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매일 엄마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원에그리는기도 Mar 20. 2023

2021년 10월의 기록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2021년 5월 17일 뇌출혈로 쓰러져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엄마를 기다리며...

엄마 친구들 그리고 엄마 지인 분들에게 보내는 매일 메시지입니다. 







2021.10.01

10월의 첫날 아침부터 좋은 소식을 들었어요. 엄마 염증수치도 좋아지고 액스레이 결과도 좋아서 다음 주에는 재활의학과로 전과할 수 있다고 해요. 다만 항생제내성균은 아직 없어지지 않아 1인실 격리는 계속해야 할 것 같아요. 이게 따로 약이 있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없어져야 한대요. 엄마가 재활운동을 하는 게 무리이신지 이것 또한 이유가 있겠죠. 다음 주에 주치의와 면담하면서 방향을 알게 될 것 같아요. 영상통화하면 부쩍 잘 쳐다봐주시고 보내주신 영상도 아주 뚫어져라 보신데요. 잘 알아듣고 계시니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극을 드려야겠어요. 주말 동안 푹 쉬시면서 몸과 마음 충전 잘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2021.10.02

주말엔 엄마도 편히 잘 쉬시고 있어요. 오늘도 영상들을 보내드렸는데 아주 잘 보신데요. 중대병원에 계실 때보다 확실히 눈빛을 보면 알아듣고 계시다며 좋아지고 계신 게 보여요. 간병사님이 옆에서 제일 많이 느끼고 계시고요. 주말 동안 푹 쉬시면 또 컨디션이 많이 좋아지실 것 같아요. 내일은 간병사님도 뵙고 엄마에게 가까이서 기운 쏴드리러 일찍 다녀올 거예요. 저도 오늘 충전 잘해서 팍팍 쏴드리고 올게요! 편안한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03

오늘 간병사님 맛있는 점심 사드리고 엄마 스카프에 향수 새로 뿌려서 드리고 왔어요. 엄마 컨디션은 날마다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엄마는 아직도 새벽에 더 눈을 잘 뜨고 계세요. 어제도 3시 5시 계속 눈뜨고 계셨다네요. 혼자 조용히 생각하실게 많으신가 봐요. 간병사님도 자극 줘보려고 이것저것 해보시고 계세요. 우리의 간절함과 간병사님의 간절함이 반드시 엄마를 깨울 거라 믿어요! 행복한 저녁시간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04

아침에 통화하면서 느꼈는데 엄마는 다 들리고 아는데 몸이 맘처럼 되질 않나 봐요. 날 보라 하면 보시고 눈 깜박 여보라 하면 미세하게 깜박여주시고 보내주신 영상을 보시면 힘내서 눈을 뜨려 하신데요. 아직 미열이 한 번씩 나는데 고열로 올라가진 않는 거 보니까 서서히 잡혀가고 있나 봐요. 오늘이 휴일이라 내일 병원에서 연락 올 것 같아요. 1인실에 계실 때 좋아하시는 음악 실컷 듣고 우리 영상들 맘껏 보시고 서서히 깨어나시길 주문을 외워봅니다! 비소식에 일교차가 심한 요즘 감기 조심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2021.10.05

오늘 혈액 검사랑 엑스레이 검사에서 염증수치도 많이 줄어들고 엑스레이도 큰 문제가 없어 재활의학과로 다시 전과되었어요. 항생제내성균은 아직 없어지지 않아서 당분간 재활운동 못하고 1인실에서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병원에서는 균이 있어도 재활운동을 시켜주는 병원으로 전원을 다시 가야 할 것 같다 하는데 목요일 담당 주치의 면담이 잡혀 다시 얘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아요. 닥친 상황들이 또 어떻게 될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결국엔 엄마에게 최선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어있으니 믿고 흐름에 맡겨볼게요. 

