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는 그 사람
(영화 "로마의 휴일 Roman Holiday", "티파니에서 아침을 Breakfast at Tiffany's"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오드리 헵번"의 인생 캐릭터 두 가지를 선정한다는 게 개인적으로 너무 어려웠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였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수많은 캐릭터들이 마구 떠오르지만 이 두 캐릭터들을 빼놓고 그녀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네요.
영화 "로마의 휴일"의 "앤 공주" 캐릭터는 "오드리 헵번"이란 배우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녀의 필모(filmography)를 보면 로마의 휴일 이전에도 몇 편의 영화들에 출연했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지만, 오드리 헵번이란 배우의 탄생은 앤 공주 캐릭터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봐야 하겠죠.
앤 공주를 그녀의 인생 캐릭터 첫 번째로 선정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으로 봅니다. 오드리 헵번 개인의 캐릭터를 넘어 세계 영화사 전체를 아우르는 아이콘이 되었으니까요. 문제는 두 번째 캐릭터의 선정입니다.
"사브리나", "전쟁과 평화", "퍼니 페이스", "파계", "샤레이드", "마이 페어 레이디", "영혼은 그대 곁에" 등등 주옥같은 작품들 속 캐릭터들이 눈에 밟히지만, 개인적으로 오드리 헵번을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하는 그 캐릭터를 두 번째로 선택하겠습니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홀리"입니다.
"홀리"가 아무도 없는 새벽 뉴욕거리를 걷다가 "티파니"의 쇼윈도에 멈춰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장면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 압도적인 장면이 영화의 오프닝에 불과하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감히 말하지만 이 오프닝 장면 하나만으로 영화의 50%는 완성된 것입니다.
제가 그림을 그리는 한 오드리 헵번은 계속 그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위의 두 캐릭터가 주로 모델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죠.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들 중 최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생의 두 가지 캐릭터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