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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Aug 16. 2024

8월 단골 그림, "8월의 크리스마스"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8월인데 그 그림 안 그려?" 아내가 말했습니다. 저를 매우 잘 아는 사람이기에 8월에 제가 자주 그리는 그림을 그녀는 알고 있습니다. 8월뿐만 아니라 4월에도, 첫눈이 날리는 겨울에도, 그 밖의 특정 시기에 꼭 그려야 하는 그림들이 저에게는 있습니다.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8월 단골 그림, "8월의 크리스마스"


8월에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한 장면을 그려야만 합니다. 안 그리면 저의 마음에 뭔가 찜찜한 게 남거든요. 단단히 습관이 들어버렸습니다. 안 하면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드는 그 순간부터 습관의 시작이라고 말하더군요.


저의 지난 글들에서도 "8월의 크리스마스"는 종종 등장했습니다.

- "당신의 판타지는 무엇입니까?"

- "잊고 있던 영화 장면에서 깨달은 것"

아마도 "8월의 크리스마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대한민국의 영화일 것 같습니다. 확신이 없는 이유는 다른 영화를 보면 그 생각이 또 바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제가 좀 우유부단하거든요. 그래도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제가 가장 많이 그림으로 옮긴 대한민국 영화라는 것입니다.


위의 장면은 남자 주인공 정원이 스쿠터를 타고 가다가 여자 주인공 다림을 발견하고 자신의 스쿠터에 태우는 모습입니다. 이 장면에서 썸 타는 남과 여의 들뜬 마음을 제대로 목격할 수 있습니다. 장면은 이렇게 구성되죠. - 다림이 무거운 짐을 들고 걸어가고 있습니다. 아주 짜증스러운 표정입니다. - 그런데 저 멀리서 정원이 스쿠터를 타고 오는 것을 발견하죠. 벌써 얼굴엔 미소가 번집니다. - 정원이 자신을 스쳐 지나가지만 곧 자신에게 돌아올 것을 확신하는 표정이죠. - 그녀의 예상대로 정원의 스쿠터는 다림에게 돌아옵니다. - 몇 마디 대화가 오고 가고 정원은 스쿠터 뒷자리에 그녀를 앉히죠. - 정원은 장난스럽게 스쿠터의 속도를 올립니다. - 다림은 속도를 핑계로 그의 허리를 감쌉니다. - 그렇게 별것 없던 그들의 일상은 최고의 하루가 됩니다. 

https://youtu.be/LY8bHyUEK-c?si=IELpYndCY-F4Q6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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