오늘은 사위 영상편지 보시곤 두 눈을 크게 뜨셨데요. 통화하는데 눈빛도 많이 좋아지셨어요. 엄마가 천천히 오고 계심이 느껴져요. 엄마에게 텔레파시로 응원 많이 부탁드려요! 아자아자! 행복한 저녁시간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06

오늘부터 간병사님이 3일 동안 쉬시기로 했어요. 같은 층에 친해지신 간병사님이 계신데 오늘 급하게 부탁드려서 오후부터 오셨어요. 그동안 하루도 못 쉬셔서 저희도 항상 마음이 무거웠는데 간병사님이 좋은 분 찾아주셔서 편히 쉬고 오시라고 했어요. 엄마에게도 잘 이야기해 드렸어요. 모든 일들이 다 최선의 방법으로 잘 흘러가는 것 같아요. 3일 동안 엄마 곁을 지켜주실 장애순 간병사님에게 긍정의 기운 많이 보내주세요. 엄마는 아까 영상 통화하면서도 날마다 좋아지고 계세요. 새로운 자극들이 많이 되어서 내일은 또 좋아진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해 보아요. 믿는 대로 다 잘 될 겁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07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병원에 다녀왔어요. 주치의 면담하고 새로 오신 간병사님도 만나 뵙고 왔어요. 균때문에 재활운동은 못하지만 당분간 성애병원에 있으면서 균이 있어도 재활이 가능한 병원들을 한번 알아볼 계획이에요. 새로 오신 간병사님은 영상 보여주는 게 익숙지 않으셔서 3일간은 엄마에게 영상 보여주는걸 좀 쉬기로 했어요. 엄마도 눈만 뜨면 핸드폰 보여주고 영상통화하면서 눈 깜박이라고 쫑알쫑알하고.. 좀 쉬고 싶으셨나 보다 싶어요. 왠지 엄마라면 제발 나 좀 쉬자 이러시면서 3일 동안 진정한 자유를 만끽하시겠죠! 기분 좋은 상상 하니 좋은 꿈 꿀 것 같아요. 즐거운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08

오늘이 제 생일이에요. 저희 시어머니가 매년 생일날마다 축하 전화를 하시면서 어머니께 꼭 낳아주셔서 감사하다고 꼭 전하라고 알려주셨는데 사실 그땐 그 의미를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오늘에서야 그 의미가 어떤 건지 가슴 깊이 깨닫네요. 엄마 얼굴 보고 낳아줘서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아쉽게도 영상통화는 내일 오후에 간병사님 들어오시면 해야 할 것 같아요. 

여전히 새벽에 눈을 뜨고 계신데요. 혼자 생각하실게 많으신가 봐요. 오늘 밤에는 엄마에게 더 힘찬 긍정의 기운을 보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자아자!!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09

오늘 간병사님이 오후에 오신다고 했는데 엄마 걱정되셔서 일찍부터 오셨어요. 너무 감사하죠. 신기하게  간병사님 쉬시러 가시는 순간부터 3일 동안 변을 안 보셨는데 간병사님 오시니까 변을 엄청 보셨데요. 엄마도 이제 마음이 편해지셨나 봐요. 영상통화도 하고 어제 못다 한 얘기도 나눴어요. 눈빛을 보니 많이 편해 보이세요. 저도 오늘은 편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내일은 일찍 병원에 다녀올 생각이에요. 가까이 가서 또 좋은 기운 쏴드리고 올게요. 편안한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10

간병사님이 없는 3일 동안 은근 긴장했는지 어제는 정말 푹 잤어요. 점심때쯤 다 돼서 병원에 도착했네요. 전복죽에 간식하시라고 아빠가 정성스럽게 깐 밤 가져다 드렸어요. 간병사님 얼굴이 많이 좋아지셨더라고요. 오늘 오전에는 간호사분들도 엄마 영상 보시는 모습 보시고는 눈빛이 더 좋아졌다며 엄청 칭찬해 주시고 가셨데요. 통화할 때도 미세하지만 확실히 좋아진 걸 느낄 수 있어요. 오늘은 예전 앨범들 꺼내서 엄마 보여주려고 몇 장 찍어뒀어요. 옛날 사진들 보면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지 않을까 싶어요. 비가 시원하게 많이 오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휴일 하루 더 충전 잘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11

