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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에그리는기도 Sep 15. 2023

2022년 8월의 기록

여름이 또 지나간다.






2022.08.01

오후 9시가 넘어 여사님이 연락 주셨어요. 엄마가 꿈을 꾸셨는지 눈을 아주 크게 뜨시는 영상을 보내주셨는데 말도 알아들으시고 미세하지만 깜박깜박하시네요. 8월에는 좋은 일이 생기려 하나 봐요. 마침 이런 글귀가 보이네요. 

<8월의 당신에게>

지나쳤던 행복들이 우연히 인사를 건네며 되찾아오고 예기치 못한 행운들이 필연 히 꼭 들러야 했던 것처럼 다가와 주기를!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02

오늘 아침부터 마당 잡초를 싹 뽑았더니 속이 너무 후련하네요. 해가 오늘은 숨어줘서 힘들지 않게 일했어요. 잡초 뽑으면서 엄마 생각을 많이 했어요. 엄마도 오늘은 후련하실 것 같아요. 오늘은 꿈에서 엄마 만나고 싶은데 찾아와 주실지 모르겠네요. 기분 좋은 상상 하며 꿈나라로 가볼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03

오늘 아침 엄마 얼굴을 보는데 눈빛으로 말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엄마도 왠지 저희 걱정하는 것 같아 가족들 하나하나 어떻게 최선을 다 하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해 드렸어요. 아무 걱정 말고 엄마만 힘내달라고 했어요. 눈빛도 좋으시고 느낌이 좋아요. 오늘도 엄마에게 기운 팍팍 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04

방학을 하니까 하루가 이렇게 정신없을 줄 몰랐네요. 엄마는 오늘도 편안하게 쉬셨나 봐요. 어제는 분명 꿈에서 엄마를 본 것 같은데 잠에서 깨니까 희미해져 버렸어요. 엄마는 손힘은 약하지만 팔힘은 좋으시데요.  오랜 시간 누워계셨는데도 힘이 있으시다는 건 힘을 내시고 있는 거라 생각이 들어요. 끝까지 기운 팍팍 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05

아침에 엄마 얼굴 봤어요. 눈에 띄게 좋아지시지는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힘내시고 있는 게 느껴져요. 엄마가 답답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는데 부디 그러시길.. 지금 그냥 꽃길을 걷는 중이셨으면 해요. 오늘도 꽃밭을 거닐고 있는 엄마를 상상하며 좋은 기운 팍팍 쏴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06

오늘은 시어머님 생신이라 가족들이 모였어요.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냈어요. 정리하다 보니 엄마 생각이 많이 나요. 엄마도 어서 힘내주시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2022.08.07

오늘은 엄마랑 통화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한 것 같아요. 일어날 듯 말 듯 그 순간이 금방 올 것 같다가 도 느려지고 그러네요. 면회라도 되면 좋을 텐데… 아직도 vre 균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다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엄마의 휴가가 곧 끝나길 오늘도 간절한 마음 담아 기운 쏴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08

오늘은 하루가 기네요. 엄마랑 통화하면서 얘기도 나누고 비 내리는 마당순찰도 하고 생각도 많이 하고 긴긴 시간을 지나 밤이 되었네요. 엄마의 하루도 길었을까요.. 신호 보내는 연습하기로 약속했는데 열심히 하셨을 것 같아요. 오늘 영양제도 놔드렸는데 더 힘나시길 바라봅니다! 믿는 대로 다 이루어집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09

비가 정말 무섭게 내리네요. 모두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엄마는 오전에 눈 잘 뜨시고 통화 잘했어요. 변도 매일 보신다니 편안하신가 봐요. 너무 다행이에요. 누워계시는데 특별한 합병증 없이 건강히 계시는 게 얼마나 큰 복인지… 무엇보다 최여사님이 엄마 곁에서 잘 지켜주시니 가족들에게 큰 힘이에요. 비가 더 세차게 내리네요. 아무 피해 없이 무사히 잘 지나가길 기운모아 쏴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10

낮동안 비가 멈춰줘서 마당 식물들 돌봐줬어요. 비가 하도 많이 와서 꽃들이 다 누워버리고 손 봐야 할 곳이 많아졌어요. 엄마가 정원을 꼭 보실 수 있게 이제 슬슬 멈춰주면 좋겠어요. 꿈속에서 엄마를 만나면 먼저 이곳저곳 구경시켜 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11

비가 잦아들어 다행이에요. 엄마랑 오늘도 영상통화하면서 힘을 드렸어요. 엄마는 지금 꽃밭에서 신나게 노시다가 나오는 길을 잃었나 봐요. 어서 빨리 길을 찾고 돌아오시길 기다려볼게요. 좋은 소식 어서 빨리 전해드리면 좋겠어요. 좋은 꿈 꾸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12

비가 매섭게 내리고 오늘은 오랜만에 마당 꽃들이며 나무들이 햇빛샤워 했어요. 아침부터 식물들 손보고 나니 금세 시간이 흘러가네요. 엄마가 어서 꿈속에서  나오셔서 진짜 꽃길을 걸으시길 오늘도 좋은 기운 모아 모아 엄마에게 팍팍 보내드릴게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2022.08.13

