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를 떠나 리스본으로
포르투에서 오전을 보내고 리스본으로 이동하는 날이다. 오전의 포르투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 리버뷰 카페로 갔다.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한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카푸치노가 정말 맛있었다. 포르투에 와서 맛있는 커피를 많이 못 마셨는데, 부드럽고 고소하고 진해서 모닝커피로 딱이었다. 뷰를 즐기며 사진도 찍고 모닝커피도 즐기니 세상 여유롭고 행복했다.
아침의 여유를 즐기다 근처 에그타르트 집으로 향했다. 하나를 주문했는데, 종이봉투에 넣어주시는 다른 집들과 달리 여기는 종이 곽에 넣어주셔서 기대가 되었다. 한 입 먹어봤는데 진한 버터 풍미가 탁 올라오면서 크림이 부드럽고 적당히 달달해서 맛있었다. 포르투에서 먹은 에그타르트 중 가장 맛있었다.
맛있게 먹고는 강을 건너 반대쪽으로 넘어갔다. 산책을 조금 즐기다 벤치에 앉아서 경치를 감상했다. 살짝 추웠지만 앞에 보이는 와이너리의 배들, 유람선, 강 그리고 강 건너편의 건물들까지 포르투의 풍경이 아름다워서 계속해서 앉아있고 싶었다.
그렇게 앉아있다가 쌀쌀해서 일어났는데, 눈앞에 푸니쿨라가 보여 타러 갔다. 인당 7유로로 살짝 비싸서 고민했는데, 마지막 포르투 뷰를 즐기려고 타봤다. 그렇게 올라가는데, 내 눈에 들어오는 뷰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정면으로는 포르투 시내의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집들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쭉 이어지는 강이, 오른쪽으로는 루이스 다리가 펼쳐져있는 풍경이 아기자기하면서 황홀했다. 이 풍경을 눈에 박제하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올라가서 전망대에서 본 풍경도 아름다웠는데, 환상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전망대도 마지막으로 보고 호텔 근처로 돌아와 아점을 먹었다. 샌드위치와 빵의 중간인 무언가와 고로케 같은 걸 먹었는데, 빵은 피자빵 맛이 났고 고로케는 새우 맛이었는데, 차가워서 아쉬웠지만 맛있게 먹었다.
점심을 먹고 호텔 로비에서 잠깐 쉬다가 볼트를 타고 버스를 타러 갔다. 포르투갈은 볼트가 굉장히 저렴해서 놀랐다. 버스 터미널까지 15분 정도 걸렸는데 4유로도 안 되는 가격이었고, 리스본에서도 버스 터미널에서 호텔까지 23분이었는데 7.5유로 정도로 꽤나 저렴했다. 볼트 덕분에 편하게 이동해 버스에 무사히 탔다. 버스를 타는 동안 첫 30분은 맛집도 알아보고 유튜브도 보다가 마지막 2시간 반은 쭉 잠에 들었다. 그렇게 야무진 낮잠을 자고 리스본에 도착해 호텔에 체크인으로 하러 갔다.
여기서 하나의 문제가 생기는데, 카드 오류로 결제에 실패해 호텔 예약이 취소된 것이다. 결제에 실패했다는 알림을 보고 다른 카드를 등록해서 그 카드로 자동 결제가 될 줄 알았는데, 가족 여행 중이라 정신없어서 확인을 못했더니 취소된 것이다. 어쩔 수 없이 4만 원 정도 비싼 가격으로 현장 결제를 하고 체크인을 했다. 당황했지만 방이 남아있어 다행이었다.
체크인을 하고 짐만 넣어놓고 다시 길을 나섰다. 리스본은 포르투보다 북적북적하고 바쁜 도시의 느낌이 있었다. 친한 언니가 추천해 준 빵집에서 에그타르트 하나와 에끌레어 하나를 사서 전망대로 향했다. 리스본은 분위기가 포르투와 달랐는데, 하늘이 파스텔톤 보라색이라서 아름다웠다. 보기만 해도 따뜻해지는 보라색이라서 사진도 찍고 한참을 구경했다. 그러고 옆에서 디저트를 먹었는데, 에그 타르트는 커스터드 크림 타르트라 그런지 달달하고 부드러웠고, 머랭이 올라간 레몬 에끌레어도 상큼하고 달달해서 맛있었다.
간단한 간식을 먹고 20분 정도 걸어 저녁을 먹으러 갔다. 디저트도 먹어서 간단하게 바에 갔는데, 중세 분위기로 꾸며진 술집이었다. 자리에 앉으니 수레를 끌고 오셨는데, 수레에 그날의 작은 안주들이 있어 우리는 햄 치즈 플래터를 골랐다. 수제 맥주와 포트 와인을 주문하고, 빵에 스프레드 몇 개 나오는 안주도 주문했다. 전에 마신 샌드만 와인이 훌륭해서인지 포트 와인은 살짝 아쉬웠는데 수제 맥주가 상큼해서 맛있었다. 하루종일 대충 먹어서인지 배가 고파 안주도 맛있게 먹었다. 노래도 가게 인테리어도 중세라서 신기했다.
메인 메뉴를 시키려다가 배가 불러 간단하게 먹고 나왔다. 나와서 마트에 가 귤이랑 포도 그리고 물을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씻고 포도를 먹으며 글을 쓰고 있는데, 포도가 굉장히 달고 맛있어서 행복하게 쓰고 있다.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잘 준비를 마쳐서 내일 계획을 조금 정비하고 바쁜 내일을 위해 일찍 잠에 들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