오늘은 우리 집 1호 어린이 생일이라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어요. 엄마는 아침에도 오후에도 눈 잘 뜨고 계셔서 영상통화를 여러 번 했어요. 오늘은 옛날 사진들을 보여드렸는데 사진도 잘 보신데요. 사진 보니까 기억나지? 물어보면 미세하게 깜박하시는데  엄마와 요즘 눈빛으로 통하는 게 느껴져요. 오늘은 통화 끊을 때 엄마 너무 사랑해 씩씩하게 잘 기다리고 있을게 했더니 엄마가 눈을 세네 번쯤 연속으로 깜박거리셨어요. 엄마가 조금씩 조금씩 돌아오고 계세요.  이 시간들을 단단한 믿음으로 지혜롭게 용기 있게 잘 이겨나 가볼 거예요. 매일 마음 보내주셔서 항상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12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네요. 오늘도 챙겨드릴 게 있어 병원에 다녀왔어요. 격리 중이지만 병실 안에서 휠체어라도 태워드리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상황이 또 못하게 되고 오늘 주치의가 오셔서 간병사님이 중대에서 하던 침상운동 시켜주는 걸 보시더니 운동을 시키지 말라고 하셨데요. 무리가 갈 수 있다고 하셨다고 해요. 병원을 옮기고부터는 엄마가 전혀 운동을 안 하게 상황이 만들어지는 걸 보니 엄마는 지금 운동이 급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저 쉬셔야 하나 봐요. 간병사님께도 때가 되면 운동할 타이밍이 올 거니 까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고 했어요. 다 엄마에게 최선으로 흘러가고 있으니 걱정 안 하고 그저 믿습니다! 아자아자! 편안한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13

오늘은 햇살이 너무 따뜻한 하루네요. 엄마는 또 새벽에 눈뜨고 계시고 간병사님 일어나실 때도 뜨고 계셨어요. 침대에 똑바로 앉아서 눈을 잘 못 뜨셔서 오늘부터 앉아서 통화하면서 엄마에게 자극을 주는 걸 해보았어요. 눈꺼풀에 힘이 안 들어가시는 것 같더라고요. 앞으로 앉아서 영상통화하면서 자극을 줘보려고 해요. 몇 가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좋은 방법들이 있는데 그것도 해볼 거예요. 지치지 않고 힘내서 엄마를 열심히 깨워볼게요!! 아자자! 편안한 저녁 되시고 내일 힘찬 하루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14

오늘은 큰아이 학교 교통봉사가 있는 날이라 학교 정문에서 교통지도하고 있는데 학교 전체에 김동규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노래가 울려 퍼지더라고요. 마치 저 힘내라고 응원해 주는 기분이었어요. 다음 주에는 중앙대 병원 외래진료가 있는데 가실 수가 없는 상황이라 소견서 받아 아빠와 다녀올 거예요. 오늘은 간병사님과 엄마 발가락 손가락에 자극을 줘봤어요. 발은 감각이 있는데 손은 양쪽 다 반응이 둔하신 상태예요. 대신 자극을 주면 아프신지 눈을 크게 뜨세요. 전에는 손은 움직이시고 눈은 안 뜨셨는데 반응이 조금 달라지시네요.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시편 23편을 아이들이 낭송해서 동영상으로 보내드렸어요. 너무 좋아하셨겠죠! 내일도 힘차게 깨워볼게요! 편안한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15

오늘 아침 간병사님과 통화하는데 간병사님이 엄마가 깨어나시면 무슨 말을 처음으로 할지 아냐며 아마 자기 보고 이제 가라고 할 거래요. 손가락 발가락 계속 꼬집어보고 요래 저래 잠도 못 자게 괴롭히니까 그럴 것 같다고 한참을 웃었어요. 분명 엄마는 아주 조금씩 조금씩 좋아지고 계시고 엄마가 깨어나기 가장 좋은 날 오실 거예요. 오늘은 영상통화 자주 하면서 얘기 많이 해드렸어요. 간병사님이 또 알아서 가벼운 마사지로 온몸 근육 풀어주고 계시니 걱정이 없네요. 다음 주부터 날씨가 많이 추워진다고 하는데 건강 잘 챙기세요. 오늘도 편안한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16

오늘 엄마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눈 초점 맞춰서 쳐다보기 연습했어요. 연속으로 4번 해봤는데 엄마가 쳐다보라고 하면 눈을 살살 돌려서 정확히 쳐다보세요. 마지막에 엄마가 확실히 알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간병사님은 오늘 입을 아 하고 벌려보라고 몇 번을 말씀하셨데요. 어디 감각이 먼저 살아날지 모르니까 이것저것  생각나는 대로 다 해보자고 얘기했어요.   엄마와 눈빛으로 대화하는데도 너무 행복하네요. 그저 지금 이 시간들이 기적이고 감사해요. 엄마는 강하니까 잘 이겨내시고 돌아오실 거라 믿어요! 우리도 힘내요!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17 (손가락 움직인 날)

