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찰리 채플린"이 말한 명언이 있죠.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풍경 그림을 그리고 있노라면 멀리 보이는 풍광이 무척 아름다워 보입니다. 저 멀리 나무 숲에 들어가 풀밭에 앉고 싶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곳에 들어가면 온갖 곤충들과 쓰레기들이 불쾌하게 만들겠죠.
그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꼭 듣게 되는 조언이 있습니다. "그림의 전체를 보라." 전체 그림의 조화를 신경 쓰다 보면 자잘한 세부 묘사에 대한 걱정은 사라지게 됩니다. 그림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그림 전체를 보기 위해 한 발짝 물러나서 자신의 그림을 보라고 말하죠. 조금 멀리서 흐린 눈으로 쳐다보면 엉망인 저의 그림도 그럭저럭 괜찮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사소한 선 하나, 묘사 하나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면 그림 전체를 완성하지 못하죠. 잘못과 실수로 이루어진 그림도 전체로 보면 완성작이 됩니다.
하지만 저 멀리 풍경 속의 사람 얼굴이 궁금해집니다. 멀리 있는 그 사람의 표정은 알 수 없는데 저의 무의식은 그가 웃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흐릿한 전체이미지를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좋게 해석합니다. 색깔을 화사하게 쓰면 더욱 낙관적인 상상을 하게 되죠.
사람 얼굴을 그리면 표정을 볼 수 있습니다. 대상을 자세히 가까이 보게 되죠. 웃는 표정이 한 번의 실수로 울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기쁨과 슬픔은 가까이 있습니다. 사람의 표정은 오묘해서 같은 그림도 어떨 때는 기쁘게, 어떨 때는 슬프게 보입니다. 자세히 보면 기쁨만 있는 표정은 없죠.
그림을 그려보세요.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말을 직접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은 멀리 보기도 해야 하고, 가까이 보기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