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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Feb 19. 2020

그 옛날 유선 전화는 나를 묶을 수도 있었다.

유선 전화기의 기억

유선 전화기를 사용하다가 전화기 선에 얼굴이 감긴 그림

위의 그림은 유선 전화기를 쓰다가 어느새 전화선이 나를 묶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에는 정말 저랬다. 꼭 저렇게 내 몸을 감는 것이 아니더라도 쓰다 보면 전화선이 꼬여서 정기적으로 선을 풀어줘야 했다.


정말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아직까지 일반적으로 쓰고 있는 전화기 아이콘을 못 알아보는 젊은 사람들이 있다는 말을 듣고 나는 많이 놀랐었다. 전화기 모양의 손동작도 왜 그렇게 하는지 이해를 못한다고 한다. 


4차 산업의 시대, AI의 시대 등등으로 불리는 지금. 이 놀라운 발전을 가져온 것은 전화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스마트 폰 때문이다. 24시간 내 손안에 있는 컴퓨터, 스마트 폰은 기존의 책상 위 컴퓨터와는 다르게 엄청난 속도로 새로운 세상으로 진입하게 했다. 스마트 폰으로 만들어 내는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AI의 눈부신 발전에 핵심이 되었다.


전화기라는 것이 이런 중요한 물건인지 정말 몰랐다. 


한 가구에 전화기가 1대인 시대를 난 살았다. 그때는 전혀 불편함을 몰랐다. 더 놀라운 것은 전화를 특정한 장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불편하다고 인지 하지도 못했다. 


전화를 일정 구역 이외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가?!  


이제 전화기는 죽었다. 지금의 스마트 폰은 전화기가 아니다. 스마트 폰은 초소형 컴퓨터에 통신 기술이 들어간 것이다. 옛날 사람인 나의 관점에서, 전화기는 이제 정말 죽었다. 


애니메이션 "코코"에서 진짜 죽는 것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전화기는 이제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옛날 영화 "유 콜잇 러브"라는 영화를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소피 마르소"의 리즈 시절이라고 생각한다) 그 영화에서, 사랑하는 애인에게서 오는 전화를 받아야 하는데, 누가 전화를 사용해서 못 받는 상황이 나온다. 그래서 못 참고 집을 뛰쳐나가 동전을 넣고 공중전화를 한다. 지금 우리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기술의 발전이 좋다. 나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다만 나 혼자 그때를 추억하며 미소 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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