겨울이 벌써 찾아온 것 같은 날씨네요. 오늘 엄마와 아침부터 영상통화하는데 하루하루가 눈빛이 좋아지고 계세요. 방금은 간병사님과 통화하는데 엄마가 손가락을 살짝 움직였다는 거예요! 분명 아침 점심에 계속 움직여보라고 시켜봤는데 반응이 없다가 저녁 식사 전에 엄지손가락 움직여봐라 둘째 손가락 움직여보라 하니까 정말 살짝살짝 움직였데요. 제가 못 믿을까 봐 나중에 영상으로 보여주셨어요. 정말 너무너무 고맙고 고맙네요. 이렇게 힘내주시니 정말 곧 만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엄마에게 긍정의 기운 더더 많이 쏴드릴 거예요. 믿는 대로 다 이루어집니다! 아자아자! 파이팅!! 날이 많이 추운데 따뜻한 저녁 보내시면서 충전 잘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18

이제 딱 만 5개월이에요. 세상에.. 시간 참 빠르죠. 오늘은 중앙대학병원 외래진료 가서 신경과 재활의학과 신경외과 이렇게 각 과별 면담을 하고선 간병사님 뵈러 엄마 병원 들렀다 왔어요. 우선 엄마에게 투여되고 있는 약 중에 좀 독해서 축축 처지게 하는 약이 있는데 그걸 1/5로 줄이라고 처방을 해주셨어요. 사실 오늘 약 줄이는 걸 부탁하고자 했는데 알아서 다 처방해 주셨네요. 신경외과 교수님은 눈빛도 좋아지고 있고 어제 처음으로 엄지랑 두 번째 손가락 움직였다고 하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고 희망적으로 말씀하셨어요.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오늘 참 신기하게 뭔가 다 좋은 방향으로 일들이 일어나고 순조롭게 진행되고 그랬어요. 걱정 없습니다! 우리가 믿는 대로 다 잘될 거니까요! 파이팅! 오늘도 편안한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19

병원 옮긴 지 한 달 재활운동은 못하셔도 눈빛도 정말 많이 좋아지셨고 이틀 전부터는 말하는 대로 손가락도 미세하게 움직여 주시니 정말 많이 좋아지셨어요. 오늘 오후에는 영상 통화할 때 눈빛도 더 좋아지시고 처음으로 눈이 다른 곳으로 돌아가지 않았어요. 간병사님과 둘이서 엄마 눈빛 보고 놀라고 통화하다 엄마 엄지손가락 움직여봐 하는데 미세하게 까딱까딱하세요. 둘째 손가락도 움직여봐 하면 움직이셨어요. 이렇게 천천히 천천히 돌아오고 계시는 게 너무 고맙고 꿈만 같아요. 10월의 어느 멋진 날 돌아오실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들어요! 우리 믿고 기분 좋은 상상 하며 기다려 보아요. 항상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20

엄마는 이제 염증수치도 정상이고 엑스레이도 문제없고 모든 수치들이 안정적이세요. vre 균만 없어지면 재활운동 시작할 수 있는데 균이 나왔다 안 나왔다 오락가락하고 있어요. 오늘 손가락 움직임도 확실히 더 나아지셨고 이제 손목을 처음으로 움직이셨어요. 오른쪽 손은 전혀 반응이 없었는데 오늘 오른쪽 엄지도 미세하게 움직이셨데요. 엄마가 무진장 힘내고 계신 게 느껴져요! 엄마 뇌와 몸의 모든 신경 근육 세포들이 잘 연결되어 건강하게 깨어나시길 우리 조금만 더 힘내서 마음 모아보아요! 매일매일이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기분 좋은 저녁 되세요. ❤️



2021.10.21

엄마의 반응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요. 새벽에 간병사님이 자세 바꿔주시려고 몸을 살짝만 만져도 바로 알아차리시고 눈을 뜨신데요. 오늘은 통화할 때 눈 깜박임도 정말 많이 좋아지셔서 눈으로 대화 나눴어요. 여전히 새벽에 깨어있으시고 점심 지나고 깨어나세요. 고요한 새벽시간 생각하실게 많으신가 봐요. 요즘 계속 반응들이 좋아지고 계셔서 빨리 깨어나셨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오는데 마음 다독이면서 그저 엄마에게 가장 최선인 순간에 돌아오시길 바라고 또 바라보아요. 힘내요 우리!! 편안한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22

