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 in Austria. 크리스마스 낭만 채우기
오스트리아에서의 두 번째 날이다. 투어가 없는 자유로운 날이라서 9시 전에 여유롭게 집을 나섰다. 아침부터 향한 곳은 벨베데레 궁전이다. 어제 왔지만, 여유롭게 한 번 산책하고 가고 싶어서 궁전으로 향했다. 오늘도 벨베데레 궁전은 아름다웠다. 어제는 시간이 없어서 가지 못했던 하궁 쪽도 걸어갔다. 상궁이 크고 웅장하고 유명해서 하궁은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데, 가까이 가니 하궁도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산책 한 바퀴를 마치고는 트램을 타고 시장으로 향했다.
엄마랑 내가 시장 구경하는 것을 좋아해 찾아간 시장이다. 시장 초입에 빵집이 있어서 샌드위치 하나랑 크로와상 하나, 그리고 커피를 주문해 먹었다. 크로와상은 역시 버터 향이 고소하게 나고 촉촉해서 맛있었고, 샌드위치도 투박하지만 오이와 채소, 햄, 치즈 그리고 소스가 잘 어울려서 맛있었다. 커피도 맛있어서 여유롭게 먹고 다시 시장 구경을 나섰다. 시장에는 먹거리와 기념품이 많았다. 특이하게 터키 디저트인 바클라바가 많았고, 올리브도 많이 팔고 있었다.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30분 정도 구경을 마치고 시내로 향했다. 슈테판 성당부터 이어지는 길을 구경했는데, 이상하게 계속 피곤해서 집에 가서 잠깐 쉬기로 했다. 엄마는 몸이 괜찮아서 시내 구경도 하고 미술관도 갔다 오기로 했다.
오는 길에 내일 아침에 먹을 사과와 요거트도 사서 들어왔다. 집에 들어와서 어제 못 쓴 글도 마저 쓰고, 낮잠도 잤더니 체력이 조금은 회복되었다. 날이 쌀쌀해서 더 피곤한가. 싶어서 히트택도 껴입고 집을 나섰다.
비엔나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시청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유럽의 3대 크리스마스 마켓 중 하나인 시청 크리스마스 마켓! 기대가 컸다. 트램을 타고 가서 시청 앞에 내리자마자 커다란 장식물이 보여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들어가니 회전목마와 많은 가게들이 있었다. 트리 장식도 팔고 따뜻한 와인도 팔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다른 마켓보다 예뻐서 엄마 기념품도 구매하면서 가게 구경을 마쳤다. 여기는 특이하게 옆에 공원 같은 공간, 나무들 그리고 가로등도 크리스마스로 꾸며놔서 하나의 크리스마스 마을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켓의 규모가 거대하지는 않지만 장식이 예쁘고 시청의 야경도 아름답고 시청과 장식의 조화가 아름다워서 유명한 것 같다.
그렇게 구경을 마치고 의회의 야경, 그리고 왕궁의 야경까지 구경을 했다. 중간에 미술사 박물관 앞에 있는 마켓도 구경했는데 확실히 동네의 여기저기에 마켓이 있어서 구경하기 재밌었다. 판매하는 물건은 거의 비슷했는데 건물과의 조화가 예뻤다. 특히 박물관 앞의 마켓은 캐럴도 나와서 분위기가 더욱 좋았다.
어느새 저녁 시간이 되어 숙소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샐러드랑 작은 와인을 사 왔다. 라면도 하나 끓여서 샐러드랑 먹었는데 역시 라면은 시원 칼칼해서 맛있었고, 샐러드도 보코치니 치즈가 확실히 맛있었다. 저녁도 배부르게 먹고 씻고 글도 쓰면 하루가 마무리된다. 내일 잘츠부르크로 출발하는데, 아침 일찍 기차를 타야 해서 이만 잠에 들려고 한다.
아직 한 게 없는 것 같고, 가보고 싶은 곳이 많은데 벌써 50일이라는 게 아쉽기도 하고, 어느새 50일이나 잘 지냈다는 게 스스로 뿌듯하기도 하다. 앞으로 후회 없이 더 많은 여행을 다녀봐야겠다.