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스에 료코
(영화 "철도원"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지 못하고 스스로 나락으로 떨어진 유명인들이 있습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검색을 해보니 "히로스에 료코"는 불륜녀라는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더군요.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 아직도 저의 기억 속엔 그녀가 청순함 그 자체로 남아있는데 말이죠..
일본 문화가 개방되기 전 어린 시절, 일본 여배우들은 대한민국의 사내아이들에게 판타지의 대상이었습니다. 일본 영화로 접한 일본 여배우들 중 첫 번째로 팬이 된 케이스가 저에게는 "히로스에 료코"였습니다. 그녀가 등장했던 영화는 "철도원"이었죠.
영화 철도원은 자신을 희생해 묵묵히 철도원의 업을 완수했던 한 남자의 일생을 그리고 있습니다. 처음 그 영화를 볼 때는 감동적이었는데, 지금 철도원이란 영화는 "꼭 그렇게까지 일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워라밸이 무너진 어느 불쌍한 남자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집니다. 영화의 메시지는 시대가 바뀌어 퇴색되었지만 지금에도 퇴색되지 않는 영화 속 요소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히로스에 료코의 빛나는 모습입니다.
옛날에는 방법이 없어서 좋아하는 외국 스타들의 정보를 접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너무도 쉽게 그 시절 그들의 동영상을 접할 수 있습니다. 세상이 좋아졌다고 느끼는 순간입니다. 히로스에 료코가 가수로도 활동했다는 것을 어렴풋이 듣기는 했었는데 본 적이 없었습니다. 유튜브에서 그녀의 풋풋했던 초창기 가수시절부터 쭉~ 찾아보는 것이 요즘 저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청순 발랄했던 그녀의 노래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기분 좋게 만들어주네요. (개인적으로 노래를 썩 잘했던 가수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노래 실력을 떠나서 그냥 바라보게 만드는 매력을 발산합니다.)
위의 그림은 히로스에 료코의 귀여움을 극대화시킨 어느 사진을 보고 그린 것입니다. 그림에서는 그 귀여움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네요.
짧은 단발머리 스타일이 가장 잘 어울렸던 배우로 히로스에 료코를 빼고 말하수는 없을 것입니다. 미소년과 미소녀의 중간 어디쯤에 있었던 그녀는 독보적인 이미지의 소녀 캐릭터였습니다. 그런 그녀가 정 반대의 안 좋은 이미지로 추락하는 날이 오다니요.. 세월은 흐르고 모든 것은 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