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어느 유명 건축가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카페는 주거 환경이 열악한 사람들의 거실이다." 좁은 원룸에 살 수밖에 없는 사회 초년생들이 카페로 나와 공부하며 시간을 보내는 이유를 설명하는 한 문장입니다. 저도 산책길을 이렇게 말하고 다닙니다. "산책길은 저의 정원입니다."
대한민국 도시에 사는 사람들 중 정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까요? 특별히 정원 가꾸기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원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초록 초록한 산책길은 정원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키기에 최고의 대안인 것 같습니다.
외국의 귀족 저택들은 어마어마한 정원이 딸려있더군요. 자동차를 타고 정원을 돌아봐야 할 정도였습니다. 산책을 하면서 공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저는 지금 걷고 있는 산책길이 저의 정원이라고 상상하곤 합니다. "이 넓은 공간을 이웃 주민을 위해 개방했고, 그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있다." 이런 공상을 하며 혼자 키득거리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말 산책길을 나의 정원처럼 아끼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좋고 쾌적한 산책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