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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에그리는기도 Mar 25. 2023

2021년 11월의 기록

요양병원으로 전원 하다.

2021년 5월 17일 뇌출혈로 쓰러져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엄마를 기다리며...

엄마 친구들 그리고 엄마 지인 분들에게 보내는 매일 메시지입니다.






2021.11.01

어제 비가 와서 그런가 촉촉한 11월이네요. 저번주에 했던 균검사에서 아직 균이 검출된다도 해요. 1인실에 더 계시고 싶은가 봐요.  16일 전에 거짓말처럼 균이 다 해제되어 중앙대로 넘어갈 수 있기를 바라보아요. 오늘 아침 염증수치가 높아졌다고 해서 몇 가지 검사를 했는데 크게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엄마랑 오늘 통화하는데 눈빛도 좋으시고 깜박임도 잘해주시고 눈빛만으로도 서로가 통하는 느낌이에요. 엄마 눈을 보면 반드시 일어날 거라는 믿음이 생겨요!

모든 게 다 믿는 대로 다 잘 됩니다. 파이팅!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02

엄마는 오늘 대변을 시원하게 몇 번이나 보셨어요. 감병사님이 변비는 아니신데 계속 균이 나오니 장을 한번 청소해야겠다 싶으셨는지 간호사실에 얘기해서 오늘 좌약 넣었거든요. 속에 있던 균들이 싹 빠져나갔을 것 같아요. 엄마는 여전히 새벽에 눈을 더 잘 뜨고 계세요. 간병사님이 새벽에 화장실 가시다가 눈을 너무 크게 뜨고 계셔서 깜짝깜짝 놀라신데요.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요. 밤에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시는지 뇌 회로를 열심히 다시 그리고 계신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어서 뇌회로가 다 그려져 반짝반짝 스위치가 켜지길! 즐거운 상상 해보아요. 오늘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03

엄마가 똑바로 누워서도 눈을 조금씩 뜨신데요. 간병사님이 똑바로 잘 뜨고 계시길래 침대 등받이를 살살 올려 앉혀봤는데 눈을 감아버리셨어요. 조금 있다가 혹시나 해서 눈 좀 떠보세요 했더니 눈을 스스로 뜨셨다고 해요. 오래 뜨시진 못하고 금방 감으셨는데 앉아서 스스로 눈뜨신 건 오늘이 처음이네요! 하나씩 하나씩 신경 그리고 감각들이 살아나고 있어요. 손힘도 조금씩 좋아지고 계신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이제 성애병원에서 지낼 수 있는 기간이 2주 남았는데 2주 동안 몸에 균도 없애고 뇌에 찬 물도 다 없애고 중대병원으로 가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네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04

오늘은 처음으로 똑바로 누워서 저랑 영상통화를 했어요. 그래도 눈 크게 뜨라니까 힘내서 뜨시고 눈도 돌려서 쳐다보라니까 천천히 다 해주세요. 눈깜박임도 빨라지고 있어요. 엄마한테 이 얘기 저 얘기하는데 눈빛으로도 다 알아듣고 깜박여주세요. 간병사님과 저랑 엄마가 하루하루 좋아지는 모습이 보이니 더더 힘이 나요! 매일매일이 감사한 하루예요. 간병사님은 엄마 때문에 요즘 에너지가 자동 충전되셨어요. 엄마를 꼭 깨우실 것 같아요. 어젯밤 꿈에 간병사님과 엄마가 나란히 걸어가는 꿈을 꿨는데 곧 그런 날이 온다고 믿습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05

이제 곧 6개월이 다 돼 가네요. 처음에는 잘 모르고 조급한 마음이 앞섰는데 이 병을 알아가다 보니 뇌가 안정되고 천천히 깨어나는 게 좋다고 해요. 엄마는 중환자실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그래프를 보면 정말 서서히 서서히 좋아지고 있어요. 개미똥꾸멍만큼씩이라 체감이 더디지만 한발 물러서 그래프를 그려보면 마음이 편해져요. 오늘도 엄마와 눈으로 대화하고 손녀딸이 그려준 꽃그림도 보내드렸어요. 꿈에서 엄마가 깨어나셔서 ‘엄마 나랑 통화하고 그런 거 다 기억나? ‘ 물었는데 엄마가 ‘아니 기억이 안 나 ‘ 그러시더라고요. 근데 제가 꿈에서 너무 다행이다 나는 엄마가 깨어나면 기억이 안 났으면 했거든 이랬어요. 엄마가 저랑 매일 이렇게 통화해도 깨어나실 때는 쓰러지시기 전까지만 딱 기억하고 계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도 기분 좋은 상상 하며 하루를 마무리해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06

