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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Mar 30. 2021

내가 지금장사한다면 꼭해야 할것 1가지

현금 말고다른 것

내가 지금 장사한다면 꼭 해야 할 것 1가지


팬데믹 상황이 오래되면서 조그만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은 눈덩이처럼 크게 불어나고 있다. 동네 여기저기 폐업한 빈 가게 자리들이 보이고 예전 같은 분위기는 없다. 위드 코로나 (With Corona) 시대라며 코로나와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팬데믹의 종식 여부와는 상관없이 세상은 이미 변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렇다면 변해버린 세상에서 장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장사를 한 번도 안 해봤다. 장사에 대한 이론이나 어떤 지식도 없다. 얼마 전 조그만 김밥집에서 김밥을 샀던 기억에서 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의 경험은 이렇다. 김밥집 안에서 먹는 것이 좀 꺼려져서 김밥 한 줄을 포장해서 나왔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결제를 위해 카드를 건넸고, 김밥을 썰던 아주머니는 내 카드를 받아서 결제를 했다. 그런데 건네받은 카드에는 김밥의 참기름이 묻어있었다. 아주 일상적이고 많이 겪어본 상황이다.


예전 같으면 그냥 바지에 카드를 쓱쓱 문질러서 집어넣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신경이 쓰였다. 물티슈가 있으면 카드의 양면을 깨끗하게 닦고 싶은 욕구가 차올랐다. 


전에는 이 조금만 김밥가게의 결제 시스템에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생각이 드는 나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내 스마트 폰의 XX페이로 띡~ 스캔해서 결제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불필요한 접촉도 없고 좋을 텐데.." 


나는 어떤 장사를 해야지 돈을 벌 수 있는지 모른다. 어디가 입지가 좋은지 창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앞으로 트렌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장사를 한다면, 동네 구멍가게를 할지라도 실물 현금 결제뿐만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디지털 결제수단도 적극 도입할 것이다. 


이제 무시 못할 정도의 사람들이 현금을 안 가지고 다니는 것 같다. 나 역시 집 앞 편의점 방문이 목적이라면 스마트폰 하나 달랑 들고 집 밖을 나선다. 거의 대부분의 편의점에서 각종 디지털 페이 시스템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iPad 7 , Adobe Fresco)

동네 주변에 특정 요일만 되면 작은 시장이 선다. 그곳의 닭강정이 참 맛이 있다. 그런데 나의 주머니에 의외로 현금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곳은 현금 결제가 기본이다. 운도 없이 시장이 설 때만 나는 현금이 없는 것이다. 요즘은 그래도 계좌이체로 결제가 가능한 게 참 다행이다. 조금만 걸어가면 천 원에 5개를 주는 가성비 갑인 붕어빵 파는 곳도 있다. 이곳도 이제는 계좌이체로 결제할 수 있다. 


스마트 폰으로 계좌이체가 아주 쉬워져서 계좌이체라는 방법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나는 디지털 페이 결제라는 것에 장사하는 사람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주기를 바란다. 결제의 편의성이나 그 밖의 기능들에서 계좌이체보다 디지털 페이가 앞서는 면도 있지만 그보다 디지털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시 잡아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대기업이나 쿠팡, 카카오, 네이버 같은 디지털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동네의 김밥집, 하루 동안 잠깐 서는 임시 시장, 그리고 포장마차에서 파는 붕어빵 아줌마에게까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할 현재 진행형이다. 


중국에서는 구걸도 QR코드를 이용해서 디지털 결제로 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 구걸하는 사람은 확실히 현금만 받는 사람보다 많이 벌 것이 분명하다. 계좌이체 보다도 수입이 많을 것이다. 이유는 계좌이체보다 QR코드 인식 한 번이 편하기 때문이다. 내 돈을 남에게 줄 때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돈을 주고 싶은 마음이 흔들리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내가 장사를 한다면 그것이 무엇이 되든 디지털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할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 상권의 조사, 입지, 권리금, 임대료, 등등보다 더 중요한 장사의 필수요소가 될 것이다. 


동네의 특정 요일마다 서는 임시 시장의 내가 좋아하는 그 닭강정집이 각종 디지털 페이로 결제도 가능하고, SNS로 장이서기 전에 소통을 하며, 이벤트도 벌이고 해서 고정 팬층을 확보만 해도 지금 보다는 좀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더 발전한다면 시장이 서는 날만 아니라 SNS로 정보를 공유해서 언제 어디서나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동네 소규모 장사하시는 분들은 아직 기존의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 제로 페이로 재난 지원금이 지급되었기 때문에 제로 페이 결제 정도 가능한 수준이다. 배달 앱의 입점도 어쩔 수 없이 실행하고 있지만 시류의 파도에 쓸려 다니는 모양새이다. 눈치로 보아서는 빨리 팬데믹 상황이 끝나서 익숙한 지난 시절의 시스템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 돈이 아니어서 오는 불안감, 실제 세상이 아니라는 거부감.. 이런 디지털 시스템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작은 동네 장사의 영역에서도 중요하게 되었다. 그것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나랑 상관없이 변한 세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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