아침에 푹 주무시고 오후가 돼서야 일어나셔서 통화했어요. 엄마는 아직도 vre균이 사라지지 않고 있네요. 감각이 스멀스멀 살아나는 것 같아 지금 운동하시면 좋겠는데 아직은 때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도 손가락 미세하게 살짝 움직이시고 발가락도 시도해 봤는데 발가락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아요. 간병사님이 혀도 살살 움직여주시면서 마사지해 주신다고 필요한 물품들 주문했는데 내일 가져다 드리려고 해요. 좋아하시는 향수도 가져가서 스카프에 칙칙 더 뿌려드리고 올게요. 요즘은 기분 좋은 상상을 더 많이 하게 되네요! 기분 좋은 생각 많이 하며 좋은 밤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23

오늘은 아버님 생신이라 시댁에 왔어요. 엄마 병원이 딱 10분 거리라 어머님이 싸주신 잡채랑 육전 들고 간병사님 뵙고 왔네요. 새 수건 베개커버 혀 마사지 할 것들 싸악 챙겨서 바리바리 싸들고 다녀왔어요. 간병사님과 이것저것 자극 될만한 것들을 생각나는 대로 해보려고요. 여전히 모든 수치들이 다 좋아요. 통화하면서 엄마 너무 고마워 사랑해 씩씩하게 기다리고 있을게!라고 하면 항상 눈을 여러 번 깜박거려 주세요. 다 알고 힘내고 있다는 싸인이겠죠. 오늘도 힘이 납니다! 긍정의 마음으로 즐거운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24

오늘은 엄마도 저도 푹 늦잠도 자고 쉬었어요. 엄마랑 통화도 하고 오랜만에 평온한 일요일을 보낸 것 같아요. 벌써 10월 말이네요. 다음 주부터는 병원을 슬슬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엄마는 똑바로 누웠을 때 눈을 못 뜨셨는데 이제 조금씩 바른 자세로도 뜨신데요. 이제 곧 앉았을 때도 두 눈을 뜨지 않을까 싶어요. 문득 엄마랑 통화하면서 내가 엄마한테 너무 씩씩하게 얘기해서 빨리 오실 생각을 못하시나 싶어서 오늘은 빨리 엄마가 필요하니 빨리 오라 살짝 징징대봤어요. 살짝 속도내셔 주지 않을까요. 기분 좋은 상상 해보네요. 오늘 하루 마무리 잘하시고 내일 기분 좋은 월요일 맞이해 보아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25

간병사님이 엄마 이발을 깔끔하게 해 주셨어요. 코로나 전에는 봉사하는 분들이 오셔서 잘라주셨다는데 코로나라 간병사님이 용기 내 도전하셨어요. 아무리 누워계셔도 내 환자는 깔끔하게 해 주시고 싶은 신데요. 정말 너무 감사한 분이세요. 오늘 전화에 문제가 많아 통화는 많이 못했어요. 이제 왼손 네 번째 손가락도 미세하게 움직이신데요. 오른쪽 손은 왼손보다 감각이 더디지만 곧 오른손도 조금씩 좋아질 거라 믿어요. 지금 막혀있는 모든 신경 감각들이 술술 뚫려서서히 깨어나시길 오늘밤은 엄마에게 온 힘을 다해 기운을 쏴드릴 거예요. 보내주시는 마음도 모아서 잘 전해드릴게요. 편안한 밤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26

오늘은 아빠랑 눈을 한 번도 안 돌리고 계속 쳐다보면서 통화했데요. 엄마가 그래도 눈 맞춤을 하시려고 노력하시고 있어요. 손가락도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면서 힘내고 계시고 있어요. 내일은 새로 찍은 뇌 ct 들고 중앙대학교 외래 갔다 엄마 병원 다녀올 거예요. 직접 보진 못해도 엄마가 다 느껴주실 거라 믿어요. 내일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인데 엄마가 기적 같은 선물 주시는 기분 좋은 상상 하면서 잠들어 볼래요. 모든 게 다 잘될 거예요. 편안한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27