오늘은 아빠 모시고 엄마랑 즐겨드셨던 주꾸미 먹으러 다녀왔어요. 엄마가 엄청 좋아하셨는데 엄마 몫까지 든든하게 먹고 왔네요. vre균은 아직도 계속 나온다고 하는데 월요일부터 하는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오길 바라봅니다. 3번 연속 음성이 떠야 격리해제되는데 쭈르륵 음성이 나올 거라 믿어요! 간병사님이 악수하자고 하면 손근육이 미세하게 오므려진다고 해요. 간병사님이 손을 만져보면 미세한 근육 움직임을 느끼실 수 있데요. 엄마가 천천히 오고 계세요.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균검사에서 세 번 쭈르륵 음성이 나오길 기분 좋은 상상 많이 해주세요. 가족들과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07

엄마한테 오늘 깊은 이야기를 많이 해드렸어요. 우리가 지금 어떻게 지내는지 건강을 어떻게 잘 지키고 있는지 엄마가 많은 걸 알려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해 드렸어요. 엄마가 이야기를 잘 알아들으셨는지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이셨어요. 엄마에게 이런 표현들이 하나씩 생겨나는 게 너무 감사해요. 내일은 병원 가서 간병사님도 챙겨드리고 옮길 병원도 알아볼 거예요. 모든 게 다 엄마에게 최선인 방향으로 잘 해결될 거라 믿으니 크게 걱정 안 하려고 해요. 내일 검사도 잘 나오고 모든 게 다 잘 됩니다! 아자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08

하루종일 비가 내리고 해서 그런지 엄마도 쳐지시나 봐요. 타이밍이 안 맞아서 오늘 통화를 못해서 엄마 얼굴을 못 봤어요. 오후에 균검사 했다는데 3일 정도 후에 결과가 나온다니 좋은 결과를 기다려 봐야겠어요! 병원은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알아보는 중이에요. 여러 가지 상황이 복잡하지만 또 어떻게 잘 풀려나갈지 기대돼요. 정말 긴 시간 동안 많은 분들이 엄마에게 좋은 기운 보내주시니 다 느끼시고 기운 잘 받고 계실 거라 믿어요!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09

오늘은 엄마 컨디션이 어제보다 많이 좋아지셨어요. 낮에 영상통화를 하고 엄마 얼굴을 보니 마음이 편해지네요. 오늘 피검사랑 엑스레이 여러 가지 검사를 하셨데요. 관장도 하셨다는데 나쁜 균도 싸악 나갔으면 좋겠어요. 간병사님이 저녁 준비한다고 이것저것 챙기고 있는데 엄마를 보니까 앉아서 눈뜨고 계셨데요.  앉아서는 정말 잘 못 뜨셨는데 오늘은 힘이 나시나 봐요. 깜짝 놀라셔서 저랑 한참 통화 했어요. 내일은 더 힘이 나시길! 오늘 밤에도 기운 팍팍 쏴드릴게요. 날이 많이 추워졌어요. 건강 잘 챙기시고 편안한 밤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10

첫눈이 내린 오늘은 어제보다 컨디션이 더 좋으셔요. 아침에는 손가락을 계속 움직이셨는데 움직이다가 멈추고 좀 이 씨가 또 움직이시고 그랬어요. 간병사님은 엄마가  혼자 운동하고 계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데요. 저도 좋은 신호 같아요. 균검사는 아마 내일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병원도 알아보고 있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기존받아주던 병원들이 많이 없어졌나 봐요. 또 개인간병사분이랑 함께 가기가 만만치 않네요. 내일 결과 나오면 또 상황에 맞춰서 알아볼 거예요. 내일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라봅니다! 으쌰으쌰!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11

