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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등 이야기

모든 올림픽 선수들에게 박수를

by 그림한장이야기

4등 이야기


3등까지 상을 주는 경기에서 4등 이하는 어떤 의미일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럴 바에는 그냥 처음부터 대충 해서 꼴등을 하는 것이 에너지 소비도 안 하고 더 좋지 않을까 말할 수 있다. 우리는 그렇게 상위 등수에 들어가기 위한 삶을 살고 있다.


얼마 전 끝난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등을 한 선수 한 명을 보게 된다.


대한민국 육상 남자 높이뛰기 선수 “우상혁”이다. 그는 4등에 그쳤다. 그러나 화면 속 그는 얼마나 행복해 보이는지 내 마음이 다 즐거워졌다. 그는 왜? 4등을 하고 그렇게 좋아하는 것일까? 동메달도 못 받는데…


가장 행복한 4등 (iPad 7, Adobe Fresco)


우리가 그렇게 집착하는 등수를 빼버리고 바라보면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된다. 올림픽 4등의 우상혁 선수는 대한민국 남자 높이뛰기 신기록 2m 35를 달성한 훌륭한 선수이다.


1등과 2등의 차이는 무엇일까? 3등과 4등의 차이는 무엇일까? 1등과 꼴찌의 차이는 무엇일까?


3등까지만 가치를 알아주는 이 세상에서 우리 대부분은 4등이다. 1,2,3등과 그 나머지에서 그 나머지가 우리들이다. 하지만 등수를 빼고 보면 우리 모두 각자의 삶에서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훌륭한 선수들이다.


올림픽 정신이 갈수록 퇴색되고 사라지고 있지만 올림픽 위원회에서는 국가별 순위를 공식 발표하고 있지 않다. 올림픽에서 국가 순위가 높은 게 얼마나 중요할까? 올림픽에서 국가 순위가 높아지려면 최소 동메달 이상을 따야 한다. 4등 이하는 그렇게 버려진다. 국가 순위를 정하는 방식도 참 웃기다. 금메달 하나는 모든 은메달을 이기고 은메달은 모든 동메달을 이긴다. 과연 누가 정한 기준일까?


나는 대한민국이 스포츠 강국이 되어서 좋다. 나의 스포츠 강국 기준은 올림픽 상위 등수가 아니다. 얼마나 많은 올림픽 종목에 선수들을 참가시킬 수 있는가이다. 올림픽이 열려야만 다양한 스포츠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자국 선수들이 출전하고 있는지 여부는 아주 중요하다. 경기 관람의 재미를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도쿄 올림픽이 끝났다. 올림픽에 참가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4등 이하이다. 그러나 그들이 없다면 올림픽은 완성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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