밤 9시가 다 되어서 엄마랑 통화했어요. 제 말에 눈 깜박임으로 대답해 주셨어요.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는데 빨리 보고 싶네요. 의식의 스위치를 어서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아이들도 너무 커져서 엄마가 깜짝 놀라실 것 같아요. 오늘밤 꿈속에서 엄마를 만나면 잘 데리고 올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14

오늘은 오랜만에 고모네와 엄마네서 모였어요. 아빠도 오늘은 힘이 나셨을 것 같아요. 엄마가 빨리 오셔서 함께 하면 좋겠어요. 오늘은 엄마 얼굴을 못 봤는데 아빠가 눈빛이 엄청 좋으셨데요. 면회가 되면 가족들 기운을 잘 느끼실 텐데 그래도 오늘 모여 엄마에게 기운이 팍팍 전달될 것 같아요. 가족들의 기운으로 오늘밤 엄마가 힘이 나시길 바라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15

여사님이 보내주신 영상 하나로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어요. 엄마가 앉는 힘이 좋아지셨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경 하나하나에 불이 들어오도록 엄마가 힘내보라고 했어요! 그러다 보면 어딘가에 있는 의식의 스위치를 찾을 것 같아요. 엄마에게 파이팅 기운 힘차게 보내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16

오늘은 길고 유난히 힘든 하루였네요. 애들 재우고 이제야 숨 좀 돌려봐요. 저녁에 여사님이 전화연결해 주셔서 엄마랑 통화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빨리 힘내서 와줘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네요. 1년 3개월의 시간이 길게 생각하면 긴 시간이고 또 짧게 생각하면 짧은 시간인데 생각하기 나름이고 믿기 나름이겠죠. 믿는 대로 잘 흘러갈 거예요. 엄마에게 힘찬 기운 쏴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17

오늘은 모두 힘내시라고 시 한 편 공유합니다. 



흉터의 문장

                    -류시화-


흉터는 보여 준다

네가 상처보다 더 큰 존재라는 걸

네가 상처를 이겨 냈음을


흉터는 말해 준다

네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그럼에도 네가 살아남았음을


흉터는 물에 지워지지 않는다

네가 한때 상처와 싸웠음을 기억하라고

그러므로 흉터를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그러므로 몸의 온전한 부분을

잘 보호하라고


흉터는 어쩌면

네가 무엇을 통과했는지 상기시키기 위해

스스로에게 화상 입힌 불의 흔적

네가 네 몸에 새긴 이야기

완벽한 기쁨으로 나아가기 위한

완벽한 고통


흉터는 작은 닿음에도 전율하고

숨이 멎는다

상처받은 일을 잊지 말라고

영혼을 더 이상 아픔에 내어 주지 말라고


너의 흉터를 내게 보여 달라

나는 내 흉터를 보여 줄 테니

우리는 생각보다 가까우니까




2022.08.18

엄마는 정말 다 알아들으시는 게 확실한데 아직 신경에 불이 쉽게 켜지질 않나 봐요. 한참을 이야기하며 서로 파이팅 했어요. 파이팅 외치니까 세 번을 파파팍 깜박여주시네요. 엄마가 오시는 길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저 오시는 길이 힘들지 않기를 편안하게 꽃구경 하시면서 콧노래 부르면서 오시길 바라봅니다. 엄마 많이 응원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19

언제가 정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요. 경북 군위에 사유원이라는 곳인데 누군가 다녀온 후기를 보다가 이런 문구가 있었다고 해요. 

“나는 타인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태어났다고 생각하며 살아갈 것이고 나를 태어나게 해 준 자연의 섭리를 지금 여기서 보고 있다.”

이 문구를 보는 순간 엄마 생각이 많이 나요. 엄마가 그랬던 거 같아요. 그래서 아마도 이제는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먼 여행에서 잘 돌아오실 것 같아요. 기분 좋은 상상 해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20

비가 많이 와서 엄마를 위해 가꾼 정원이 망가질까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짧게 왔다 갔네요. 아침마다 마당을 둘러보면 엄마의 감탄사가 귓가에 맴돌아요. 엄마가 정말 너무 좋아하실 것 같거든요. 매일 한 번씩은 상상해 봐요. 돌아오시면 정원에서 소소한 잔치하는 모습이요. 바람 선선한 가을날이면 좋겠는데 그러려면 더 힘내주셔야 해요. 그날을 꿈꾸며 정원 잘 가꾸고 있을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21

이제 이틀후면 방학도 끝나네요. 다시 또 바빠질 생각을 하니 이틀 동안 조금이라도 더 자둬야겠어요. 오늘은 엄마랑 오전에 얼굴 보며 대화 나눴어요. 편안해 보이셨고 제말을 잘 들어주셨어요. 인사할 때 깜박여주셨네요. 엄마의 방학도 곧 끝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엄마의 긴 방학 끝나는 상상 하며 하루를 마무리할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22