모든 게 다 잘 되려나 봐요. 요 며칠 병원 알아보면서 제약이 너무 많아 정말 걱정이 많았어요. 균때문에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은 갈 수도 없고 요양병원 6인실 격리실에서 공동간병인만 쓸 수 있고.. 근데 오늘 아침 여의도 근처 요양병원에서 비어있는 4인실을 엄마 혼자 1인실로 써도 된다고 연락이 왔어요. 간병사님도 침대에서 편하게 지내셔도 된다고 하는데 순간 이건 뭐지? 멍해지더라고요. 그러면서 환자분이 복이 많은 분인 것 같다고 하셨어요. 신기하죠. 화요일 당장 나가야 하는데 이렇게 길이 나타나 주네요. 오늘 균검사에서는 또 양성이 나왔어요. 아무래도 엄마는 지금 수술하기 싫으신가 봐요. 병원을 옮겨서 엄마 뇌에 찬 물이 스스로 빠지길 기다려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내일은 병원에 가서 이것저것 확인해 보고 올 거예요. 이사 준비 잘할게요. 믿는 대로 다 잘 됩니다! 아자자! 파이팅!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12

다음 주 화요일 병원 이사 가기로 결정했어요. 이사 갈 병원 가서 면담하는데 엄마에게 많은 배려를 해주셨어요. 믿기지 않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한 주예요. 오늘은 중대 주치의도 만나 뵙고 왔어요. 수술은 급한 건 아니라 우선 균해제하고 오라고 하세요. 이제 마음 편하게 엄마 잘 모셔드릴 준비만하면 될 것 같아요. 엄마는 오후에 눈 잘 뜨고 계셨다는데 하루종일 병원 돌아다니느라 타이밍을 놓쳐서 얼굴을 못 봤어요. 간병사님께 잘 좀 말해달라 부탁했어요. 간병사님도 병원 때문에 신경 많이 쓰이셨을 텐데 마음이 많이 편해지셨어요.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 가득한 하루예요. 마음 많이 모아주셔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나 봐요! 항상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13

오랜만에 푹 늦잠 잤네요. 화요일 엄마 모시고 갈치도 다 섭외되었어요. 오늘 엄마는 눈을 아주 크게 잘 뜨고 계셔서 통화도 오래 했어요. 엄마도 마음이 편해지셨나 봐요. 간병사님과 이사하면서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들 이야기하는데 가서 짐 챙기는 거 도와드릴 수도 없고 그저 감사하고 감사하네요. 맛있는 거 잘 챙겨드려야겠어요. 이사 가는 병원에서는 간병사님도 침대 써도 된다고 배려해 주셔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두 분 다 편안히 모실 수 있어서 신나요! 너무 고마운 성애병원에서의 남은 날들도 건강하고 편안하게 계시길 그리고 더 좋아지시길 바라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14

오늘은 날이 참 포근하네요. 엄마랑 오전에도 오후에도 계속 통화했어요. 화요일 이사 가는 거 잘 설명해 드리고 이사 가는 날이 6개월 되는 날이니까 힘내보라고 했어요. 엄마가 잘 알아들으신 것 같아요. 내일은 이사 가기 전에 약 처방 때문에 중대에 다녀올 건데 항경련제를 좀 줄여주면 좋겠어요. 엄마 병원이 잘 해결되는 거 보니까 모든 기운이 다 잘 되리라는 믿음이 생겨요. 간병사님이랑 요즘 대화하면 정말 설렘이 가득해요. 기분 좋은 상상 많이 해봐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15

오늘 아침 자욱한 안개를 뚫고 병원을 달려가면서 천사들이 하늘에다 커튼치고 엄마 도와주러 가는 상상을 했어요. 안개가 가득해서 앞차도 겨우 보이는데 이상하게 음산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기분 좋게 달려가서 그런가 중대병원 신경과에서 항경련제를 반으로 줄여줬네요. 오늘은 성애병원 주치의 만나 뵙고 감사인사드리고 왔어요. 균이 나와 재활치료는 못했지만 성애병원에서 받아준 덕분에 또 균이 나와준 덕분에 엄마랑 간병사님이랑 편하게 1인실에 계셨어요. 드디어 내일이 이사네요. 그때 이사하면서 엄마한테 이사가 장난이 아니다 두 번은 못하겠다고 했는데 어느새 또 가게 되었네요. 그래도 나름 한번 경험했다고 두 번째는 뭔가 여유가 생겨요. 내일 엄마 잘 모셔다 드리고 올게요! 응원 많이 해주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16