오늘 새로 찍은 뇌 ct 보러 다녀왔는데 지금 엄마 뇌에 물이 차있어 추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그전에 수술하기 애매한 경계에 있으셨는데 제법 물이 많이 차서 이제는 분명하게 수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다만 지금 엄마가 균때문에 격리 중이라 격리가 해제되어야지만 수술하러 이동이 가능하니 균이 빨리 사라지길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에요. 균이 해제되는 대로 중앙대병원으로 갈 거예요. 뇌출혈 환자들 중엔 뇌에 물 차는 경우가 많은데 뇌에 물 빼는 수술 후에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긍정의 마음으로 힘을 모아보아요! 엄마랑 오후에 영상통화하면서 엄마 상황을 얘기해 드렸어요. 조만간 균이 다 해제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모든 게 다 잘될 거예요. 걱정 말아요 우리.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28

어제 수술 때문에 이것저것 알아보고 아침에 엄마에게 자세히 설명드렸어요. 엄마에게 수술이 필요하다면 균이 자연스럽게 없어지고 수술을 받게 될 것이고 수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균이 없어지고 중대로 넘어가 찍는 뇌 ct에서 물이 빠져 자연회복될 거예요. 엄마에게 어떤 게 더 최선의 방법인지는 저는 모르지만 엄마에게 최선의 방법으로 모든 게 다 잘 해결될 거라 믿어요. 오늘 간병사님이 발톱 깎아주시는데 발을 툭툭 차시더래요. 감각이 더 예민해지셨다며 찍어서 보내주셨는데 살짝만 잡아도 툭툭 움직이시고 발바닥을 살살 긁으면 반응이 없었는데 이제는 반응을 하시네요. 손가락 반응도 어제보다 좋으시데요. 뇌에 물이 차면 의식이 더 혼미해지고 다 쳐진다고 하는데 엄마는 지금 감각들이 더 살아나는 느낌이에요. 모든 게 다 이유가 있겠죠! 기분 좋은 상상 하며 기다려보아요! 아자아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29

오늘은 성애병원 주치의 면담 다녀왔어요. 우선 vre균이 약속한 2달 이내로 없어지면 문제없이 중대로 넘어가면 되는데 이 균이 언제 없어질지 몰라 우선 다른 병원을 알아봐 두어야 할 것 같아요. 성애병원에서는 11월 셋째 주까지만 있기로 했어요. 그전에 vre균이 뿅 하고 사라지길! 바라보아요. 엄마에게 가장 최선의 방법으로 다 해결될 거예요. 요 며칠 이것저것 알아본다고 머리를 너무 굴렸더니 띵하네요. 내일은 저도 푹 쉬면서 충전하려 해요. 모두 주말 동안 에너지 충전 잘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0.30

엄마가 힘을 내고 계세요! 발가락을 움직여보라고 하니 아주 미세하게 움직이셨어요. 오늘은 통화하는데 눈 크게 뜨라고 하니까 눈썹이 실룩거리더라고요. 오늘 아침 동영상 보는데 처음으로 눈썹을 움직이셔서 간병사님도 깜짝 놀랐어요. 감각들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게 분명하죠? 오늘은 푹 쉬면서 기분 좋은 소식도 듣고 하니까 많이 편안해졌어요. 오후에  나태주 시집을 보다 엄마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을 생각나게 하는 시가 있어 공유해요. 마음이 포근해지더라고요. 매일이 매 순간순간이 너무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서로가 꽃  /  나태주 

우리는 서로가

꽃이고 기도다 

나 없을 때 너

보고 싶었지?

생각 많이 났지? 

나 아플 때 너

걱정됐지? 

기도하고 싶었지?

그건 나도 그래 

우리는 서로가

기도이고 꽃이다.




2021.10.31

벌써 10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오늘은 엄마랑 통화 여러 번 했어요. 엄마 눈빛을 보면 정말이지 금방이라도 말씀을 하실 것 같은 느낌이에요. 엄마에게 오늘은 엄마가 얼마나 지금 행복한 사람인지 말씀해 드렸어요. 지금 많은 사람들이 엄마를 위해 기도하고 마음을 보내주고 있으니 엄마는 정말 행복한 사람임에 틀림없어요! 엄마가 가장 깨어나기 좋을 때가 어서 오길 하루하루 행복한 마음으로 믿고 기다릴 거예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셨길 내일 하루도 행복하시길!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2021년 9월의 기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