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글씨와 펜 드로잉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더위가 저의 시간 감각을 마비시켰습니다. 8월에 그려야 하는 그림을 7월에 그리고 말았네요. 너무 더워서 제 무의식이 현재를 8월이라고 착각했나 봅니다.
뭔가에 홀려 그리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장면이었습니다. 기억나는 것은 그림을 그리는 순간 너무 더웠다는 것입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를 조금은 우스꽝스럽게 설명한다면 "썸만 타다가 끝나는 영화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의 팬으로서 제 스스로가 그런 설명은 용납하기 어렵네요. "썸"이라는 단어가 이 영화에서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내 기억 속의 무수한 사건들처럼 사랑도 언젠가는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 준 당신께 고맙단 말을 남깁니다.
위의 글은 8월의 크리스마스, 정원(한석규)의 내레이션 중의 한 대목입니다.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도 그 어떤 사랑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그나저나 8월에는 뭘 그림으로 그리고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계획에 차질이 생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