오늘 엄마 잘 모셔드리고 왔어요. 2달 만에 엄마 얼굴도 보고 손 발도 만져봤네요. 성애병원 오실 때는 계속 눈감고 계셨는데 오늘은 눈떠주셨어요. 잠깐의 시간이 허락되어 엄마한테 이것저것 이야기 해드렸어요. 간병사님도 새로운 곳에 적응하려면 힘드시겠지만 그래도 오늘부터는 침대에서 편하게 주무실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에요. 병원 사람들이 다 좋다고 하세요. 내일 간병사님 영양제도 놔준다고 해요. 엄마랑 간병사님 모두 편하게 계시면서 vre균이 빨리 없어지면 좋겠어요. 엄마도 이사하면서 힘들었을 텐데 아무 탈 없이 편안하게 오늘밤은 푹 주무실 거라 믿어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17

새로운 병원이 편안하셨나 봐요. 어제저녁에도 눈 잘 뜨고 계시고 오늘 아침에도 잘 일어나셔서 통화도 잘했어요. 오늘부터 항경련제도 줄여서 복용하시니 며칠 지나시면 컨디션이 더 좋아지시지 않을까 싶어요.  간병사님도 너무 오랜만에 편안하게 주무셨다고 해요. 오늘은 저도 마음이 편안해요. 침상재활이 가능한지는 좀 더 상황을 확인해봐야 한다고 하니 좀 기다려봐야 할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고 계세요. 엄마와 간병사님이 새로운 곳에서 편안하게 첫날을 잘 보내서 감사한 하루예요. 내일부터 좋은 일이 가득한 하루하루가 이어지길 바라보아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18

오늘 아침부터 영상통화가 왔네요. 오전엔 항상 주무셨는데 컨디션이 좋아지시는지 눈빛이 좋으세요. 오늘도 병원 가서 필요한 물품들 챙겨드렸어요. 요양병원은 물품들이 부족해 아무래도 더 챙겨드릴게 많네요. 지금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서 당분간 간병사님 얼굴은 못 뵙고 물품만 전달해야 할 것 같아요. 엄마는 오늘 왼쪽 엄지손가락에 힘을 꾹 주고 계셨데요. 아무래도 연습하시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이사오 시고 컨디션이 조금씩 좋아지시고 있어요. 조금만 더 힘내주시길! 기운 팍팍 쏴드릴게요. 엄마 신정희 많이 응원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19

어젯밤 내내 식은땀을 많이 흘리셨데요. 다행히 열은 없고 오늘 낮에 수액 맞으셨어요. 오늘은 오후에 영상 잘 보시다가 간병사님이 엄마 얼굴을 보니 울그락 불그락하면서 눈가가 촉촉해지시는데 마음으로 울고 계신 것 같다고 하세요. 전화를 귀에다 대고 말씀해 드렸어요. 모든 게 다 이유가 있을 것이고 지금 이 시간들이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시간들이었을 거라고 믿는다. 엄마는 누구보다 긍정적이고 믿음이 강한 사람이니까 우리 믿고 힘내보자! 엄마가 분명 강한 긍정의 힘으로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엄마에게 긍정의 기운 많이 보내주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20

오늘은 컨디션이 어제보다 좋아지셨어요. 아침에도 오후에도 통화했는데 눈도 잘 뜨시고 보세요. 여기 병원에서는 환자복이 매일 안 나와 새로 병원복을 여러 벌 사서 깨끗하게 빨고 다려서 오늘 아빠가 가져가 드렸어요. 엄마가 깔끔한 거 좋아하시니까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수첩에 매직으로 우리 이름들이랑 간단한 메시지도 적어드렸는데 눈도 안 돌리고 찬찬히 보셨데요. 뭔가 느끼고 계시겠죠? 다음번엔 큰 글씨로 짧은 편지를 적어갈까 해요. 내일은 엄마가 더 힘내주실 거예요! 믿는 대로 다 잘 됩니다. 아자아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21

