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긴다는 쌍팔년도식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말발 하나로 사람들을 구워삶아서 성공했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말 잘하기 위해서 이런저런 노력과 공부를 했었습니다.
일상을 여행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잘 설명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말하면 조금이라도 그 뜻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요? 입을 열어 떠드는 방법으로는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성격적으로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힘든 것도 있었지만, 말이라는 것이 오류와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었습니다.
글이 말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지금에서야 체감하고 있습니다. 글도 오류와 왜곡이 발생하지만 상대적으로 말보다는 그 빈도가 낮습니다. 제 글이 수준이 떨어진다고 해도 저의 말보다는 높은 수준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신중히 말한다고 해도 구조적으로 글을 따라갈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림이 가진 힘이 이렇게 강력한지 전에는 전혀 몰랐습니다. 우리가 의사 표현하는 수단들이 가지고 있는 해상도는 생각 외로 많이 떨어집니다. 그 해상도로는 우리가 의도하는 것의 일부분만 전달 가능합니다. 그림은 그 해상도가 엄청난 고해상도입니다. 말과 글이 표현하지 못하는 영역까지 해상도를 확장시켜 줍니다. 우리는 그것을 아름다움, 공감, 느낌, 소통, 영감, 감동 등등의 이름으로 부르죠.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이 그런 이름들로 불려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