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는 그 사람
(영화 "슈퍼맨 1978년작", "프렌치 커넥션 The French Connection"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배우 "진 해크먼"의 사망소식이 2025년 2월에 전해졌습니다. 그의 사망 관련해서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배우로서 그를 추모하고 그가 주었던 영화의 기억으로 그를 추억하려고 합니다.
슈퍼 히어로 영화가 주류로 자리 잡은 지금과 달리 예전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장르였죠. 특히 빌런이 주목받기는 더욱 힘든 시대였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기억하는 슈퍼 히어로 장르의 빌런을 연기했던 배우가 "진 해크먼"이었습니다. 1978년 영화 "슈퍼맨"에서 진 해크먼은 "렉스 루터"역으로 나옵니다.
아쉽게도 진 해크먼의 빌런 연기가 좋은 평을 듣지는 못했나 봅니다. 그 후 "잭 니콜슨"의 "조커" 연기에 모두가 환호했던 거에 비하면 조용했었죠. 하지만 저의 기억에 처음으로 자리 잡은 진 해크먼의 모습은 슈퍼맨의 빌런, 렉스 루터였습니다.
그 후 TV에서 방영해 준 영화들 속에서 진 해크먼의 모습을 자주 접했었죠. "포세이돈 어드벤처", "머나먼 다리"등이 생각납니다. 세월이 흘렀어도 그는 극장 개봉작으로 꾸준히 우리를 찾아왔었습니다. "용서받지 못한 자", "야망의 함정", "퀵 앤 데드", "크림슨 타이드",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등등의 작품들 속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죠.
개인적으로 "진 해크먼"의 영화들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프렌치 커넥션" 시리즈입니다. 2편까지 나온 영화인데 1편은 그야말로 명작이고 2편도 우려와는 달리 잘 나온 수작이었죠. 2편의 저주에 안 걸린 몇 편들 중 하나일 것 같네요.
영화 "프렌치 커넥션"을 지금 생각해 보면, 대한민국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극 중의 "박중훈"과 "진 해크먼"이 묘하게 비슷해 보이기도 하네요. 진 해크먼의 독특한 개성이 묻어나는 형사 연기가 일품인 영화입니다. 영화 자체도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죠. "누아르", "하드보일드", "수사물"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배우 진 해크먼은 잘 생긴 배우가 아닙니다.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외모도 아니죠. 전성기 때부터 머리숱이 별로 없는 안타까운 외모였습니다. 그러나 배우에게 외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 배우였죠. 그가 나온다는 이유로 영화는 신뢰를 받을 수 있었고 그의 연기로 영화의 격이 한 차원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했었습니다. 그의 모습을 남겨진 영화 속에서나마 볼 수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