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다시 아날로그로...

손글씨와 펜 드로잉

by 그림한장이야기

그림을 처음 시작할 때 저는 펜과 종이만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디지털 드로잉을 해야만 할 것이라고 생각했었죠. 세상의 표준이 디지털이니까요. 아이패드를 구입했고 디지털 드로잉을 병행했습니다. 그 후 겨우 6년이 조금 더 지난 지금, 2026년의 세상은 저의 생각과 너무도 다르게 흘러가고 있네요.


손글씨와 펜 드로잉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다시 아날로그로...


세상은 디지털을 아득히 뛰어넘어 AI의 시대가 되었고, 인간은 더 이상 디지털로는 AI를 이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의 정점에서 소외된 인간은 오히려 아날로그로 되돌아가려는 듯합니다.


사람들이 안 보던 책을 읽고, 인문학적 사색을 하며, 다시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동안 종이 위에 그림을 그려왔던 아날로그 과정이 고맙게 여겨질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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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빠르게 표준이 옮겨간 이유는 돈이 디지털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산업이 디지털을 채택했으니까요. 그런데 디지털의 정점인 AI는 돈만 오라고 합니다. 인간은 방해가 되니 오지 말라고 합니다.


믿었던 디지털에게 배신당한 기분입니다. 이제야, 느리고 둔했지만 충직한 아날로그의 진가를 깨닫게 됩니다.


저는 디지털 도구를 손에 쥐고 그림을 계속 그릴 것입니다. 물론 펜도 손에 쥘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AI의 도움도 받을 것입니다. 그림에서 중요한 것은 아날로그도, 디지털도, AI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림에서 변하지 않는 것, 그것을 찾아 모험을 떠나고 싶습니다. 아마도 그 모험은 실패로 끝나겠죠. 어쩌면 변하지 않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그 지난한 모험의 과정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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