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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만년필 사용 후기

by 그림한장이야기

나의 로망이었던 만년필 드로잉을 한 지 20일은 넘은 것 같네요. (이 글을 쓰는 현재 기준입니다.) 지난 글, "다이소에서 만년필도 팔다니!"에서도 언급한 다이소에서 구입한 만년필입니다. 다이소 만년필은 쓸만했을까요?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다이소 만년필 사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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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만년필이 저렴한 가격이어서 정신없이 구입하다 보니 세 가지 종류의 만년필이 제 손안에 있네요. 지금 주력으로 사용하는 만년필은 3000원짜리 만년필입니다. 먼저 전제해야 할 것이 있는데 다이소 상품들의 퀄리티가 일정할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뽑기 운이 존재할 가능성이 다른 제품들보다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이야기할 내용들은 저의 경우에만 국한될 수 있습니다.


다이소 1000원짜리 만년필들은 힘을 어떻게 주느냐, 펜촉의 각도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잉크 끊김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신경 써서 쓰면 끊김 없이 잘 나오는데 신경 쓰면서까지 사용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반면 3000원짜리 만년필은 간혹 잉크 끊김이 있었지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다이소 만년필로 주로 드로잉을 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아마도 글을 쓰는 것보다 잉크 소비가 많았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잉크가 빨리 소모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만년필의 특징인 것 같기도 한데 확실하지 않네요. 저의 드로잉북이 피그먼트 라이너 펜으로 작업할 때는 다음장에 선자국이 남지 않았는데 만년필은 남더군요. 다음장에 드로잉을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만년필이 잉크를 더 많이 흘려보내는 것 같습니다.


저의 실수였지만 1000원짜리 만년필과 3000원짜리 만년필의 잉크 카트리지가 호환이 안되더군요. 두 종류의 카트리지를 한 곳에 두었다가 낭패를 보았습니다. 카트리지를 마구잡이로 3000원 만년필에 꼽았다가 1000원짜리 만년필의 카트리지는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몰라서 그 카트리지를 보관하고 있는 데 사용할 수 없겠죠? (다이소 만년필을 사면 여분의 카트리지가 들어있습니다.)


3000원짜리 만년필에는 컨버터를 제공합니다. 지금 마지막 잉크 카트리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잉크가 떨어지면 별도로 잉크를 구입해서 컨버터로 사용해 볼 예정입니다.


다이소 만년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신뢰성입니다. 별도로 잉크를 구입해서 컨버터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컨버터가 제대로 작동할지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잉크를 비싼 것을 사야 할지 저렴한 것을 사야 할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컨버터 불량으로 잉크를 사용하지 못할지도 모르니까요. 그뿐만 아니라 아래 그림처럼 다이소 만년필만 별도로 비닐팩에 넣어 다니고 있습니다. 잉크가 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죠.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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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입니다.

제가 다시 다이소에서 만년필을 산다면 3000원 이상의 만년필을 사겠습니다. 만년필 기분을 좀 내면서 막 쓰기에는 나쁜 것 같지 않습니다. 갑자기 다이소 만년필에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니 여분의 펜은 꼭 챙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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