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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치하이커 Jan 20. 2022

사기업에서 공무원까지 나의 직장생활 분투기(1)

글 좀 써보자, 돈 좀 벌어보자

평생을 계약직이었다.


신분의 불안, 경제적 궁핍은 일상이었고 굳이 누군가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도 평균적인 상태 그대로도 이미 만성 스트레스를 달고 살았다. 내게 걱정 없는 삶은 불가능할  같았다. 계약기간은 연장될까, 다음 직장은 어디를 지원해야 하나. 전세금 상환 걱정에 아기 분유값 걱정에 채용사이트를 뒤지고 나도 뒤지게 힘들게 여러 직장을 전전하던 어느 , 드디어 정규직 공무원이 되었다.


공무원이 되니 좋다. 시간도 많고 사회적으로도 인정받고, 안정적이다. 비로소 여유가 생기니 평생의 꿈인 글쓰기에 대한 욕망이 고개를 내밀고 그동안 가슴에 묻었던 이야기들이 요동친다. 잊고 싶었던 괴로운 기억, 나누고 싶은 추억의 페이지가 소환되자 경험을 책으로 만들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까지 미친다. 프로 N 잡러라면 한 두 가지 직업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부자들은 근로소득으로 돈을 벌지 않는다. 최고의 소득은 기타소득이고 저작권은 연금이나 다름없다. 세금으로 22% 떼어가도 좋으니 한 달 200만 꾸준히 벌 수 있다면 공무원도 포기할 수 있다. 미친 듯이 흔들리는 40대 불혹을 앞두고, 초인기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에 브런치 앱을 깔고 몇 년간 미뤄온 글쓰기를 시작한다.


“작가님 다음 글 언제 발행하세요? 기다리다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허무맹랑한 상상에 입꼬리가 올라간다. 인기가 더럽게 없어도 괜찮다. 적어도 글을 쓰는 마음은 진심이니.

다만 글을 쓰는 방향만큼은 명확하게 가져가고 싶다. 그것은 ‘의미’와 ‘재미’의 균형이다. 너무 의미만 있으면 진지하고, 재미만 있으면 남는 게 없다. 내 글도 재미와 의미가 있는 중간이었으면 한다. 직장생활 중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아직 경험하지 못한 사회초년생들에게는 지뢰를 피하는 법을 나누고 싶다. 어떤 곳이 좋은 직장이고, 어떻게 지원하고 준비해야 채용될 가능성이 높아지는지 선배로서 알려주고 싶다. 사회의 다양한 직장을 조망하고, 다양한 군상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웃픈 현실도 꼬집고 싶다.


앞서 언급했듯 열 손가락으로도 모자랄 만큼 많은 직장을 전전했다. 이름만 대면 절대 알 수 없는 사기업부터 줄임말로도 이해하는 중앙부처, 출근한 지 하루 만에 도망 나온 좋소기업부터 청춘의 대부분을 보냈던  시골기업. 평생 한 직장만 다녀본 당신에게 이직 여행을 선물하겠다. 내가 만났던 좋은 인연들과 사이코패스 경험담도 공개하겠다.


나이 앞의 숫자가 2에서 4로 바뀔 때까지 게으름과 부족한 자신감으로 글쓰기를 미뤄왔다. 이제는 그냥 뭐든 써보고 싶다. 어차피 글쓰기는 감정의 배설이다. 출판사에서 냄새를 맡고 연락하길 바란다. (댓글과 구독, 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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