할 일도 많고 또 방학 마지막 날이라 정신없이 지나갔어요. 그래도 오전에 엄마 얼굴도 보고 이야기 나누고 그랬네요. 가을날은 꼭 마당 구경 와야 하니까 있는 힘을 다해 힘내야 한다고 파이팅을 엄청 외쳐 드렸어요. 오랜 시간 저녁시간에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제가 적고 있을 때 둘째가 옆에 꼭 붙어서 어떻게 쓰는지 한 글자 한 글자 읽어봐요. 이 글을 누구한테 보내는 거냐고 궁금해해서 할머니 친구분들에게 보내는 거라고 그랬더니 자기도 써도 되냐고 묻더라고요. 둘째 녀석이 오늘 꼭 적어달라 부탁한 말이에요. “우리 할머니 기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23

개학날이라고 하루를 일찍 시작했더니 너무 피곤하네요. 막내는 누나들이 없어 심심해서 하루종일 누나들만 기다렸어요. 엄마와 오후에 이야기 나누면서 눈빛으로 여러 번 확인했어요. 엄마의 신경 세포들이 하나하나 되살아나라 주문을 외워 드렸어요. 하루하루 조금씩 조금씩 올라오실 거라 믿어요. 오늘도 기운 팍팍 쏴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24

저희만큼이나 아이들도 할머니에 대한 마음이 간절했나 봐요. 둘째와 막내가 꼭 보여줄 게 있다며 마당 한구석으로 데려가서 보니 어디서 봤는지 마당에서 주운 이쁜 돌멩이들로 소원 돌탑을 쌓아두고 주위로 연보라 꽃을 장식해 두었네요. 앞으로 여기서 기도하라고 알려주었어요. 근데 정말 여기서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질 것 같아요. 오늘은 아이들과 간절한 마음을 담아 돌탑에 기도합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25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아이들을 이제야 재웠네요. 비가 많이 와서 손봐줄 식물들도 많아졌어요. 엄마가 어서 오셔서 보시면 좋을 텐데 슬슬 가을이 다가오려 하니 괜히 마음이 급해지네요. 살랑거리는 바람 타고 오시길! 그동안 정원 이쁘게 잘 가꾸고 있을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26

키우던 물고기 중에 가장 아끼던 녀석이 하늘나라로 가버렸어요. 아빠 엄마 누나들이 다 슬퍼하는데 웃으면서 말하는 막내 한마디에 미소를 지었네요. “하나님은 좋겠다! 물고기 생겨서…” 하나님이 잘 키울 거래요. 오늘은 엄마 하늘나라 먼저 가면 이름표 붙이고 있으래요. 그래야 나중에 자기가 하늘나라 가면 엄마 찾을 수 있다고요. 엄마가 이뻐한 우리 막내가 너무 많이 커버린 것 같아 아쉬워요. 엄마가 빨리 오셔서 막내 한순간 한순간 함께하길 더욱 간절해지는 밤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27

아빠생신이라 가족들과 식사하고 함께 시간 보내고 이제 집에 왔네요. 오랜만에 모여서 가족들과 함께하니 너무 좋았어요. 엄마가 함께하지 못해 너무 아쉽지만 곧 함께할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 아이들이 오늘 할머니의 빈자리를 잘 채워드린 것 같아요. 오늘도 좋은 기운 보내드리고 잘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28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어요. 마당에 꽃들도 물고기들도 추워져서 이제 슬슬 집으로 들어올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벌써 이렇게 추우면 엄마도 서둘러서 오셔야 할 텐데 더 간절히 바라봅니다. 추워지니 또 정원이 하나씩 걱정이네요. 잘 보살피고 있을게요. 오늘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29

밤 9시가 넘어 여사님이 전화 주셔서 엄마 얼굴 볼 수 있었어요. 오늘은 차분하게 이 얘기 저 얘기 재잘거린 것 같아요. 분명 엄마가 웃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날씨가 추워지니 제 맘도 급해지나 봐요. 엄마한테 가을날 잔치해야 하는데 추워지니 좀 빨리 일어나 달라 얘기했어요. 엄마에게 기운 많이 쏴드릴게요. 편안한 밤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30

어쩜 날씨가 이렇게 갑자기 너무 쌀쌀해졌네요. 오늘은 볼일이 있어 열심히 돌아다니는데 춥더라고요. 엄마가 조금 더 힘내주셔야 하는데 걱정이에요. 내일은 엄마에게 더 힘이 되게 이야기 많이 해드려야겠어요. 엄마도 저희들도 지치지 않도록 으쌰으쌰 해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2.08.31

방금 엄마랑 통화하는데 요즘 잠을 많이 주무신데요.   그래도 저녁 늦게 눈을 뜨셔서 얼굴 보고 얘기 나눴어요. 어제는 막내 첫 이빨 빠진 날인데 할머니에게 엄청 자랑하고 싶어 했어요. 드디어 자기도 누나들처럼 커지는구나 싶나 봐요. 시간은 참 빨리도 흘러가네요. 엄마와 모든 순간순간 함께 하는 시간이 어서 오길 오늘도 기도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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