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 없지만 바쁜 하루
오늘 역시 제대로 된 휴식일이다. 사실 일어나서 카페도 가고 할 계획들이 있었지만, 집에서 할 일이 생각보다 많아 집에만 있기로 했다. 일어나자마자 대충 씻고 빨래부터 돌려놓고 빈 병을 처리하러 마트로 향했다. 여기는 특이하게 빈 페트병이나 유리병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주는 시스템이 활성화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들어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빈 병으로 2.3유로를 벌어서 초코 오트밀크 하나와 샐러드용 채소를 사서 귀가했다. 그러고는 초코오트밀크에 초코뮤즐리를 먹는 자취 최대의 호사를 누리며 어제에 이어 생일 답장을 와다다 하고 빨래를 가지러 갔다. 빨래를 가져와서 널어놓는데, 왠지 모르게 약간의 쾌감이 있는 것 같다. 시지프 신화 해석 영상 조금 보고 책도 어려운 부분 다시 읽으면서 독서모임을 준비했다.
그러고는 점심시간이 되어 파스타를 만들었다. 나는 돈까스나 까르보나라를 내 돈 주고 먹은 적이 없을 정도로 느끼한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갑자기 약간 느끼한 게 땡겼다. 그래서 내 기준 충분한 느끼함인 페퍼론치노 바질페스토를 넣은 파스타를 만들었다. 시지프 신화를 더 보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 시간도 단축하고 도전도 할 겸 원팬 파스타를 만들어 보았다. 재료는 부실하지만 최대한 유튜브에서 본 대로 오일과 물, 그리고 소금을 넣은 팬에 면을 넣고, 면이 익을 때쯤 페스토와 후추를 넣어 완성했다. 소시지도 하나 구워주고! 반신반의하며 먹은 파스타는 정말 맛있었다. 간도 딱 맞고, 아침부터 이상하게 땡긴 느끼한 맛이라서 만족스러웠다.
독서모임을 간단하게 하고, 스위스 호텔을 쭉쭉 알아보기 시작했다. 가족들과 통화도 하고 친한 친구들과 그룹 페이스타임을 1시간 반 넘게 했다. 오랜만에 나의 도파민들과 근황 토크도 하고 얼굴도 보니 너무 재밌었다. 스위스 숙소도 확정해서 예약하고 빠르게 DM에 갔다 왔다. 우산을 잃어버려서.. 비가 오락가락 오는 스위스에 가기 전에 사야 했기 때문에... 다녀왔다. 기타 생필품도 사고!! 또 바쁘게 귀가했다. 귀가했는데 저녁 시간이 되어 전부터 만들고 싶었던 카레볶음밥을 만들어 먹었다. 평소에 밥 먹으면서 백패커라는 예능을 자주 보는데, 백종원 님께서 만드셨는데 간단하고 맛있어 보여서 따라 만들어봤다. 어제 산 꽃등심도 버터와 함께 구워주고, 샐러드도 곁들였다. 맛은 대대대성공!! 자취 고수가 만든 집밥의 느낌이라서 아주 뿌듯해졌다.
저녁을 먹고는 바쁘게 독서 모임 정리본을 작성했다. 그러고 샤워도 하고 내일 스위스를 위한 패킹 시작! 원래도 파워 J기도 하고, 해외여행은 처음이라 리스트업까지 엑셀에 해놓고 짐을 패킹하기 시작했다. 보부상이라 그런지 공간이 계속 부족해서 애를 먹었지만.. 어찌어찌 다 쓰고 이탈리아 여행도 알아보고 오늘의 일기도 쓰고 있다. 한 일은 없는데 이상하게 바쁘게 느껴지는 하루이다. 내일 아침 기차라서 이제 자보려고 한다.
<오늘의 지출>
에데카+디엠 10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