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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만으로 그림 그리는 방법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by 그림한장이야기

펜 한 자루로 그림을 그려본 경험이 있나요?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 같은데.. 어릴 때 첫 그림이 연필로만 그린 것이었죠.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색을 사용하지 못하면 그림을 그릴 엄두를 못 내는 것 같습니다. "빨간 우산을 어떻게 검은 펜으로 그려요?"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검은색만으로 그림 그리는 방법


네. 맞습니다. 검은 펜으로 빨간 우산을 그릴 수 없죠. 빨간 우산은 빨간색이 필요합니다. 세상의 장면을 그리려면 총천연색의 색깔이 필요하고 그 색들의 재료가 필요합니다. 저는 무거운 것을 들고 다니는 것이 정말 싫습니다. 그 많은 재료들을 들고 다닐 수 없습니다. 펜 한 자루의 가벼움을 선택했고 대신 다양한 색깔을 포기했습니다.


검은 펜 한 자루지만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색이 또 하나 있습니다. 흰색 (종이색)입니다. 이제 검은색과 흰색이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선으로 외곽선만 따는 수준이었죠. 선으로 외곽을 그리는 것이 제일 어렵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다음 단계로 펜드로잉의 꽃이라고 말들 하는 해칭, 음영 넣기를 하게 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어디를 흰색 (종이색)으로 남기고 어디를 검은색으로 채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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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과 흰색, 채울 곳과 비울 곳을 선택하기란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아직까지도 그 선택을 잘못해서 그림을 망치고 있죠. 제가 나무를 그리는 방법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나무의 몸통과 줄기, 잎을 그리는데 몸통을 검은색으로 해야 할지 줄기, 잎을 검은색으로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나무만 단독으로 그린다면 큰 문제가 안되는데 풍경의 일부로 들어가는 순간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나무 주위를 검은색으로 채워야 할 경우가 많다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으로 배웠습니다. 그렇다면 나무는 흰색으로 놔두어야 한다는 것이죠. 모두 검은색으로 채우면 분간이 안되니까요. 적어도 나무 몸통부위와 가지는 흰색으로 남겨야 나무의 존재가 보입니다.


검은색 하나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의외로 생각할 것들이 많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검은색과 흰색(여백)이 잘 조화를 이룬 그림은 웬만한 컬러 그림보다 멋진 결과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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