 속 주인공 멜빈 유달은 강박증 환자이자,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사회성이 결핍된 사람입니다. 혹시, 제가 "분노 조절 장애와 마주하다"라는 브런치 매거진을 발행하는 것을 아시나요? 그렇습니다. 저도 불안이 심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증상이 있습니다.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한 장면

2. 주인공 멜빈 유달은 강아지도 질색하는 인간이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이웃의 개를 돌보게 된 후 강아지를 사랑하게 되죠. 저도 강아지를 괴롭히는 못된 어린아이 시절을 지났고 강아지를 키울 것이라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지금 저는 강아지 세 마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포메라니안들과 도시생활"이란 브런치 매거진도 발행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저는 강아지들(메이, 오이, 모카)이 없는 삶이 오히려 상상이 안됩니다.


3. 주인공 멜빈 유달은 작가입니다. 저의 글은 형편없지만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수준 차이와는 상관없이 그냥 작가로 퉁쳐봅니다.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한 장면

4. 영화 속에서 이웃집 화가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저도 그림을 그립니다. 낙서 수준이기는 하지만 그림을 그립니다.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이라는 이름도 붙였습니다.


5. 주인공 멜빈 유달은 중년입니다. 머리숱도 별로 없죠. 저 역시 옛날 사람이고 머리카락은 날이 갈수록 빠지고 있습니다.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한 장면


나와 닮은 상대를 좋아하거나 또는 싫어하게 되는 극단적인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나와 닮았다는 사실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는 것이죠.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계속 신경 쓰이는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세월이 더 흘러 저의 삶이 또 바뀌어서 영화와 상관없어진다고 해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영화가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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