엄마가 이제 조금씩 느끼시는 게 느껴져요. 간병사님도 엄마가 그전보다 더 느끼시고 계시다고 해요. 요즘 한 3일 엄마가 뭔가 속상해하는 것 하시는 것 같아서 오늘은 엄마에게 마음을 좀 풀어드리려고 말을 많이 했어요. 엄마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이런 생각하지 마시라고 지금 우리에게 이런 시간이 생겨서 선물 받는 것 같다. 모두가 많은 걸 깨닫고 성장하고 있다. 아마 일어나면 나한테 아마 뉘 집 딸이요? 할 정도로 변했다. 무엇보다 엄마의 의지가 중요하니 엄마의 긍정의 힘을 믿고 우리 빨리 만날 생각 하자라고 잘 말씀드렸어요. 마지막엔 눈 돌려서 절 쳐다봐주셨어요. 많이 사랑하고 너무 고맙다고 말씀드렸어요. 엄마에게 긍정의 기운 더 많이 쏴드려야겠어요. 좋은 상상 많이 하며 하루를 마무리해 봐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22

코로나가 심해져서 이제 간병사님 얼굴도 못 뵙고 와야 하네요. 로비에 물건만 맡기고 엄마 약처방 때문에 주치의만 뵙고 나왔어요. 저번주 균검사는 며칠 있으면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은 발을 잘 움직이셨데요. 간병사님이 가족들 보여주고 싶었는데 타이밍이 안 맞았어요. 정말 병원에서도 간병사님이 가족처럼 너무 잘 돌봐주신다고 어디서 저런 분을 찾았냐고 물어보세요. 정말 하늘에서 보내주신 것 같아요. 엄마에게 오늘도 파이팅 하자고 잘 말씀드렸어요. 영상 볼 때 눈물이 그렁그렁 하셨데요. 인지가 조금씩 조금씩 돌아오고 계신 것 같아요. 엄마는 힘을 내셔서 반드시 돌아오실 거라 믿어요! 믿음으로 때를 기다려 보아요. 오늘 하루 고생하셨어요. 편안한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23

날이 많이 추워졌어요. 엄마는 오늘도 눈 잘 뜨고 계셔서 오전 오후 다 잘 통화했어요. 아빠랑 할머니랑 통화하실 때는 눈물이 가득 차셨데요. 오늘은 엄마에게 지금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건지 엄마에게는 벌써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거라고 말씀드렸어요. 며칠 전보다는 마음이 편안해 보이긴 해요. 이번주에 약처방을 다시 하러 중앙대병원에 갈 건데 약들을 좀 줄일 수 있을지 여쭈어보려 해요.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니 좀 똑똑해지고 있어요. 오늘 밤은 엄마 옷 깨끗이 소독해서 잘 빨아둘 거예요. 이렇게라도 뭔가 할 수 있음에 감사하네요.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24

간병사님이 엄마가 마음 아파하시는 게 너무 애잔해서 함께 마음 아파하시네요. 병실에 둘 뿐이라 너무 조용하니까 더 우울하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녁에 간병사님과 한참을 통화하며 이야기 나눴어요. 빨리 균 없애고 중대로 가자고 하니까 간병사님은 엄마가 수술하기 싫으면 빨리 안 없어질 거래요. 요즘 간병사님을 보면 엄마랑 너무 잘 통하신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엄마 곁으로 오셨겠죠. 오늘밤은 간병사님을 위한 기도를 더 열심히 해드려야겠어요. 저는 엄마를 믿어요. 엄마가 흘리는 눈물이 감사의 눈물일 거라 믿습니다. 오늘도 좋은 상상 하며 좋은 밤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25

오늘은 엄마 약 처방하러 중대 신경과에 다녀왔어요. 항경련제도 더 줄이고 엄마가 눈물 보인다고 하니 다른 약도 처방해 주시네요. 마음을 좀 편하게 해주는 약이래요. 엄마 병원에도 들려서 뽀송뽀송하게 빤 수건이랑 옷이랑 필요한 것들 가득 전해드렸어요. 아빠가 정성스럽게 구운 고구마도 전해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시네요. 만나지 못해서 로비에 두고 가려는데 간병사님이 슬쩍 내려오셔서 멀리서 손 흔들고 웃으면서 큰소리로 파이팅 하고 왔어요. 오늘 엄마는 컨디션이 좋지 않으신지 눈을 잘 안 뜨신데요. 주무시는 건 아닌데 힘이 없으신가 봐요. 영상통화는 못하고 귀에다 이야기해 드렸어요. 눈 오면 딸내미 양평에서 고립돼서 병원도 맘대로 못 간다고 눈오기 전에 깨어나시라고 했어요. 저번주 한 균 검사는 또 양성이 나왔어요. 아직은 때가 아닌가 봐요. 조금 더 기다려봐요. 아자아자! 오늘 하루 고생 많으셨어요. 꿀잠 자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26

오늘도 약 처방받으러 중대병원에 다녀왔어요. 이번엔 신경외과 주치의 교수님 만나 뵙고 처방받았는데 약을 많이 줄여주셨어요. 엄마가 요즘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어 보였는데 너무 다행이죠. 수요일부터 침상 재활 시작했다고 하는데 앞으로 일주일 2번씩 운동시켜 주신데요. 아쉽지만 오늘은 간병사님 못 뵙고 간식거리만 전달드렸어요. 간병사님도 약 줄였다니 좋아하시네요. 내일부터 줄여진 약으로 몸도 마음도 힘이 쭉쭉 오를 거예요! 오늘 밤도 긍정의 기운 마구 쏴드릴게요. 편안한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27

오늘은 시댁 다녀와서 많이 늦어졌네요. 오전에 엄마랑 영상통화하는데 오늘은 잘 쳐다봐주셨어요. 그렇게 쳐다봐주시니 너무 힘이 나요. 간호사실에 확인해 보니 어제 새로 가져간 약은 내일부터 먹여주신데요. 내일부터 엄마 컨디션이 더 좋아지길 바라보아요. 6개월을 곁에서 엄마를 지켜주시는 간병사님 덕분에 잠도 자고 밥도 먹는 것 같아요. 우리 엄마는 정말 복도 많아요. 저도 너무 오랜만에 시댁 와서 어머니가 해주시는 맛있는 밥 먹고 가족들과 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갑니다. 기분 좋은 상상 하며 꿀잠 자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28

오늘은 엄마랑 통화하는데 눈물이 나셨어요. 한참을 이야기 나누는데 계속 눈을 피하세요. 안 되겠다 싶어 아이들 불러서 할머니한테 소리 지르라고 시켰는데 엄마가 아이들은 바로 눈 돌려 쳐다보세요.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하면서 한참을 보셨어요. 손주들이 힘내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데 힘이 나셨을 거예요. 오늘부터 줄인 약이 들어가셔서 며칠 후엔 힘이 더 나실 거라 믿어요. 요즘 시원하게 변을 못 보시고 있다는데 내일은 배가 좀 시원해지시면 좋겠네요. 날씨도 추워지고 코로나도 심해지는데 모두 건강 잘 챙기시고 편안한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29

오늘도 이것저것 챙겨서 엄마 병원 다녀왔어요. 코로나 때문에 간병사님 얼굴도 못 봬서 창문 밖으로 서로 로미오와 줄리엣 마냥 손 흔들며 소리 지르고 인사 나눴네요! 오늘 아침에 엄마랑 영상통화하는데 눈빛이 엄청 좋으세요. 눈크기가 달라지셨어요. 잘 쳐다봐주시고 오늘은 동영상도 잘 보셨데요. 어제부터 줄인 약이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아직 가래가 많다고 하는데 변도 잘 보시고 가래도 줄여지고 컨디션이 조금씩 좋아지시길! 기운 팍팍 보내드릴게요. 큰 손녀딸이 할머니 힘내라고 그려준 꽃 그림 보내드렸는데 보시고 많이 좋아하셨을 것 같아요. 오늘은 기분 좋은 상상 많이 하며 자야겠어요! 편안한 밤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1.11.30

오늘 아침에 엄마한테 영상통화가 왔는데 엄마 눈을 보고 순간 깨어나신 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엄마 컨디션이 조금씩 좋아지시나 봐요. 아침부터 엄마 전화에 설레어서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어요. 간병사님이 엄마 엄지발가락을 주물러주시면 무릎까지 들썩 거릴 정도로 힘을 주신데요. 요즘 손가락 힘이 전보다 약해지셔서 걱정했는데 발힘이 더 오르면서 곧 손가락 힘도 좋아지실 것 같아요. 어제 드린 손녀딸 그림은 어제도 오늘도 뚫어져라 잘 보신데요. 기운을 다 느끼시겠죠. 엄마는 힘내고 계세요. 곧 곁으로 돌아오실 거라 믿습니다! 오늘도 편안한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성애병원 진료협력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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